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광주미디어아트, 페스티벌을 했나?
2015광주미디어아트, 페스티벌을 했나?
  • 정인서
  • 승인 2015.07.02 17: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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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도시 광주의 한심한 모습에 놀라다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를 기념하여 광주에서 세 개의 굵직한 축하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쉬운 현대미술을 표방하는 광주시립미술관의 ‘헬로우 아트’, 미디어아트의 방향성을 보여준다는 광주문화재단의 ‘2015미디어아트페스티벌’, 그리고 광주비엔날레전시관에서 열리고 있는 ‘광주국제현대미술전’이다. 문화도시 광주의 대규모 미술기획에 대한 가늠을 평가할 수 있는 전시이다. /편집자주

전시장은 매우 좁았다. 작품은 작품 간에 간섭현상이 있었다. 작품의 배치도 그다지 좋지 않았다. 관객은 작품에 몰두하여 볼 수 없는 환경이었다. 아마도 예산의 한계 때문이었으리라 그리고 장소의 여건이 좋지 않았음이리라 자위한다.
광주문화재단에서 주관한 2015광주미디어아트페스티벌 가운데 ‘미디어아트쇼’이다. 전시 제목은 ‘빛의 대화’이다. 미디어아트의 현주소를 보여주겠다는 자리다. 올해로 네 번째이지만 제목만큼의 페스티벌이라고 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광주미디어아트페스티벌은 광주시가 유네스코의 미디어아트창의도시로 선정되는 데 혁혁한 역할을 했다. 광주는 문화도시이고 특히 빛고을다운 ‘빛’을 브랜드로 내세우려는 노력의 하나로 추진되는 게 미디어아트페스티벌이다.
문화도시 광주가 미디어아트창의도시로 선정되는 과정에서도, 선정 이후에도 미디어아트 작가를 체계적으로 육성하는 프로그램이 없었다. 다만 3년 전부터 광주문화재단이 관리하는 빛고을스페이스 1층 공간에 몇 명의 작가에게 미디어아트 레지던시공간을 제공하고 있을 뿐이다.

빛은 미디어아트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이번 페스티벌의 백종옥 감독은 “‘빛의 대화’라는 주제가 작품과 작품이 만나고 작품과 관객이 대화하며 U대회를 겨냥한 화합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이틀 정도의 시간과 야외에서 야간에만 보여준 전시였다. 이번에는 U대회 기간에 맞춰 2주간 동안, 그리고 주간에도 전시장에서 보여줌으로써 시민들의 관람 편의를 제공한 것이 성과 중의 하나라 했다. 좋은 작가들이었고 질적 성과도 높았다는 평을 받았다고 했다.
다만 미흡한 점은 미디어아트는 상당한 전문적인 공간이 필요하고 음향과 조명이 필요하다. 이를 충족시킬 수 없어 아쉬움을 가졌고 여건은 열악했지만 주어진 여건에 최선을 다했다고 했다. 이 점은 감독의 발언에 동감한다.

두 개의 전시 가운데 하나인 ‘미디어아트쇼’는 센서를 이용해 관객과의 ‘소통’이라는 인터랙티브(interactive), 영상을 이용한 다양한 화면, 설치와 영상의 혼합이나 홀로그램 기법 등을 보여주고 있다.
권승찬의 ‘나는 미디어 작가가 아니다’라는 역설적인 화법은 사실 광주지역 미디어아트의 현실을 보여주는 웅변이다. 너도 나도 작품에 ‘빛’이라는 오브제를 갖다 붙이면 미디어작가라는 간판을 붙이는 현실이다.

이번 14명의 작가가 출품한 전시 작품 가운데 몇 점이나 관객의 호기심을 일으켰을까? 문화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2명과 전문가 2명에게 물었다.
“각각의 작품은 좋은 편인데 장소 문제 때문에 좀 아쉽다.”
“그런대로 나쁘지 않다. 개개 작품별로는 괜찮으나 전체적인 느낌이 부족하다.”
“이게 무슨 미디어아트페스티벌이냐, 이름만 붙인다고 될 일이냐!”
“탄탄한 구성력 없이 백화점처럼 나열한 느낌이 들었다. 숲은 보이지 않고 각각의 작품만 보였다.”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일단 전체적인 전시기획력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그러다보니 전체 작품이 무엇을 보여주는 것인지 미흡했다. ‘빛의 대화’라는 주제를 충실하게 소화했다고 할 수 없다는 점이다.
개별 작품에 있어서도 작품 간의 편차가 심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일부 작품은 단순하게 센서를 활용한 인터랙티브 작품으로 연속성이나 특별함을 기대할 수 없었다. 또 어떤 영상 작품은 다음 화면이 무엇이 나올 것이라는 점이 충분하게 유추되었는가 하면 다소 작위적인 연출이 오히려 어색했다.

시간이 부족했을까? 아니면 작가 선정에 있어 충분한 검토가 부족했던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 아니면 ‘열정페이’로 작가들의 희생만 강요한 것은 아닐까. 이번엔 ‘쥐꼬리’만큼 줬다는 데 문화도시 광주의 한심한 면을 들여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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