100명과의 대화-광주를 말한다(52) 이금호 틔움과 키움 광주전남네트워크 운영위원장
100명과의 대화-광주를 말한다(52) 이금호 틔움과 키움 광주전남네트워크 운영위원장
  • 권준환 기자
  • 승인 2015.08.12 10: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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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예방하는 주치의 제도 도입할 것
국민과 의료기관 인식전환 우선적 필요
수돗물 불소화에 대한 공론의 장 마련됐으면
더불어 사는 광주, 참여하는 자치도시를 지향하기 위한 시민들의 목소리는 무엇일까? <시민의 소리>는 다양한 분야의 여러 가지 주제에 대해 100명의 시민에게 릴레이로 ‘시민의 소리’를 듣는 기획기사를 마련했다. 광주의 발전과 미래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시민들과 각기 다른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나눠본다. /편집자 주

이금호 ‘틔움과 키움 광주전남네트워크’ 운영위원장을 만나기 위해 화순으로 향했다. 이 위원장은 화순에서 치과의원을 운영하고 있다. 아이들이 시골학교에 다니길 원해 집은 광주 광산구 본량에 살고 있지만, 매일 30km가 넘는 거리를 출퇴근한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치과의사이면서 사회단체 활동도 하고 있다. 그는 주치의 제도나 수돗물 불소화 같은 제안들이 시민들의 치아건강을 위한다는 본래 의미가 아닌, 마치 사익을 위해 제안하는 것처럼 오해하는 시민들이 많아 속상하다고 했다.
이번 100명과의 대화 쉰두 번째 순서는 이금호 운영위원장의 이야기다.

   
 
▲광주광역시장이 된다면 어떤 정책을 펼치고 싶나요?
-먼저 저는 치과의사로서 충치 없는 광주를 만들고 싶어요.
광주는 타 시·도에 비해 12세 아이들의 입 안의 충치 비율인 충치유병율이 높아요. 전국적으로 전남이 1위이고 광주가 2위이죠.
어째서 그런 것인지는 연구가 되지 않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유추해 보건데 광주전남이 타 시·도에 비해 부족한 부분이 있어서 그렇지 않느냐는 생각입니다.
충치는 소득수준과 연관될 수 있는데, 아이들에게 시간 낼 수 있고 투자할 수 있는 부모 아래에서는 정기적으로 검진을 통해 충치가 치료될 수 있는 구조가 됩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보면 충치가 생길 확률이 높고, 이미 충치가 생기고 나서야 병원에 가서 치료받게 되는 것이죠.

건강권이라고 해서 국민이 건강하고 편안하게 지낼 권리를 국가에서도 보장하고 있습니다.
서구 유럽의 경우에는 의료와 관련해 사회보장제도가 잘 돼있어요. 북유럽이나 서유럽에선 아이들에 대한 치과진료가 무상으로 제공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죠. 의료보장이 잘 돼있는 유럽도 주치의 제도가 자리 잡은 것은 아닙니다. 유럽 역시 아플 때 치료해주는 쪽에 가깝죠.
따라서 제가 만약 시장이 된다면 아플 때 무상으로 치료해준다는 개념보다 미리 예방할 수 있는 주치의라는 제도를 도입해보고 싶습니다.

▲이금호 원장이 생각하고 있는 주치의 제도에 대해 좀 더 설명해주세요.
-저는 ‘틔움과 키움 광주전남네트워크(이하 틔움키움)’와 ‘건강한 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이하 건치)’에서 활동하고 있어요.
틔움키움이나 건치가 하고 싶은 것은 치료 중심이 아니라 아이들이 입안 건강의 주인이 됐으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치아구조가 어떻게 생겼기 때문에 어떻게 닦아야 하는지 이해하고, 병원이 아플 때만 가는 곳이 아니라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가는 곳이라는 인식이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는 것입니다.
아동·청소년 치과 주치의가 그런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때 무상의료 이야기가 나왔었는데 단순히 무상의료라고 하면 세금폭탄을 맞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지만, 본인건강을 본인이 챙길 수 있고 병원은 그런 것을 도와줄 수 있다는 국민과 의료기관들의 인식전환이 우선적으로 필요해요.
이를 통해 의료 주치의 제도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입니다.과 주치의 제도가 시행되면 치아가 빠지거나 썩을 비율이 많이 줄어듭니다. 먼저 0세에서 8세까지부터라도 치과 주치의제가 실시됐으면 좋겠어요.

전체 아이들에게 실시되려면 의료체계가 바뀌어야 합니다. 현재는 치료를 하면 의료공단에서 금액을 지원하는 개념인데, 인두제 개념으로 바뀌어야 하는 것이죠.

인두제는 사람 한 명에 대해 국가나 시에서 일정 금액을 주는 것입니다.
이 아이의 치과치료에 대해 얼마를 줄 테니 이 부분에 대해 모든 것을 보장해라라고 하는 것이죠. 그러면 치과의사는 충치가 생긴 후 이를 치료하기보다는 충치가 생기지 않도록 관심을 기울이겠죠.

의료제도 자체가 바뀌는 부분이기 때문에 전국적인 변화가 필요한 것이 사실입니다.
일단 틔움키움은 초등학생 아이들에게 1인당 3만원 패키지를 제공하자고 시에 제안했어요. 3만원어치 진료를 제공하는데 실런트, 불소도포, 스스로 이를 어떻게 닦아야 하는지 알려주는 잇솔질 교습, 치면세막(스케일링) 등 네 가지 프로그램을 일률적으로 제공하자는 것이었습니다.

먼저 시범사업으로 저소득층 아이들 1,000명에게 예방치료 패키지와 더불어 일반적 치료를 실시했는데 그 결과 90% 이상의 만족도가 있었죠.
서울시에서도 이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데, 반응이 굉장히 좋습니다.
단순치료가 아니라 예방치료 프로그램을 진행하면, 아이들은 잘 바뀌고 변화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잇솔질을 제대로 해 충치가 생기지 않도록 예방할 수 있는 것입니다.

▲또 광주시의 치아건강을 위해 제안하고 싶은 것이 있나요?
-수돗물 불소화라고 해서 수돗물에 불소를 넣는 것이 있습니다.
이것은 논란의 여지가 있는 문제인데, 불소를 많이 넣게 되면 독극물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환경 관련 단체들은 강하게 반대하는 것이죠.

하지만 건치를 위한다는 입장에서는 아이들의 치아를 강하게 만드는 방법은 저농도의 불소를 장기간 적용하는 것이 가장 예방효과가 높습니다. 적정량의 불소는 건강한 치아에 도움이 되는 것입니다.

예전에 수돗물 불소화가 시행된 적도 있어요. 하지만 당시엔 국민들이 관심을 가지지 않다보니 국가에서 시민들의 동의나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시행했던 부분도 있죠.
저는 무조건 수돗물 불소화를 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수돗물 불소화에 대한 공청회나 시민들의 의견을 모아낼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것이죠.

충분히 시민들의 건강에 도움 되는 부분인데 언론 상엔 전혀 나오지 않습니다.
따라서 수돗물 불소화가 가지는 장점과 단점에 대해 시민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공론의 장이 마련됐으면 하는 것입니다. 그런 분위기를 시에서 만드는 것이 필요해요.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시민의 건강이라는 입장에서 봤을 땐 논란을 만들어야 된다고 봅니다.

▲틔움과 키움 광주전남네트워크는 무슨 일을 하고 있나요?
-건치가 있는 지역에서 틔움키움 활동을 시작한 것이 발단이 됐습니다. 건치가 이런 활동들을 제안해 별개 조직으로 구성·운영하게 된 것입니다.
광주에서는 2008년부터 틔움키움 활동이 시작돼 틔움키움 네트워크가 진행된 것은 2010년부터 6년째입니다.

틔움키움은 지역 아이들의 건강을 책임지자는 목표를 가지고 있어요.
가장 기본적으로 ‘건강지킴이’사업이 있습니다. 40개 치과와 10개 가정의학과, 6개 약국, 2개 한의원이 광주시에 있는 지역아동센터와 자매결연을 맺어 정기적인 검진과 치료를 해주는 것이죠.

치과에서는 치아에 대한 치료와 예방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가정의학과는 기본적인 건강검진 및 예방접종을 실시합니다.
또 약국에서는 약물오남용 교육과 초등학교 고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금연, 금주, 성교육을, 한의원은 기본적인 진맥을 통한 건강검진을 하고 있어요. 더 다양한 매뉴얼을 개발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습니다.

‘마음틔움이’사업은 심리건강연구소와 자매결연을 맺어 심리치료가 필요한 사람에게 상담해주고, 심리교육 프로그램을 지역아동센터나 틔움키움에 근로하는 선생님들에게 제공하는 사업입니다.
마지막으로 ‘문화틔움이’사업은 아이들이 단순히 공부에 중심을 두지 않고, 자신이 가진 재능을 가지고 합창제 등 아이들 모두 함께 할 수 있는 문화 한마당을 여는 것입니다. 문화 한마당은 올해로 5회째를 맞았습니다.

틔움키움의 1년 예산은 약 5천만 원 정도 되는데요. 회원들에게 회비를 걷기도 하지만, 주요 재정을 마련하는 방법이 특이해요.
치과에서 치료를 하면, 폐금이 나옵니다. 그것을 가지고 가는 환자도 있지만, 때론 기부하는 환자도 있죠. 기부된 금을 가지고 재정을 마련하는 독특한 운영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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