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명과의 대화-광주를 말한다(48) 김선호 지역교류네트워크 ‘화월주’ 대표
100명과의 대화-광주를 말한다(48) 김선호 지역교류네트워크 ‘화월주’ 대표
  • 권준환 기자
  • 승인 2015.07.15 14: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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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가정, 사회에서 모두 교육 이뤄져야
마을공동체 교육 통해 행복중심 교육 필요
1억 원의 점심값이 수십억 원의 재범을 방지
더불어 사는 광주, 참여하는 자치도시를 지향하기 위한 시민들의 목소리는 무엇일까? <시민의 소리>는 다양한 분야의 여러 가지 주제에 대해 100명의 시민에게 릴레이로 ‘시민의 소리’를 듣는 기획기사를 마련했다. 광주의 발전과 미래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시민들과 각기 다른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나눠본다. /편집자 주

김선호 대표를 만나기 위해 화정동의 ‘화월주’ 아동청소년 위기지원센터를 찾았다.
김 대표와 이야기를 나누던 도중, 그는 기자에게 ‘행복하냐’고 물었다. 기자는 확신을 가지고 ‘행복하다’ 또는 ‘행복하지 않다’고 대답할 수가 없었다.
그는 현 사회가 권력과 지위가 있고, 돈을 잘 버는 등 출세 지향적인 교육만을 하다 보니 행복한 삶을 살아가기 위한 교육은 뒷전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동청소년들이 올바로 자라기 위해서는 학교뿐만 아니라 가정과 사회에서도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마을공동체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100명과의 대화 마흔여덟 번째 순서는 김선호 지역교류네트워크 ‘화월주’ 대표와 이야기를 나눠봤다.

   
 
▲만약 광주광역시장이 된다면 어떤 정책을 펼치고 싶나요?
-윤장현 시장이 시민활동을 많이 했기 때문에 시민활동가들의 애로사항이 얼마나 많은지 알 것입니다. 더군다나 광주는 민주·인권·평화를 상징하는 도시기 때문에, 개발하는데 투자하는 비율을 대폭 줄이고 시민이 함께 할 수 있고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쪽으로 방향을 틀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도로 낼만큼 냈고, 건축물 올릴 만큼 올렸고, 아파트도 지을 만큼 지었습니다. 경제적으로 돈을 벌어 행복한 것이 아니라, 마음이 평안해서 행복해지는 시민 마음을 만들어내는데 좀 더 투자했으면 좋겠습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부분은 청소년 문제입니다. 청소년지원센터가 생기면서 사회적으로 청소년 문제가 이슈화 되기 시작했고, 윤 시장도 이 부분에 관심이 많은 것 같아요.
좀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청소년 문제에 대해 투자했으면 좋겠어요.

지금까지 청소년 교육에 대한 관점은 학교에서만 교육을 하는 것으로 생각돼 왔습니다. 그런데 교육은 학교에서만 이뤄질 것이 아니라 가정과 학교, 사회가 삼위일체 돼야 해요.
가정과 사회를 빼버리고 학교에서만 하는 것은 잘못된 교육이지요. 교육의 패러다임이 학교에서 사회와 마을 중심으로 옮겨져야 합니다.

▲지역교류네트워크 ‘화월주’는 어떤 곳인가요?
-화월주는 화정동, 월산동, 주월동의 세 동네를 아우르는 교육네트워크입니다.
이 동네에 사는 어른들이 좀 더 관심을 가지고 아이들을 사랑해주고, 보살피고, 다듬어서 고운 아이로 길러내자는 것이죠.

예전엔 마을에서 아이들이 대놓고 담배를 피우지 않았습니다. 피더라도 마을 어른이 오면 뒤로 숨기거나 급하게 껐고, 때론 혼나기도 했죠.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아요. 이게 다 마을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어른들이 교육을 포기한 것인데, 이제 마을 교육을 포기하지 말고 어른 역할을 하자는 것이 화월주가 추구하는 목표입니다. 마을공동체 교육이라는 방향으로 교육의 패러다임이 옮겨가야 한다는 말이죠.

사실 개인적으로 자신의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 교육을 받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행복수준은 세계적으로 봤을 때 하위권입니다.
4년제 대학을 나와 배울 만큼 배우고, 높은 지위에 올라 돈을 많이 번다고 해도 행복하질 않아요. 언제 쫓겨날지 모르고 언제 무너질지 몰라 불안해하죠.

경제가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지식 중심이고 출세 지향적인 교육을 받았습니다. 소득 수준을 높이는 것에만 목표를 두었고, 행복 중심의 교육을 받지 못했습니다.
마을 공동체 교육으로 패러다임이 바뀐다면 아이들이 좀 더 행복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봐요.

시에서도 동네공동체 교육에 관심 가져줬으면 좋겠어요.
한 개 동에 보통 1억 원 정도 필요하다고 했을 때, 매년 조금씩 늘려가 앞으로 10년 안에 모든 마을에 마을공동체 교육을 실시한다면 분명히 광주는 다른 지역보다 행복한 도시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화월주’ 마을공동체 교육이 아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나요?
-화월주가 화정동에 있다가 월산동으로 이사 가면서 이 공간은 아동청소년 위기지원센터가 됐어요. 위기지원센터는 위기 학생들을 지원해주는 역할을 하는데, 위기 학생들 중에는 결손가정 아이들이 많아요. 범죄를 저지른 아이들의 내막을 들여다보면 결손 가정인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죠.

그러다보니 이 아이들은 오갈 데가 없습니다. 그런데 작년부터 시에서 이러한 아이들을 위해 점심값 1억 원을 지원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위기지원센터로 매일 10여명의 학생들이 점심을 먹기 위해 모여들더라고요.
이렇게라도 아이들이 모이니까 교육이 진행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우리는 공부하고 싶은 사람은 공부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재밌게 놀자고 했습니다.
그래서 정해진 예산 범위 안에서 여행도 가고, 낚시도 가고, 극장도 가고, 박물관도 가는 등 아이들이 하고 싶어 하는 것을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묘하게 공부하고 싶다는 아이들이 나오더라고요. 공부에 전혀 관심 없던 아이들이 검정고시를 합격하고, 희망이 생긴 것이죠.

공부하기 싫어하는 아이들은 억지로 공부시키지 않았어요. 그 결과로 아이들이 재범을 하지 않더라고요. 1억 원의 점심값을 줌으로써 수십억 원의 사회범죄를 막아내고 바른 방향으로 잘 커가는 아이들이 생기는 것입니다.
시에서 청소년 문제에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투자해준다면 분명히 광주는 청소년 범죄의 재범률이 줄어들고 행복한 사회로 갈 수 있습니다.

윤장현 시장의 임기 안에 청소년지원센터 20곳이 생긴다면 그만큼 청소년들이 갈 곳이 생기는 것이고, 그곳에서 대화하고 놀고 공부하며 자기들끼리 어울릴 수 있을 것이에요.
전체적으로 보호한 만큼 지도한 만큼 효과는 수십 배로 나옵니다. 교육청과 시청이 마을 중심의 청소년 교육에 좀 더 관심을 가져주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윤장현 광주광역시장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윤장현 시장과 개인적으로 알던 사이는 아니었어요. 그런데 우연치 않게 추천에 의해 윤 시장의 인수위원회인 희망준비위원회에 교육·여성·복지 분과위원장으로 참여하게 됐죠.

대한민국의 17개 시·도지사라고 하면 손꼽히는 지도자들입니다.
저는 희망준비위원회 분과위원장을 하면서 윤장현 시장에게 개별적으로 국민이 바라는 지도자가 돼줬으면 좋겠다고 요청했습니다.

어떤 일을 하더라도 욕을 먹게 돼있습니다. 잘해도 그렇고, 못하면 더 그렇죠.
정책을 펼쳐 가면서 잘하는 부분도 있고, 시행착오를 거치는 부분도 있을 터인데 그럼에도 깨끗하게만 시장역할을 한다면 성공한 시장이 될 것입니다.
여기서 깨끗함이란 것은 부정부패, 비리를 저지르지 않는 것을 말합니다. 그랬더니 그러겠다고 대답했었습니다. 부디 깨끗한 시장이 됐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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