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의 빛과 도시벽화(18) 파리 거리미술관 13구
광주의 빛과 도시벽화(18) 파리 거리미술관 13구
  • 파리=정인서 문상기 기자
  • 승인 2015.06.03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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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할애 통해 예술가 대형 작품 참여 유도
OBEY, C215, Invader, Banksy 쟁쟁한 작가들
▲ obey-street-art-rue-jeanne-d-arc-paris

파리의 남동쪽에 위치한 13구는 영화 제목으로도 등장했던 것처럼 파리시에서 가장 낙후된 지역이다. 일부는 차이나타운이 있었다. 파리시는 지난 몇 년 동안 낙후된 13구에 활력을 넣기 위해 벽화작업을 시도했다. 이것은 아마 공공미술(Public Art)의 영역에서 접근한 것이다.
13구에 있는 회색빛 건물, 시멘트 빈 공간에 대해 벽화를 그려 넣거나, 장식을 하여서 채워 넣고 있다. 거리미술가들의 기발한 발상에 작품이라기보다는 상황이 재미있다는 것이 먼저 다가왔다. 거리에서 볼 수 있는 악사들만큼이나 재미를 주는 것이다.
토요일 오전, 13구 대로변에 커다란 화물차나 탑차들이 주정차 되어 있었다. 인도에는 금세 개미시장이 들어섰다. 책과 그림, 도자기, LP레코드판, 가정용 생활가구 등 그저 오래되고 중고에 가까운 것들이 눈에 띠었다.

시청이 예술가에게 벽면 제공

한가롭게 들여다볼 시간 없이 벽화를 찾아 나섰다. 아침내 숙소에서 인터넷을 뒤져 ‘street art 13’의 벽화 지도를 검색했다. 다행히 벽화가 있는 장소들이 표시되었다. 참고로 사이트 주소는 http://itinerrance.fr/hors-les-murs/le-parcours-street-art-13/이다.
‘거리미술관 13구’라는 이름으로 현재 프랑스를 포함해 칠레, 포르투갈, 스페인, 튀니지, 브라질, 독일, 폴란드, 미국, 10개 나라의 15명의 작가가 19개의 벽화를 작업했다. 이딸리2쇼핑센터에서 방썽 오히올(Vincent Auriol) 거리를 따라 주변 골목에 주로 있었다.
이 작업은 이띠네항스(Itinerrance) 갤러리와 13구 시청이 함께 주관했다고 한다. 표시된 장소들을 하나하나 돌았다. 허름한 아파트이거나 이주민들이 많이 사는 지역이었다.

거리미술 계에서는 알려진 인물, 미국 출신의 OBEY(본명은 Shepard Fairey), 프랑스 출신의 C215, Invader, 영국의 Banksy 등 쟁쟁한 작가들을 만날 수 있다. 줄타기 서커스를 하는 모습, 반추상 기법으로 그린 실내 풍경, 학과 같은 동물형상, 차이나타운의 성당 옆 건물에는 용과 말 등이 그려졌고 ‘亞洲’라는 글씨가 쓰여 있다.
파리의 아랍세계연구소 건물 뒤편에 그려진 조형적인 벽화, 이란 문양과 가벼운 히잡을 두른 여성의 모습, 일부 벽화는 기존 작품에 그래피티를 덧칠되어 있기도 했다. 이런 경우는 골목 지역의 담장이 많았다.
퐁피두 미술관 옆 수변광장이 있는 한 허름한 건물에도 ‘쉿!’하는 모습의 그림이 있었지만 사람의 손이 닿는 범위까지는 그래피티로 덧칠되었다.
이띠네항스 갤러리는 지난 2013년 말께 철거 예정인 파리 13구의 한 9층짜리 저가아파트에서 메디 방 셰흐(Mehdi Ben Cheikh)의 기획으로 Street Art 프로젝트가 진행됐다. 전 세계 100여명에 달하는 아티스트들이 파리로 모여 운동의 본질과 정신을 표현한다는 목적으로 각각의 아티스트들은 벽과 천장에 그들의 주제를 표현했다.
작품이 완성되고 전시는 10월 한 달 동안 열렸다. 전시회는 무료로 진행됐고 안정상의 이유로 1회 관람객이 49명으로 1시간으로 제한되었다.

▲ SteW - place de Vénétie - Paris 13 - fresque réalisée en janvier 2014
대규모 프로젝트 지역 변화 유도

메디 방 셰흐는 “11월 1일 철거 예정인 이 아파트의 전시를 보기 위해 토요일 새벽 4시에 온 사람이 있을 정도로 호응을 받았다”면서 “다만 이 전시를 연장하지 못한다는 안타까움이 있었지만 이를 사진으로 남겨둘 뿐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2014년에 튀니지의 오래된 마을인 Erriadhp으로 30개국 150명의 작가를 초청해 두 달 동안 Djerbahood라 부르는 스트리트아트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대부분의 작업은 대문과 창문, 벽 등에서 진행됐다. 이처럼 대규모 프로젝트를 통해 특정 지역을 한 순간에 변화시키는 작업은 놀라울 만하다.

이런 벽화에 참여했던 한 작가의 이야기이다. “벽화는 일종의 소통의 문이에요. 저와 사람들과 대화하고 같이 느낄 수 있는 통로 말이죠. 게다가 제 벽화에 메시지도 남길 수 있어요, 그리고 보다시피 제 이름과 제작년도, 심지어 이메일이나 개인 웹 사이트 주소도 넣을 수 있고요.”
여기에는 적극적 또는 소극적인 공간지원이 뒤따른다. 공간의 할애는 작품의 규모와도 연계된다. 대형 작품을 그리고 싶은 예술가의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공간인 셈이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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