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의 미래 먹거리, 공장굴뚝보단 자연을 9
전남의 미래 먹거리, 공장굴뚝보단 자연을 9
  • 프랑크푸르트=권준환 박용구 기자
  • 승인 2015.06.24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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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남도가 발표한 숲속의 전남’ 10년 계획이 그 동안 진행돼왔던 단발성이고 관 주도의 사업형태에서 벗어나 도 발전을 위한 지속적인 사업이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시민의 소리>는 전남도의 숲속의 전남’ 10년 계획을 점검하고, 국내 및 해외 우수사례 취재를 통한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기 위한 기획보도 시리즈를 연재한다. /편집자주

취재진이 독일의 숲과 공원들을 둘러보며 알게 된 것은 규모가 크고, 관리 및 설계가 무척 체계적이라는 점이다.
프랑크푸르트에 도착하자마자 도로 옆에 1년 내내 꽃이 피도록 나무를 심었다는 가이드의 설명에 깊은 감명 받았던 것을 시작으로 독일의 숲들은 취재진을 계속해서 놀라게 했다.

독일과 인접해 있으면서 세계에서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아오는 나라인 프랑스는 예부터 잘 보존돼 온 멋들어진 건물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파리 시내는 마치 중세시대에 와있는 것 같은 느낌을 줄 정도다.

하지만 독일은 그들만의 철저한 계획에 의해 가꾸고 보존한 자연환경으로 관광객들의 눈길을 압도하고 있다.

철저한 계획에 의한 자연환경

독일은 그야말로 사방이 숲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숲이 차지하는 면적이 넓다.
며칠 동안 독일에 있다 보니 고속도로 옆이 숲으로 둘러싸인 환경이 당연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독일 전국토의 절반이 숲, 공원, 호수 등 녹지면적이라고 하니 새삼 놀라운 일이다.

이렇듯 철저하게 자연보다 더 자연스럽도록 환경을 조성하다보니 독일의 모든 도시와 마을이 관광지가 됐다.
프랑크푸르트(Frankfurt am main)와 퀼른(Köln) 사이에 위치한 잔크트 고아르스하우젠(Sankt Goarshausen)으로 가는 길엔 뤼데스하임(Rudesheim)을 거친다.
뤼데스하임도 독일의 작은 시골마을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그림 같은 주변의 경관 덕분에 관광객이 끊이지 않는 관광명소가 됐다. 그래서 이 작은 마을에 ‘라인강의 진주’라는 멋들어진 별명이 붙었다.

라인(Rhein)강변을 따라 42번 국도를 달리다보면 강 건너편으로 보이는 산과 숲, 그리고 그 속에 자리 잡고 있는 작은 마을들이 꿈에서나 봤을 법한 풍경을 연출한다.
중간 중간 보이는 옛 고성들도 이러한 운치를 살려주는데 일조하고 있다.

작은 시골 마을이 관광명소로

뤼데스하임에는 산비탈을 따라 넓게 조성된 포도밭과 참새골목 또는 티티새골목으로 알려진 드로쎌가쎄(Drosselgasse)가 있다.
참새골목은 서너 명의 사람이 나란히 걷기 힘들 정도로 무척 좁고, 길이가 약 150m 정도밖에 되지 않는 작은 골목이다.

하지만 이 좁은 골목 양쪽으로는 수십 명이 앉아서 식사를 할 수 있는 널찍한 공간을 가진 레스토랑과 기념품 및 아기자기한 소품을 파는 가게들이 줄지어 있어 관광객들이 지갑을 꺼내도록 만든다.
독일에서 가장 아름다운 골목길을 자처하는 이곳은 매일 관광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관광객들이 많아 참새처럼 재잘거리며 시끌벅적해서 참새골목이란 별명을 얻었다.

참새골목을 지나 30분 정도를 더 가면 독일 시인 하인리히 하이네(Heinrich Heine)의 시로 유명한 로렐라이(Loreley) 언덕이 나온다.
132m의 높이를 자랑하는 로렐라이 언덕엔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봤을 유명한 전설이 있다. 뱃사공들이 이 언덕 아래를 지날 때 무척 아름다운 여인이 나타나 황금 빗으로 머리를 쓸며 곱고 매혹적인 목소리로 노래를 불렀다는 것이다.

그러면 그 노래를 들은 뱃사공은 아름다운 그녀, 로렐라이의 미모에 눈을 떼지 못하다가 결국 배가 암초에 부딪히거나, 물살에 휩쓸려 목숨을 잃었다는 전설이다.
사실 이 전설은 로렐라이 언덕 아래 라인강의 물살이 무척 거세고, 굽어진 정도가 심해 선박 사고가 자주 일어났기 때문에 문학가들이 만들어낸 이야기다.

그림 같은 풍경에 이야기를 간직한 로렐라이

로렐라이 언덕은 워낙 세계적으로 알려진 명소기 때문에 처음 이곳을 찾는 이들은 큰 기대를 하고 가지만, 사실 언덕위에서 바라보는 그림 같은 풍경 말고는 딱히 볼 것이 없어 실망하곤 한다.
하지만 숲을 취재하러 간 취재진의 입장에선 괜찮은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 꼭 라인강변을 따라 저 멀리까지 보이는 산맥과 숲들 때문만이 아니다.
로렐라이 언덕을 올라가는 구불구불한 오르막길 옆으론 기암괴석들이 서있다. 놀라운 것은 이 기암괴석들 중 일부는 인간이 시멘트를 발라 만들었다는 것이다.

가이드의 설명이 없었다면 절대 모르고 지나갔을 것이 분명한 이 사실에 취재진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주변의 나무들과 환경에 가장 어울리도록 정교하고 자연스럽게, 그리고 매끈하지 않고 삐죽삐죽하게 진짜 돌처럼 깎아놓은 것을 보고 독일인들의 세심함에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

독일은 위에도 언급했다시피 전 국토 중 녹지 면적이 거의 절반에 가깝다.
우리에게는 한반도의 남북분단의 배경이 된 포츠담 회담으로 친숙한 베를린 근교의 포츠담(Potsdam)에도 거대한 정원이 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독일에서 가장 큰 상수시 궁전(Schloss Sanssouci) 정원이다. 워낙 넓은 정원이기 때문에 취재진은 2유로짜리 지도를 하나 사들고 정원을 둘러보기로 했다.

왕의 정원, 독일민의 미래 먹거리가 되다

상수시는 프랑스어로 ‘근심이 없다’는 뜻이다. 프랑스 문화에 관심이 높았던 프리드리히 2세의 별장으로서 근심, 걱정하지 않고 음악을 즐기며, 철학을 고민하고 싶어 했던 그의 바람이 엿보인다.
수많은 관광객들이 숲으로 둘러싸인 상수시 궁전 정원을 거닐고 있었다.

독일에는 왕들의 정원으로 조성된 공원들이 굉장히 많이 있다.
이러한 정원들이 결국 후손들의 휴식 공간인 동시에 관광객들의 발길을 끌어들이는 관광지로서 독일의 훌륭한 자원이 된 것이다.
물론 이러한 정원들을 방치하지 않고 꾸준히 유지, 관리해 온 독일의 노력도 간과할 수 없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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