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인과 천재, 백지장 한 장 차이
광인과 천재, 백지장 한 장 차이
  • 채복희
  • 승인 2015.07.17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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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란 무척 복잡다단한 두뇌를 갖고 태어나 예술이나 수학, 과학과 같은 특정 분야에서 인류사에 기여한다. 그들의 성과물은 워낙 탁월하기 때문에 천재가 흔히 갖고 있는 괴팍한 기질마저 매력질로 변모시킬 정도다.
2차 대전 당시 독일군의 암호를 풀어 연합군의 승리를 가져오게 했던 실존 인물 앨런 튜링도 그런 인물 중 하나다. 그는 주변 인물들과 어울리지 못해 살아생전 불우한 삶을 영위하다 결국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앨런은 동성애자로 당시 영국사회는 그것을 범죄행위로 취급했었다.

천재적 기질은 예술의 영역에서 거침없이 발현될 경우 다른 분야에 비해 보통 사람들의 양해를 얻어내기가 더욱 용이하다. 예술가의 경우 살짝 “미쳤다”고 평가 받을지언정 세상은 그를 매장하지 않고 오히려 흥미롭게 다음 결과물을 지켜볼 정도로 아량을 갖게 되었다.
물론 미친 척 위장해 가짜 혹은 모방작을 들고 나와 천재인 양 위선을 떨면 곧장 들통이 난다. 진짜 천재란 세기에 한번 날까말까한 희귀한 존재들로, 지구에 발딛고 우글거리고 사는 보통 인간들의 거미망 같은 눈길에서 벗어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천재도 아닌 주제에 괴팍한 행동을 취하거나 이해 못할 말을 주절거리면서 남다른 행동으로 주목을 끌면 뒤끝은 반드시 작열한다. 이때 살짝 미친 척 하며 자신을 천재인양 위장시키는데 처음 잠깐은 속아 넘어갈지 몰라도 곧 들통이 나게 된다. 일부 사기꾼의 행태도 이 범주에 끼어있는 경우가 있다.
우리나라에서 정치라는 행위에 대해 저열한 비난을 보낼 경우, 사기꾼과 양아치들의 집단이란 표현을 쓴다. 그 말에 저항을 못할 정도로 요새는 대통령이란 최고 통치자부터 시군 자치단체장에 이르기까지 제정신을 가지고 국가와 국민을 바라보고 있는지 잘 분간이 되지 않는다.

그런데 이 미친듯해 보이는 인간들이 스스로를 천재인양 착각하고 있어 사뭇 희극적이다. 보라, 아무리 용을 써도 도무지 대적이 되지 않음에도 또다시 야당을 나누자고 획책하는 국회의원부터 시장군수협의체인가 뭔가 하는 모임에서 대통령에게 극도의 아첨을 떨었던 순천시장, 안보를 위해 해킹프로그램까지 샀다는 국정원, 골프가 주 화제라는 경제부총리, 판사 임용 당시 이데올로기 검증을 받았어도 아무렇지도 않다는 대법원, 게다가 대한민국의 헌법 1조1항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는 가치를 지키고 싶었다고 단말마처럼 외치며 쫓겨난 여당 원내대표와 의리로 뭉쳤다는 여당대표 등등등….

5천만명이 우글거리며 살아가는 좁은 한국 땅에서 나름 천재연한 인간들이다. 그런데 실상 알고 보니 “미쳤다”. 이 사실이 분명해 지고 있는데도 모두가 자리에서 물러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딱한 것은 국민들 일부가 아직도 이들을 비범한 사람들로 보고 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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