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고향먹거리9.나주 다시의 명물 웅어를 아시나요?
내고향먹거리9.나주 다시의 명물 웅어를 아시나요?
  • 한울 시민기자
  • 승인 2015.06.04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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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에는 홍어, 곰탕 외에도 돼지고기 구이와 민물장어 구이 그리고 계절 음식인 웅어회가 있다. 아주 생소 한 이름을 지닌 생선회.

보통 3월말부터 5월 중순까지 먹는데 나주시 영산강변의 대표적인 봄철 별미로 알려진 웅어는 바다에서 강의 하류로 거슬러 올라와서 갈대가 있는 곳에서 산란하는 바닷물고기다. 우리나라 서·남해안에 분포한다. 4∼5월에 하천의 하류로 올라와서 산란한다.

치어는 여름에서 가을에 걸쳐 바다로 내려가서 월동하고, 성장한 뒤 하천에서 산란하며, 산란 후에는 죽는다. 맑은 물보다는 약간 흐린 물에 산다. 낮에는 기슭에 살고 밤에는 깊은 곳에 산다.

웅어는 몸이 가늘고 길고 은빛으로 얕은 물에서 잘 자라며 갈대 속에서 많이 자라므로 갈대 ‘위(葦)’자를 써서 위어(葦魚·갈대고기)라고 하며, 칼처럼 길게 생겼다고 하여 도어(刀魚), 우여, 웅에로도 불리며 충청도에서는 우어라고 한다.

웅어는 머리와 내장만 빼고 뼈째 모두 먹을 수 있는데 이때의 웅어는 살이 연하고 부드러워 살을 잘고 가늘게 채 썰어 뼈째로 먹으면 지방질이 많아 구수한 맛이 난다. 씹을수록 그 맛이 더 진하게 느껴지고 씹히는 질감은 가볍고 부드러운데 삼키고 나면 뒷맛이 투명해진다.

미나리 등의 채소에 갖은 양념을 넣어 버무려 먹으면 새콤달콤한 봄 냄새가 입안 가득히 전해온다. 옛날에는 박달나무를 태워 웅어를 훈제로 만들기도 하였다고 한다. 박달나무의 고유 향과 나무의 탄내가 일품 일 것 갔다. 웅어는 음력 5월 단오 이후가 되면 뼈가 단단해지고 가시가 뻣뻣해져 제 맛이 나지 않는데 말려서 구워 먹기도 하고 젓갈로도 담가 먹는다.

바다에서 강으로 거슬러 올라오는 독특한 웅어의 맛은 1500년 전 백제 의자왕이 보양식으로 즐길 정도였다고 한다. 웅어는 백제 시대에서 조선 시대에 이르기까지 봄이면 임금님의 수라상에 올랐고 조선 말기에는 행주나루에 사옹원(司饔院) 소속의 ‘위어소(葦漁所)’를 두어 웅어를 잡아 왕가에 진상했다.

17세기 겸재 정선의 ‘행호관어(杏湖觀漁)’ 그림에는 초여름 행주산성 부근에서 웅어를 잡는 어부들의 모습이 담겨 있다. 당시 한강에서는 웅어잡이 고깃배가 밤을 밝혔고 웅어잡이의 고된 작업 때문에 잡는 이들에게는 조세와 부역을 면제해줬다고 한다.

그러나 하굿둑이 생기면서 민물과 바닷물에 경계가 생겨 물길이 끊기면서 회유성 웅어를 만날 수 있는 포구가 많이 사라져 웅어의 본고장으로 알려진 영산강변의 웅어의 자취는 찾기 어렵지만, 아직도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면사무소 근처의 광주식당의 주인 할머니 솜씨가 유명했으나, 지금은 연세 탓에 그만 두시고, 주변에 다른 곳과 죽산보 근처 신성리에 웅어회를 맛 볼 수 있다. 좀 늦었어도 바싹 구은 웅어를 묵은지에 돌돌 감아 먹는 맛도 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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