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바우 장의 이야기(1) 2천원짜리 팥죽 시장 인심 봤다
말바우 장의 이야기(1) 2천원짜리 팥죽 시장 인심 봤다
  • 한울 시민기자
  • 승인 2015.06.25 10: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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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먹자 길목을 광주에서 역사와 전통을 꼽을 수 있는 말바우 장을 다녀왔다. 우리 선인들의 단위가 작·홉·되·말·섬 이라 표현했다. 작이 10개면 한 홉, 홉이 10개면 한 되가 된다. 학창시절 자취할 때 쌀을 1되, 2되 씩 사다 먹었던 기억이 난다, 곡식 10 되 면 한 말이다.

보통 집에서는 싸전에서 한말, 두말 샀으며, 부잣집은 한 가마씩 샀다. 일반 서민이 봤을 때는 ‘말’의 의미는 크다는 것을 지니고 있다. 근대 광주의 큰 장날은 2일.7일이고, 작은 장날은 4일.9일로 정해져 있는 100년이 넘는 역사성을 승계하고 있는 날자 이다. 말바우 전설은 김덕령장군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전설에 의하면, 장군이 명마를 타고 무등산 상봉에서 그 바위 위로 뛰어 내려 말의 발자국이 움푹 들어간 모양으로 생긴 큰 바위가 있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이며, 표준어를 사용 한다면 말 바위가 맞으나, 일반적으로 바위를 바우라 하여 ‘말바우’로 통하며, 시장 근처의 우산공원에 있었는데 도심 확장공사를 하면서 쪼아 버렸다.

약 500여개의 점포와 8~900여개의 노점상이 공유하는 시장으로 장터로 오가는 통로가 13곳이나 되며, 상설시장이면서 장이 서는 혼합형태의 독특한 시장이어서, 광주 사람들은 말바우시장 간다 하지 않고, 말바우 장에 간다고 한다.

광주의 장은 1910년대 광주천을 따라 내려오다 광주교 부근의 옛 현대극장 주변(얼마 전 철거됨)의 큰 장은 공수방(公須坊)에 장을 열고 공수방장이라고 하고, 백사장에서 2, 7일장으로 개장하면서 이다, 그 후 1920년대 부동방(不動坊)은 지금의 양파정 아래 꽃바심 모래밭에 장을 만들어 부동방장으로 4,9일로 정하고 작은 장으로 공수방장을 큰 장으로 불렀다.

지금의 사직동 라이브 카페 올라가는 길목 초입 일대는 부동방 땅이었고, 강 건너 옛 현대극장 일대는 공수방 땅이어서, 각각의 방에 장을 만들어 사용했던 것이다. 그 당시의 지도를 보면 지금의 양림동 일대 고지대를 제외하고는 광주천이었다. 큰물이 지나고 나면 ‘물구덕’이라고 불리는 모래밭 삼각주가 형성되곤 하였다.

또한 부동교까지 우기 철에는 선박이 운항 되였다는 기록되어 있다. 불과 얼마 전만 하여도 전국 시군의 면단위마다 장들이 서 전국을 돌며, 장돌뱅이 마냥 전국 장을 돌며 사진 찍는 재미도 쏠쏠 했고, 주막에서 막걸리에 국수, 국밥으로 요기하던 그때가 그립다. 지금은 마트, 동네 슈퍼가 그 역할을 하고 있다.

천변의 큰 장과 작은 장은 전국각지에서 장돌뱅이들이 모여드는 호남의 대표 장으로 발돋움하여, 남한에서 천안장, 남원장, 대구 서문장, 예천장, 진주장, 횡성장에 이은 7번째로 큰 장이었다.
말바우 시장은 1968년에 개설된다. 서방시장, 대인시장 주변에서 장사를 하던 노점상들이 대거 이곳으로 몰려 왔다. 그들이 맨 처음 자리 잡은 곳은 현재의 터가 아니고 동신고 정문 앞 효죽동 우체국 일대 소산언덕배기 근처였다.

이곳은 담양, 순창, 곡성 방면의 버스정류장과 시내버스종점까지 있어 사람의 왕래가 많았으며, 8~90년대 노점상 단속이 심해지고, 도심의 비대화 현상에 밀려 지금은 복개가 된 두암천을 넘어 한가한 자동학원 골목으로 파고들어 자리 잡아 오늘날의 시장형태가 되었다.

장이 서는 날은 많은 상인들이 모여 시장 내 골목골목마다 그리고 도로변 까지 노점상과 시골 엄니들이 자리를 잡고 있어 겉보기에는 무질서 하게 보이지만, 노점상을 몇 년씩 한곳에서 장사를 해왔기 때문에 상인마다 나름대로 고정된 자리가 있고, 이들 자리는 시장상인의 상도를 지키면서 남의 자리를 탐낸다든가, 아니면 이탈하는 현상은 없다고 한다.

장날이면 그렇게도 복잡하다, 장날이 아니면 많은 가게들이 철시를 하여 너무 삭막할 정도로 고요하다. 말바우 시장의 착한식당에서 2,000원짜리 팥죽 한 그릇비우며 시장 인심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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