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의 미래 먹거리, 공장굴뚝보단 자연을 11
전남의 미래 먹거리, 공장굴뚝보단 자연을 11
  • 권준환 박용구 기자
  • 승인 2015.07.08 18: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숲 돌보미 사업 중점적 추진 계획
(사)숲속의전남 빠르면 7월중 설립가능
나무 심고 가꾸는 것이 미래의 자산
최근 전남도가 발표한 ‘숲속의 전남’ 10년 계획이 그 동안 진행돼왔던 단발성이고 관 주도의 사업형태에서 벗어나 도 발전을 위한 지속적인 사업이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시민의 소리>는 전남도의 ‘숲속의 전남’ 10년 계획을 점검하고, 국내 및 해외 우수사례 취재를 통한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기 위한 기획보도 시리즈를 연재한다. /편집자주

전남도가 숲으로 둘러싸인 전남을 만든다는 큰 목표 아래 ‘숲 속의 전남’이라는 10년 계획을 세우고 시행중에 있다.
<시민의 소리>는 숲 속의 전남이 가지고 가야 할 방향성을 제시하기 위한 기획취재를 위해 서울, 성주, 고창, 독일 등을 취재해 10회에 걸쳐 보도했다.

서울숲은 서울시민뿐만 아니라 타 지역에서 온 사람들까지 연간 7백만 명이 이곳을 찾는다. 서울 그린트러스트는 시민들의 휴식공간 역할을 하는 서울숲을 만들기 위해 수천 명의 자원봉사자가 직접 나서서 숲을 돌보고 가꾸고 있다.

성주 성밖숲은 마을의 재난을 막고, 하천의 범람으로 인한 수해를 예방하기 위해 만들어진 인공 숲이다. 이곳에는 수령 300~500년 정도로 추정되는 왕버들 55주가 군의 관리를 받으며 자라고 있다.
성밖숲은 선조들이 흉사를 막기 위해 만든 인공 숲이지만, 지금에 와서는 후손들에게 자랑스러운 문화재로서, 근사한 휴식공간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고창의 삼태마을숲은 2014년 가장 아름다운 숲으로 선정됐다.
하지만 ‘아름답다’는 의미가 경관이 수려하다는 의미만 가진 것은 아니다. 이 숲이 오래전부터 지녀오던 이야기를 풀어내 스토리텔링했기 때문이다.

도민이 이끌어 가는 자립구조 만들어야

독일은 그야말로 숲의 나라라고 불러도 될 만큼 곳곳에 크고 작은 숲들이 많다.
더욱 놀라운 점은 그 많은 숲들이 대부분 철저한 연구와 계획에 따라 수종이 결정되고, 심어지고, 벌목된다는 것이다.
독일국민들은 숲을 단순히 휴양지의 개념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숲을 통해 소득이 발생하고, 여가를 즐길 수 있으며, 지하수를 통한 식수를 제공받고, 아이들이 자라는 숲 유치원까지, 삶의 많은 부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숲과 관련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 전문가들은 ‘숲 속의 전남’의 방향성에 대해 몇 가지 제언을 하고 있다.

오구균 광주전남녹색연합 공동대표(호남대학교 조경학과 교수)는 먼저 장기적이고 뚜렷한 비전을 설정해 느리지만 꾸준히 이 사업이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2~3개의 핵심 사업을 뽑아 도민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튼튼한 100년 숲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주민들과 함께 묘목을 확보하고 방재숲을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김재현 건국대학교 녹지환경계획학과 교수(생명의숲 공동운영위원장)는 전남의 숲이 가지고 있는 특성들을 특화시킬 계획을 세워 차별화해야 하며, 전남도민이 장기적이고 자발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도록 자립구조를 만들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생활권 주변 숲 더 많이 만들 계획

그렇다면 전남도에서는 ‘숲 속의 전남’을 진행함에 있어서 어떤 계획들을 가지고 있을까.
김재광 전남도 산림산업과 계장은 “우리나라는 많은 침략을 당하면서 숲이 파괴됐고, 아궁이 문화다 보니 나무를 베어 땔감으로 쓸 수밖에 없었다. 70년대 이후부터 숲이 보존되기 시작했고, 90년대 후반부터 우리나라 숲도 유럽 어느 나라 못지않게 좋은 숲이 됐다”며 “하지만 산지녹화 위주로 하다 보니 아직 생활권 주변 숲들이 부족하기 때문에 국가지원을 활용해서 (생활권 숲을) 많이 만들려고 한다. 산림청이 진행해 온 사업을 그대로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있는데 추진 방식과 목표를 어디에 두고 하느냐가 다른 것이다”고 설명했다.

또한 전남도는 숲 돌보미 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해 주민참여를 이끌어 내겠다는 계획이다.
숲을 새롭게 조성하는 등 큰 사업은 행정이 도움 주더라도 관리는 민간에서 하도록 해 행정인력을 줄이고 관리예산을 줄여가는 시스템을 만들어가겠다는 것이다.
숲 돌보미 사업에는 지난 6월까지 176개 단체, 6천여 명이 참여해 협약을 체결했다. 앞으로 계속해서 민간 영역을 늘려가겠다는 방침이다.

너무 사업 내용이 많아 어떤 사업들이 진행되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지적에 대해 김 계장은 “사업 대상지에 따라서 조성방법이 달라지기 때문에 사업 성격도 다를 수밖에 없다”며 “사업내용을 획일화시켜선 안 된다고 생각하고, 내부적인 자격인증제, 정원관리 인증제 등을 도입해 사회적 기업들이 만들어져서 국지적으로 숲을 만드는 운동들이 확산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사단법인, 민간단체가 주도하도록 할 것

스토리텔링할 수 있어야 하고, 숲과 관련된 프로그램들이 개발되어야 한다는 제언과 관련해 전남도는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을까.
김 계장은 “‘아름다운 스토리, 아름다운 숲’을 주제로 책자가 만들어지고 있다”며 “기존의 숲들이 가지고 있는 치유의 숲, 휴양림 등의 가치를 계속 보존·활용하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공무원이 사업을 끌고 가다보면 지역민들이 거부감을 느끼고, 또 사업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프로그램 개발 등은 협의회와 사단법인, 민간단체가 할 수 있도록 행정기관이 지원할 수 있는 것은 지원할 것이다”며 “체계가 안정되면 프로그램이 많이 만들어질 것이고, 그렇게 되면 지역민들도 자긍심을 가지고 투자와 참여를 많이 할 것이다”고 내다봤다.

전남도는 ‘숲 속의 전남’ 사업을 끌고 가기 위해 지난 7월1일 ‘사단법인 숲 속의 전남’ 창립식을 가졌다.
지난 3월부터 발기인을 구성해 법인 설립을 준비해왔으며 임업인, 전남도민, 산림 관련단체 대표 등이 모여 생활 속 녹화운동을 전개하는 순수민간단체다.

김재광 계장은 “행정의 입김을 받지 않고 생활 속에서 캠페인 운동할 수 있는 단체가 필요했다”며 “숲만 조성하기보다는 커뮤니티 활동과 공원 만드는 운동을 중점적으로 전개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사단법인 숲 속의 전남은 지난 6일 법인등록 신청을 했으며, 빠르면 7월 중으로 설립될 것으로 보인다.
김남균 사단법인 숲 속의 전남 사무국장은 “전라남도는 어떤 곳보다 천연의 자원을 가진 곳이기 때문에 보존돼야 할 자원들이 많다”며 “어떤 단체가 어떤 생각으로 사업하느냐에 따라 미래가 바뀐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전문가들의 자문과 기술적 결합을 통해 대한민국의 명품 숲을 만들 수 있는 매개체 역할을 하려고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대한민국 명품숲 만드는 매개체 역할 목표

김 사무국장은 (사)숲속의 전남이 추구하는 목표를 크게 네 가지로 설명했다.
첫째로, 민간단체기 때문에 숲 돌보미 양성 사업을 우선적인 목표로 설정했다.
전남만의 특성을 가진 전통 숲과 산림청에서 조성한 도시공원, 학교 숲, 쌈지 숲, 나들목에 있는 숲 등에 잡초를 제거하고, 비료를 주는 등 민간에서 관리하는 것이다.

둘째로, 장기적이고 규모가 큰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도민들이 아직 잘 모르고 있다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름다운 숲 순례’나 ‘자연 순례’ 등 경험하고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8월부터 매월 진행할 계획이다.

셋째로, 독거노인이나 소년·소녀 가장, 장애인들과 같이 떠나는 힐링 여행이다. 일상생활을 떠나 한 순간이지만 자연 속에서 휴식을 취하고 힐링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자연보호와 산불예방 캠페인 등을 진행한다.
궁극적으로 나무를 많이 심는 것이 목표이고, 1인1나무 심기, 1기업1숲 가꾸기, 기념일에 식수하기 등의 캠페인을 전개하고, 내년엔 많은 사례들이 나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 사무국장은 “숲이라는 것이 하루아침에 이뤄지고 성과가 나오는 것이 아니다. 장기적으로 나무를 꾸준히 심고, 관리하고, 보존해가는 것이 미래에 큰 자산이 되는 것이다”며 “숲이 건강하게 자라날 수 있고, 주민이 참여할 수 있는 환경요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 가장 큰 비전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숲 속의 전남’ 사업이 각계각층 도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명확한 비전과 계획에 따라 진행돼, 이낙연 전남도지사의 말처럼 ‘숲으로 둘러싸인 전남’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