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이 서는 날은 많은 상인들이 모여 어깨가 부딪치며 다니기조차 힘든 길이 요즘은 요상한 병의 열풍으로 마스크를 하고, 다니는 사람 때문에 장통의 길목이 휑하다며 볼멘소리를 한다.
그래도 아직은 가장 번잡하다. 골목골목마다 그리고 도로변 까지, 마당 텃밭에서 캐온 남새들을 엄니들이 자리를 잡고 팔고 있다. 열무 단에 얼갈이 배추며, 싱싱한 가지와 풋고추 등을 좌판 데기를 놓고 옹기종기 모여 팔고 있다.
주머니 뒤져 천 원짜리 몇 닢 놓고 점심 때 쌈 싸먹을 요량으로 상추와 푸성귀 고추 등을 검정 비닐종이 몇 개에 담아들고, 이 골목 저 골목 먹거리 집을 돌아다닌다.
골목마다 장의 특징을 잘 살려 종·횡으로 다양한 먹거리들이 있어 재미가 있다. 생선회 한 접시에 만원, 소주 천원으로 오후만 되면 이곳의 몇몇 옹기종기 모여 있는 횟집은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다.
고기만두, 도넛츠 집, 즉석에서 막 구운 빵집, 과일과계 먹고 싶은 것 골라먹는 다양한 먹거리가 퇴근길 주당들을 유혹한다. 문뜩 엉뚱한 발생을 해봤다. 지인들 몇 명이서 말바우 장 먹거리 골목을 접수하기로 한 것이다.
각 개인이 먹고 싶은 안주를 사가지고 장안에 있는 간이 조리대인 좌판과 판자데기를 얻어 등받이가 없는 긴 의자를 놔두고 운영하는 목로주점에서 만나기로 했다. 5명이 만났는데 진수성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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