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의 빛과 도시벽화(15) 파리, 세계적인 빛의 도시 자리매김
광주의 빛과 도시벽화(15) 파리, 세계적인 빛의 도시 자리매김
  • 파리=정인서 문상기 기자
  • 승인 2015.05.25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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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펠탑 조명 휘황찬란 기대보다 떨어진 듯해
블랙아웃 우려해 야간조명 제한 ‘지나친 간섭’
▲ 세계의 아이콘이 된 파리 에펠탑은 프랑스 관광의 상징물이 되었다. 이를 보기 위해 찾는 수많은 사람들은 낮고 밤을 가리지 않고 에펠탑을 오른다.

파리. 이 이름 하나만 들어도 세계인의 가슴은 충분이 설렌다. 매년 세계 관광객 수 1위를 자랑하는 파리는 그 유명세만큼이나 볼거리가 많다. 낮이건 밤이건 파리는 시간이 멈춘 도시와 같다.
어느 곳은 타임머신을 타고 중세시대의 거리를 거니는 듯 하고 어느 곳은 고흐나 밀레, 모네가 인상 깊은 작품을 그리는 작업실을 연상케 한다. 또 최신 유행의 패션을 보여주는 샹젤리제 거리는 여성들의 눈과 마음을 금방 훔쳐간다.

이처럼 예술과 문화, 낭만의 도시 파리는 밤과 낮의 구별이 없다고 할 정도로 즐거움이 가득한 도시이다. 이번 기획취재는 이러한 파리의 모든 내용을 담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시간과 지면의 한계로 파리의 야간조명과 벽화를 중점적으로 살폈다.
파리는 빛의 도시다. 최근 리옹이 세계빛도시연합을 창설하고 빛축제를 열면서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긴 하지만 파리의 명물들을 밝히는 야간조명은 낮에 보았던 경관들에 대한 새로움을 더하고 있다. 개선문, 몽마르트언덕, 세느강변, 샹젤리제거리, 콩코드 광장 등 어느 곳을 가든 파리의 아경은 화려함을 자랑한다.

▲ 파리에 가면 세느강의 유람선 바또 무슈를 타고 파리의 대표적인 장소를 외관으로나마 쉽게 바라볼 수 있다.
고풍스러운 건물 야경 한껏 드높여

더욱이 세느강에서 유람선 바토무슈(Bateaux Mouches)를 타고 1시간여 동안 돌아보는 주변 야경은 휘황찬란하지는 않지만 주변 건물의 고풍스러움을 더해준다. 저녁 8시20분, 20분 간격으로 출발하는 유람선은 줄을 선 순서대로 오른다.
취재진은 야경 사진을 찍느라 정신이 없었다. 알렉산더3세 다리, 오르세미술관, 노트르담대성당, 루브르박물관 등 눈에 익혔던 건물들이다. 뉴욕에 있어야 할 자유의 여신상이 이곳에 있었다. 깜짝 놀랐다. 프랑스에 있는 자유의 여신상은 뉴욕 자유의 여신상이 세워진 3년 후인 1889년에 프랑스 혁명 100주년을 기념하여 세워졌다. 뉴욕보다 4분 1 크기라 한다.
파리 자유의 여신상은 처음 세워질 당시에는 에펠탑 쪽을 향하고 있었다. 그러나 1937년 파리 만국박람회가 때 뉴욕 자유의 여신상이 있는 서쪽으로 방향을 조정했다고 한다. 뉴욕과 파리의 양 도시가 서로 마주 바라보게 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여신상의 왼손에는 미국 독립기념일(Ⅳ. JUILLET 1776)과 프랑스 혁명일(XIV. JUILLET 1789)의 날짜가 새겨진 커다란 서판이 들려있다.

파리 야경의 극치는 바로 에펠탑 야간 조명(illuminations)이다. 매일 저녁 에펠탑은 매시 정각 5분 동안 화려한 야간조명을 발산한다. 우리가 본 9시 정각, 유람선은 이 시간을 맞춰 에펠탑을 볼 수 있는 자리를 지나간다. 반짝거리는 에펠탑 조명에 사람들마다 탄성이 쏟아졌다.
그러나 취재단이 보기엔 조명효과가 좀 단순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LED를 활용한 색상이 다양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지나친 기대 때문일까?
에펠탑의 야간조명은 에펠탑의 완공과 그 궤를 같이 했다. 1889년 가스를 사용해 첫 인공조명을 시작한 이래 1900년 전기, 네온, 고압 나트륨 등을 거쳐 최근에는 LED 조명으로 진화했다.

프랑스도 심야시간대 조명 끄도록

이렇게 야경으로 세계인의 눈을 훔쳐가는 프랑스도 최근에는 밤에 조명을 끄고 있다. 단 새벽 1시 이후이다. 이 정도 시간이면 관광객에게는 아무런 불편이 없다. 프랑스도 이 점을 고려한 것 같다.
프랑스 정부는 지난 2011년 7월부터 상점과 기업들에 대해 오전 1시~6시 네온사인 간판을 끄도록 하는 조치를 취했다. 에펠탑을 비롯해 300곳이 넘는 교회와 다리, 기념비 등 파리의 상징적인 관광명소 다수는 이미 야간 소등에 들어갔다. 프랑스 정부는 이를 통해 오는 2020년까지 에너지 효율성을 20% 높이겠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야간 소등정책이 파리의 관광산업과 ‘빛의 도시’라는 명성을 자칫 퇴색시킬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밤길에 안전상의 위험도 증가할 것이라는 문제점도 제기하고 있다.
밤새도록 돌아다니는 시민이나 관광객이 얼마나 될까라는 생각을 해보면 그리 나쁘지 않은 정책이다. 실제로 4년째 시행된 이 정책은 프랑스 관광객 변화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았다.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정책이 시행되고 있다. 지난 2011년 9월 16일 이상 고온 현상으로 전력 수요가 폭증, 수도권 주요 지역에서 5시간 동안 정전 사태가 발생했다. 다행히 ‘블랙아웃(대규모 정전 사태)’까지 치닫지는 않았으나 이에 대한 심각한 우려가 제기되면서 에너지 위기경보가 ‘주의’ 단계면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등 대규모 상점들은 영업시간 이후, 유흥업소들은 새벽 2시 이후부터 모든 옥외조명을 끄도록 한 것이다.
에너지 위기경보는 관심-주의-경계-심각의 4단계로 되어 있다. 차이가 있다면 파리와 달리 우리나라는 야간조명 소등은 정부가 지나치게 간섭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광주의 경우 광주천 다리에 5년 전 야간조명 시설을 만들어놓고도 지난 5년간 사용하지 못했다. 올 U대회와 아시아문화전당 개관을 앞두고 일시적으로 불을 켠다는 소식이 들린다.
/파리=정인서 문상기 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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