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재주꾼18. 광주엔시안요델클럽
우리동네 재주꾼18. 광주엔시안요델클럽
  • 김다이 기자
  • 승인 2015.07.22 23: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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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요들송으로 행복찾기

“문화연금을 드는 마음으로 요들송을 배워보시는 건 어떨까요?! 요를레이이히~ ”

스위스 알프스에서만 들릴 것 같은 경쾌한 요들송이 첨단청소년수련관에서 흘러나왔다. 기분 좋은 소리가 나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겨 자연스럽게 걸음이 멈췄다.

오랜 전통 가진 다양한 악기 백화점

1977년에 시작해 역사가 깊은 광주엔시안요델클럽(이하 엔시안)의 연습실의 문을 두들겼다. 엔시안의 음악지도사를 맡고 있는 이관영씨가 반갑게 맞이해줬다.

연습실 문을 열고 처음보는 악기들로 눈은 휘둥그레 질 수밖에 없었다. 엔시안 클럽은 총 41종 22점의 악기를 지니고 있고 현재 30여명이 활동하고 있는 아마추어 요들송 동아리다. 다양한 악기가 많은 만큼 악기 백화점을 차려도 될 정도다.

카우벨, 레째, 알프혼, 우드스푼, 우쿠렐라, 콘트라베이스, 아코디언, 만돌린, 클라리넷, 외르겔리 등 알프스 전통 민속 악기나 요들송의 멋들어진 맛을 더해주는 악기들로 나이가 따라갈 수 없는 듯한 빠른 요들송도 소화해 나갔다.

10~20대에 시작해 지금은 어느덧 40~60대 중년이 된 이들은 귀를 정화시켜주는 듯한 목소리로 부르는 요들송의 매력에 빠지게 만들었다.

흉성, 두성, 육성 교체하는 독특한 요들

이관영 지도사는 보통 요들은 육성과 가슴에서 나오는 흉성, 머리에서 나오는 두성이 빠르게 교체하며 나는 독특한 발성이라고 말한다.

요들 소리를 내기 위해선 빠르게 혀치기를 하면서 흉성과 두성을 섞여 기본발성이 휼륭한 아름다운 소리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한국에 요들이 보급이 되면서 요들역사가 약 50년 가까이 되고, 광주에서도 70~80년대에 포크댄스와 함께 젊은 세대가 배우기 시작했다. 그러다 젊은 친구들이 배우지 않고, 실용음악 분야를 선호하게 되면서 요들의 맥이 끊기게 되고, 엔시안의 회원들은 제2의 요들의 전성기를 꿈꾸며 활발하게 활동중이다.

이관영 씨는 “요들은 번안이 되는 경우가 많은데 가사가 너무 예쁘다. 가사 자체가 배우는 사람에게 힐링이 된다”며 “이렇게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들어 주는 요들송을 우리만 즐길 것이 아니라 좋음 음악이기 때문에 더 많은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었다”고 한다.

정기공연, 엔시안 신문 제작하기도해

77년 창립멤버로 현재 엔시안의 회장을 맡고 있는 조태익씨는 “그동안 등산을 하면서 꾸준하게 활동을 해왔다. 요들은 산노래이기도 하다”며 “엔시안은 역사도 깊은 만큼 해년마다 정기 연주회를 하는 아마추어 동아리도 어디 가서 찾기 힘들 것이다”고 설명한다.

알프스 소녀 하이디처럼 전통의상을 차려입고, 목소리로 아름다운 요들송의 화음을 만들어 내는 엔시안은 다양한 행사에 초청공연을 다니기도 하며, 특별함을 선물하고 있다.

이들은 아마추어지만 이들만을 위한 ‘엔시안 신문’을 만들어 벌써 3호를 제작해 발행하기도 했다. 다른 동아리와 다른 특별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창립 멤버로 현재도 활동하고 있는 최정희씨도 “모닥불에 둘러앉아 새벽 동틀 무렵까지 쉬지 않고 불렀던 노래들이 생각난다”며 “음악을 너무 좋아하고, 노래를 하면 스트레스도 한 방에 날려버리는 효과가 있어 열심히 활동해왔다”고 말한다.

이렇듯 지금까지 배워왔던 요들을 노후생활을 기분 좋게 해줄 문화연금으로 생각하며, 많은 사람들이 요들송을 사랑할 수 있도록 롱런하는 엔시안의 행보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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