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폴리, 3차 사업은 ‘장소’선정이 우선돼야
광주폴리, 3차 사업은 ‘장소’선정이 우선돼야
  • 김다이 기자
  • 승인 2015.06.18 14: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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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공청회, 2차 사업 평가 및 앞으로 폴리 방향은
설치 이후 꾸준한 홍보 및 지속적인 관리 필요해

3차 광주폴리는 스타 작가보다 도시재생 차원에서 시민참여가 이루어지고 취약지역, 인구밀집지역 등 설치 장소를  먼저 선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안됐다.

시민 토론자 가운데 "이거 납골당 아니야?"라고 바라보는 한 시민의 폴리에 대한 생각, 총 58억 원을 들여 만들었지만, 폴리 관계자 이외에 시민들은 여전히 잘 알지 못하고 있는 점이 화두로 올랐다.

또한 일반 참여 시민은 문화광주의 비전을 고려한 폴리의 정체성 확보, 폴리의 지속적인 운영방식에 대한 논의, 폴리활성화를 위한 프로그램 개발과 홍보, 미완성된 폴리 수정 등을 요구했다.

지난 17일 광주비엔날레 거시기홀에서 열린 광주폴리 시민공청회는 지난 광주폴리2차 평가와 더불어 향후 시행될 3차 사업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자리가 마련됐다.

1차 사업 뭇매 이후 2차 ‘소통’ 보완해

지난해 광주폴리는 대한민국 경관대상 최우수상을 수상했지만, 폴리에 관련된 사람 이외에 평범한 광주 시민들은 여전히 광주폴리에 대한 개념을 전혀 모르고 있어 홍보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냈다.

지난 1차 폴리는 2011 광주디자인비엔날레 개막식이라는 정해진 일정표에 맞춰 수행하다 보니 시민소통이 부재해 여러 가지 문제점이 드러났고, 숱한 뭇매를 맞았다.

2차 폴리는 이러한 개선 요구사항들을 보완하기 위해 조형성과 기능성을 함께 고려, 폴리시민협의회, 작품별 운영파트너, 참여단 등을 구성하여 소통채널을 확보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2차 폴리는 1차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보였다.

▲이기훈 지역문화교류호남재단 상임이사
광주폴리 2차 운영평가단을 대표해 이기훈 지역문화교류호남재단 상임이사는 “폴리의 유지 및 운영 업무를 비엔날레 재단으로 일원화하여 한정된 예산과 적은 인원으로 폴리 유지관리를 위해 일정한 노력을 했다”고 평가했다.

이 상임이사는 “폴리에 대한 최종적 결정은 지역사회의 행정과 유관기관이 했고, 시민협의회의 요구가 비록 100% 반영되지 않았지만, 어느 정도의 의견을 수용한 측면이 있어 앞으로 향후 추진할 3차 사업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폴리시민협의회의 구성과 운영에 따른 제약이 엄연히 존재함에 불구하고, 마치 지역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여 폴리사업이 추진되고 있다는 ‘착시현상’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광주폴리, 도시재생 마중물 역할해야

▲이민석 전남대학교 건축학부 교수
공청회의 첫 번째 발제로 ‘도시재생vs광주폴리#3’를 주제로 이민석 전남대학교 건축학부 교수가 도시재생의 측면에서 광주폴리에 대한 시각을 설명했다.

이민석 교수는 “도시재생은 어떤 관점에에서 보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가 있다”며 “광주에는 많은 데이터가 있는데 도시재생의 전략인 공폐가, 빈집활용, 국공유지 등은 ACC주변에 밀집되어 있어 혹시 폴리가 이 지역의 중요한 거점이 되고, 잃어버린 공간을 찾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광주폴리가 도시재생의 마중물 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함께하는 즐거움, 공유하는 행복’을 주제로 류영국 한국도시설계학회 광주전남지회장의 발제가 이어졌다.

▲류영국 한국도시설계학회 광주전남지회장
류영국 회장은 “공유경제의 개념과 공유의 철학을 바탕으로 도시를 혁신하는 이벤트를 광주폴리 프로젝트를 통해 전개해했으면 한다”며 “도시의 자투리나 후미진 곳을 예술적 아이디어로 혁신해 나가는 지속가능한 문화예술도시로 발전해 갔으면 한다”고 전했다.

발제 이후 폴리도슨트, 활성화프로그램 운영파트너, 폴리작품 인근주민, 주민자치위원장, 시민단체, 예술가, 광주폴리부 직원 등 9명이 3분 스피치로 광주폴리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김은지 조선대학교 경영학부생은 “비장애인뿐만 아니라 장애인, 특히 시각장애인들도 함께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3차 폴리에서는 장애 유무 없이 누구나 예술 그대로를 즐길 수 있으면 한다”고 말했다.

청년 참여 환경 조성해 ‘폴리’ 활성화

장등로터리에 설치된 ‘소통의 오두막’ 폴리 앞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노경아 대표는 “일반적인 분들은 폴리가 어떤 감흥으로 다가 온다고 하기 보단 그저 스쳐지나가는 물체에 불과할 수도 있다는 걸 알게 됐다”며 “소통의 오두막에서 작은 공연을 한 적이 있는데 이제껏 폴리를 본 중에 가장 많은 사람을 본 것 같다. 3차에서도 광주시민이 함께 문화를 만들어갈 수 있는 장소가 되길 바란다”고 바랬다.

광주폴리 도슨트 2기로 활동중인 박소영씨는 “제 주위에는 아직도 폴리가 어떤 개념인지 잘모르는 사람들이 많지만 오히려 이것은 더 좋은 소식이라고 생각한다”며 “알려야 할 대상이 남아있다는 것이고, 숨겨진 문화수요자들을 발견해 폴리만의 차별화된 가치를 알릴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도시재생의 측면에서 폴리를 바라보는 시각도 다양했다.

정성구 (주)도시문화집단 CS대표는 “어찌됐든 폴리는 이제 광주 원도심의 주요한 요소로 자리잡은 광주만의 문화풍경이 되었다”며 “도심의 문화자원이고, 디자인 자원이자 도시재생자원으로 의미가 부여되고 있고, 폴리투어를 통해 문화관광자원으로도 활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구시청 사거리의 ‘열린공간’은 주말 저녁 버스킹 공간으로 이용, 문화전당로의 ‘광주사랑방’은 단편영화 혹은 미디어아트 상영공간으로 활용 등을 내세워 창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이 함께 할 수 있는 폴리가 되길 기대했다.

이외 3차 폴리에 대해서 이묘숙 송은갤러리 관장은 장소성, 효율성, 활성화를 강조하고, 이철환 충장동 주민자치위원장은 임팩트 있는 홍보가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조아라 광주폴리부 직원은 “1차 폴리가 시민과의 소통부재로 비판을 받았기 때문에 2차 프로젝트에서는 세뇌적으로 자리잡은 키워드가 ‘시민참여’였다”며 “어떤 활동이 있는지 알려고 노력하지 않고 무턱대고 폴리에 대해 반박하기보다 관심 있게 지켜보면서 각자의 역할에서 폴리를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스타작가보다 설치 장소 ‘우선’ 선정 필요

지난 2012년 문화전당 옆 ‘광주사랑방’은 작품 외벽에 ‘게릴라 페인팅’으로 작가의 작품을 훼손시켰다는 논란과 함께 지속적인 폴리 관리의 문제가 제기됐다.

주홍 작가(예술치료학박사)는 “사랑방 폴리의 문제는 관심 없던 사람들도 폴리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커다란 이슈였다고 생각한다”며 “그 사건으로 인해 시민들이 폴리에서 어떻게 놀고 싶어 하는지 알 수 있게 된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주홍 작가 역시 폴리는 공적인 장소로 지속적으로 공간을 점유하기 때문에 ‘장소’가 먼저 선정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펼쳤다.

그동안 비엔날레처럼 먼저 감독과 큐레이터를 선정하고, 주제를 정한 뒤 그 주제에 맞는 작가를 선정하고, 작가가 장소를 정하여 시행하는 방식은 폴리가 도시재생에 기여할 수 있는 프로세스가 아니라는 것이다.

또한 도시재생에 기여하는 건축물이라면 폐허가 된 장소나 문제가 있어 사람들의 발길이 끊긴 곳을 광주폴리로 살려내야 한다는 입장이다. 광주만의 예술적 주차장이든, 독특한 예술숙소 등을 예로 들었다.

한편 2차 폴리는 오픈시기에만 제대로 운영되고, 그 이후 여러 가지 이유로 방치된 건축물, 새로운 폐허의 느낌을 주지 않아야 한다고 말도 덧붙였다.

▲금남지하상가의 ‘기억의상자’ 폴리가 지나가는 한 시민으로부터 '납골당 아니야'라는 혹평(?)을 받았다.
폴리 납골당 취급, 홍보 부족 여실히 드러내

추억이 담긴 물건을 보관해 예술작품으로 선보인 지하상가의 ‘기억의상자’ 폴리는 유지관리 소홀이 지적되었다. 지나가다 무심결에 보면 검정색으로 치장한 물품보관소처럼 보이지만, 광주폴리 공모전으로 최우우상을 수상한 고석홍&김미희 작가와 광주시민들이 함께 꾸민 예술작품이다.

주홍 작가는 “지하상가의 ‘기억의상자’는 YMCA와 협업해 자료를 교체하기도 하고 했었다”며 “그러나 작업 이후 끝나고 나니 방치되어 있었고, 지나가는 시민들 입에서 ‘어두컴컴하니 이거 납골당 아니야?’ 라는 말을 하는 말을 듣고 꾸준한 관리 이상의 운영이 필요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문화수도 광주의 랜드마크가 될 폴리는 지금까지 총 58억 원의 큰 예산을 들여 1, 2차 사업을 진행했지만, 아직도 시민들에게 진정한 ‘폴리’ 의미에 대한 홍보가 부족하다는 반증이다.

마지막으로 혁명의 교차로를 운영하고 있는 아모틱협동조합 추민수 이사는 “시민불만을 청취하는 프로젝트에서 인터뷰 결과 폴리를 아는 분은 폴리관계자 단 한분밖에 없었다”며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끌어내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소통하고 시민들의 관심사를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으로 계속 진행될 광주폴리를 통해 “아! 광주에 왔구나!” 생각이 들 수 있도록 지역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해야 한다는 공통적인 지적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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