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명과의 대화-광주를 말한다(51) 임미숙 도깨비도서관 관장
100명과의 대화-광주를 말한다(51) 임미숙 도깨비도서관 관장
  • 권준환 기자
  • 승인 2015.08.05 23: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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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사업, 장기적 로드맵 가지고 준비해나가야
도서관 늘리기 보다는 지속적 성장할 수 있도록
살아남을 수 있는 도서관 위해 특화 및 인재양성 필요
더불어 사는 광주, 참여하는 자치도시를 지향하기 위한 시민들의 목소리는 무엇일까? <시민의 소리>는 다양한 분야의 여러 가지 주제에 대해 100명의 시민에게 릴레이로 ‘시민의 소리’를 듣는 기획기사를 마련했다. 광주의 발전과 미래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시민들과 각기 다른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나눠본다. /편집자 주

임미숙 관장을 만나기 위해 광산구 신가동에 위치한 도깨비 작은 도서관을 찾았다.
급하진 않아도 중요한 일을 먼저 해야 한다고 강조했는데, 그녀가 말하는 중요한 일은 도서관을 지속적으로 끌고 갈 수 있는 정책을 펼치는 것이었다.
이번 100명과의 대화 쉰한 번째 순서는 임미숙 도깨비도서관 관장과 이야기를 나눠봤다.

▲광주광역시장이 된다면 어떤 정책을 펼치고 싶나요?
-도서관에서 일하는 사람으로서 도서관에 대해 말하고 싶어요.
사람들은 도서관을 직접적인 교육으로 보지 않아요. 부모들 입장에선 학습은 성적이 오른달지 하는 것은 눈에 바로 보이는데 도서관은 효과가 바로 나타나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저는 도서관이 직접적인 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책읽기 습관을 기르거나, 지식을 쌓을 수 있고, 간접적인 경험을 풍부하게 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전에 우리가 해야 할 일에 대한 교육을 들은 적이 있었는데 거기서 급하지는 않지만 중요한 일을 먼저 하라고 하더라고요. 저는 그것이 독서라고 생각합니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급하진 않아요.
책을 읽지 않는다고 해서 성적이 떨어지거나 대학에 가지 못하지는 않으니까요. 하지만 독서를 통해 인성이 함양되고, 삶에 반드시 필요한 요소들을 가지고 갈 수 있게 됩니다.

당장 급하진 않아도 중요한 것이라면, 계획을 세워 가지고 가야 하는 것이죠. 그것이 독서가 아니겠어요.

자신의 삶에 있어서도 급하진 않지만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 고민해야 해요. 광주시정도 그런 방향에 따라서 가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급한 일은 빨리 처리해야 문제가 생기지 않을 테지만, 광주발전에 정말 중요하고 광주시민들에게 있어 중요한 일은 장기적인 로드맵을 가지고 준비해나가지 않으면 안 되죠.
개인의 삶에 있어서나, 광주시정에 있어서나 도서관 사업이 그런 사업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광주시정에 있어 도서관 사업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말이네요.
-그렇습니다. 최근에 광산구만 해도 작은 도서관이 112개가 있습니다. 또 계속해서 늘고 있는 상황이죠. 하지만 실질적으로 작은 도서관 이용 빈도는 도서관 수의 증가에 비해 더디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도서관만 해도 책이 8천권에 리모델링비, 임대료, 운영비 등을 생각하면 전체 도서관 운영비가 어마어마합니다.

광산구의 112개 도서관이 모두 시에서 지원받아 운영되지는 않습니다.
민간인들이 자원봉사나 입주자대표회의, 부녀회 등에서 자발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곳도 많죠. 신도심 쪽에서는 주택법 상으로 공공의 공간을 무조건 만들게 돼있어서 도서관을 많이 짓는 상황입니다.
전 강운태 시장이 작은 도서관에 관심이 많아서 시에 500개의 도서관을 만들겠다고 하는 정책을 펼치기도 했죠.

하지만 안정되고 유지되고 지속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도서관은 끊임없이 책이 마련돼야 하고, 재원이 유지돼야 합니다.
작은 도서관이 아이들에게 굉장히 중요한 공간임에도 유지하고 지속하는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재정문제도 그렇고, 자원봉사의 원활한 시스템을 갖추기 쉽지 않으니까요.

시에서는 작은 도서관들을 모두 살리고 싶겠지만 사실 그러기는 힘들 것입니다. 자원봉사도 하루 이틀이지 10년 동안 하기는 무리거든요.
또 자원봉사는 원하는 시간에 오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도서관 기반을 다지며 연차를 거듭하면서 성숙한 도서관으로 성장하기에도 어려운 점이 있고요..

▲체계적인 자원봉사 시스템이 필요한 상황이네요.
-도서관 운영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 아무래도 더 잘 하겠죠. 하지만 도서관 운영하는 사람들이 모두 전문 사서는 아닙니다.
대부분 도서관 자원봉사자들은 사서자격증 없이 지역에서 마을활동을 했던 사람들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시에서 시민사서양성교육을 실시했습니다. 사서양성교육이 시작된 지는 약 3년 정도 됐는데 1기 때 200명 정도 배출됐고, 현재까지 약 600명 정도 양성됐다고 봐야겠네요.

하지만 시민사서들이 계속해서 도서관 운동과 도서관 활동을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어야 하는데 어렵죠. 왜냐하면 기본적으로 정해진 시간동안 이곳을 유지하기 위한 활동을 해야하기 때문이죠. 도서관에서 자리를 지키고, 도서 관리 활동도 해야 하고요.

또한, 생각보다 아이들이 그렇게 많이 오지 않습니다. 부모들 인식은 도서관이 생겼다가 없어지는 경우가 많아 지속적이지 않다보니 안전한 곳이라고 인식돼지 않는 것이죠.
도서관의 수는 많지만 안정적으로 기반을 가져가고 있는 도서관은 적습니다.

지금은 작은 도서관을 만드는 것이 어렵지 않습니다.
20평 이상에 1천권 이상의 책, 그리고 8석 이상이라는 조건만 맞으면 관할 구에 신고해 도서관을 할 수 있어요. 하지만 유지하기가 어렵다는 것이죠.

따라서 시에서도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도서관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하지 않나 싶어요.  광산구의 작은 도서관 112개 중 실질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곳은 절반이 되지 않는다고 알고 있습니다.
규정 상 최소 1천권 이상으로 시작했을 텐데 이 책들이 모두 사장될 위기에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버려질 책들을 지역 공공 도서관에 반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지금까지 도서관 수를 늘리기 위해 매진했다면, 이제는 살아남을 수 있는 도서관들을 어떻게 키워내고 교육시킬 것인가, 유지할 수 있게 할 것인가 라는 고민이 필요합니다.

▲살아남을 수 있는 도서관은 어떤 도서관일까요?
-일단 도서관을 지속시킬 수 있을만한 인재들을 만들어야죠. 전문사서는 아닐지라도 준사서 교육 등이 필요합니다.
저도 준사서자격증을 준비하려고 했더니 전국에서 3군데만 교육이 개설돼 있더라고요. 너무 멀어서 갈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작은도서관 연합회에서 강사님을 초빙해서 교육하자는 이야기도 나와서 진행하려고 했지만 교육비가 200만원이 넘더라고요.
또한 4년제 대학을 졸업하지 않은 2년제 대학 졸업자나 고등학교 졸업자는 교육을 받을 수조차 없다고 합니다.
그리고 도서관 활동을 하기 위해 200만원을 들이면서까지 교육을 받아야 하나 의문을 가지는 사람들도 많고요.

또한 도서관을 특화시키는 것도 필요할 것 같아요. 청소년 도서관이나 다문화 도서관이나 장난감 도서관 등이요.
청소년 도서관 같은 경우 늦게까지 열어서 청소년들이 하루 스케줄을 마치고 잠시라도 책을 읽다 갈 수 있고, 동아리 모임도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도서관은 단순히 책을 읽는 공간이아니라 지식을 공유하는 다양한 활동공간으로 그 역할이 확대되어야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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