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고향먹거리8. 천년고도 목사골 사람들의 보양식 곰탕
내고향먹거리8. 천년고도 목사골 사람들의 보양식 곰탕
  • 한울 시민기자
  • 승인 2015.05.25 14: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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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탕과 설렁탕 점심으로는 최고의 간편한 영양식이다. 그러나 헷갈린다. 차이점이 뭘까?

‘곰탕 또는 곰국’ 이라고도 한다. 이 뜻은 음식은 ‘고다’라는 말에서 그 명칭이 유래됐다. ‘고다’는 음식재료를 오랫동안 끓이는 행위를 의미하는데, 고다라는 말에 ‘ㅁ’을 붙여 ‘곰’이라는 명사형 단어로 만든 뒤 국물 요리를 뜻하는 ‘탕’, ‘국’에 붙여 ‘곰탕’, ‘곰국’이라는 요리 이름이 탄생했다.

곰탕은 소의 각종 부의가 주재료로 사용된다. 소의 양지, 사태, 양, 곱창 등의 부위를 많이 넣고 끓이는 국을 말하며 ‘육탕(肉湯)'이라고도 한다. 경상도 지역에서는 여기에 뼈를 넣고 곰탕을 고아내는 경우도 있는데, 이때는 먼저 뼈를 우려낸 후, 뼈를 건져내고 다시 고기를 넣고 끓이면 뽀얗던 국물이 다시 맑아진다. 곰탕 국물이 맑으며 맛이 진하고 무겁다.

‘설렁탕’은 소의 사골 즉 다리뼈를 넣고 고아 낸 것을 이야기 한다. 요즘은 머리부터 꼬리까지 소에서 나올 수 있는 거의 모든 부위를 함께 넣고, 푹 끓이는 동안 골수가 녹아 들어가 우윳빛처럼 색이 뽀얗다.

나주곰탕은 사실 쇠고기국밥에 가까운 음식이다. 음식의 기원을 봐도 나주 읍성 안에서 오일장을 찾던 장꾼들에게 소의 머리 고기와 내장 등을 푹 고아서 팔던 장터국밥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드넓은 평야와 영산강 줄기를 품고 있는 나주였기에 우시장이 발달할 수 있었고, 그 덕으로 태어난 음식인 셈이다. 또한 일제강점기에 세워졌던 소고기 통조림 공장에서 나주 지역에 엄청난 양의 소 부산물이 쏟아져 나왔고, 이를 활용해 나주곰탕이 많이 만들어지면서, 나주지역의 보양음식으로 태어났다.

나주곰탕은 다른 지역의 곰탕과 다르게 소뼈를 적게 넣고 양지나 사태 등 좋은 고기를 삶아 육수를 내기 때문에 국물이 맑다. 국물은 담백하고 개운하며, 푸짐하게 수육이 올라가 든든하게 배를 채울 수 있다.

곰탕은 미리 밥을 담아놓은 뚝배기에 설설 끓는 가마솥에서 국물을 떠서 밥이 담긴 뚝배기를 서너 차례 토렴한다. 그래야 곰탕의 제 맛이 난다, 이 과정을 ‘토렴’이라고 하는데, 뜨거운 국물을 부었다 따랐다 몇 차례 하여 밥을 데우며 맛을 우려낸다.

뜨끈한 국밥 한 숟가락을 떠서 그 위에 빨간 김치나 깍두기 한 점을 얹어 먹으면 느끼한 맛은 전혀 없고 달콤하면서도 구수한 곰탕의 제 맛을 느낄 수 있다. 나주 곰탕 전문 식당에서는 곰탕 외에 고기가 더 많이 들어간 수육곰탕과 수육도 맛볼 수 있다.

곰탕은 예부터 보양식으로 즐겨 먹었다. 영양가가 많고 담백한 맛으로 수라상에 오를 정도로 귀한 음식으로 여겨졌다. 1527년 조선 중종 때 발간된 ‘훈몽자회(訓蒙字會)’를 보면 곰탕을 ‘공이 많이 들어가는 진귀한 음식’으로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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