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림동 정신 이어받아 ‘광주정신’ 회복해야
양림동 정신 이어받아 ‘광주정신’ 회복해야
  • 김다이 기자
  • 승인 2015.05.13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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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인화, 선교사 유업 잇는 일 찾아 문화행사 꾸려
광주의 근·현대 시작점, Again 1904년 되길

▲홍인화 The 1904, Heritage추진위원장
“광주의 정신을 회복하는 일은 양림동 정신을 회복하는 것이 아닐까요?”

매년 5월이면 크고 작은 행사들로 들썩이는 광주. 오래전부터 80년 광주의 5.18 민주화운동은 왜곡된 부분이 많았고, 지금도 왜곡된 시각으로 바라보는 이들이 많다.

광주가 정말 광주다워지고, 양림동이 본연의 모습으로 빛이 발하기를 간절히 기원하고 있는 The 1904추진위원회는 지난해부터 시작됐다.

▲양경모 작가, 김영태 작가, 홍인화 전 시의원
두 번째 양림유업축제 꾸리다

이들은 올해도 빠짐없이 선교사들이 세운 학교, 기독병원, 방송국 등이 협력해 두 번째 양림유업축제를 마련했다.

태풍 노을이 언제 지나갔지 모를 정도로 맑게 개인 오후. ‘한국- 이스라엘 작가들의 교류전’이 진행되고 있는 광주국제교류센터에서 홍인화 전 시의원을 만났다.

지난 민선 5기 광주시 행정자치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던 그녀는 수피아여고 출신으로 현재 양림동 선교문화를 사랑하는 The 1904, Heritage 추진위원장을 맡고 있다.

근·현대 문화가 공존하고 있는 양림동은 1904년 처음으로 선교사들이 찾은 곳이다. 광주의 근현대사가 시작된 연대라고 할 수 있다. 당시 광주에는 미국의 남장로교 선교부가 설립되면서 시민을 위한 진정한 노력과 문화를 바꾸는 일들이 펼쳐진다.

양림동에 정착한 선교사들은 단순히 종교전파 뿐만 아니라 여성들의 인권을 외치며 수피아학교 설립, 한센병 환자와 버려진 아이들을 데려다가 치료하고 지속적으로 보살피며 3.1 만세운동까지 이끌었다.

올해 The 1904, Heritage 추진위원회가 Heritage(유산)로 주제를 정한 이유는 양림동의 선교사들의 삶을 조명하고, 유업을 잇는 일을 해보자는 의견이 나오면서 행사를 꾸리기 시작했다.

▲지난해 The 1904, 화해자의 날 오웬각에서 열린 화해자의 날 행사ⓒPhotographer Yaoungtae Kim
오방 최흥종 목사, 유업 이어받다

그중 선교에 앞장섰던 오방 최흥종 목사는 광주 최초의 장로, 금정교회, 북문밖교회에서 담임하고, YMCA, 제중원, 나병원에서 몸 바쳐 지내며 그야말로 광주의 아버지로서 희생적인 삶을 살았다.

홍 위원장은 “광주정신이 회복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지난 1월 1일 선교묘역에서 예배를 드리면서 묘역에 묻힌 선교사의 유업을 잇을 사람이 누구일까 생각을 했다”며 “최흥종 목사는 헌신과 사랑으로 광주시민들을 보살폈다”고 말했다.

그렇게 추진위원회는 ‘Heritage’이라는 큰 타이틀 속에 최흥종 목사의 후손들과 그의 삶을 뒤쫓아 온 이들과 함께 유업을 이어 받고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5월 14일은 광주 중앙교회, 15일은 광주제일교회, 16일은 증심사 위 신림교회에서 ‘The 1904, 최흥종의 날’이 진행되며, 오방 수련원 입당식 및 후손들과 함께하는 유업투어가 진행된다.

17일은 우월순 선교사 사택 앞에서 워십댄스, 국악, 멕시지, 최흥종 목사의 자손 등을 초청해 The 1904, Heritage의 밤을 진행한다. 16일 신림교회, 18일 광주새순교회에서는 ‘나의 남편 최흥종’ 연극이 펼쳐진다. 하반기에는 최흥종 연극을 한 차례 더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The 1904, Heritage 행사로 오는 23일까지 동구 광주국제교류센터 GIC갤러리에서 ‘한국-이스라엘 교류전’이 펼쳐진다.

지난 1월경 이스라엘을 다녀온 홍인화 추진위원장에게 ‘한국-이스라엘 교류전’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지난해 The 1904, 화해자의 날 오웬각에서 열린 화해자의 날 행사ⓒPhotographer Yaoungtae Kim
▲지난해 The 1904, 화해자의 날 양림미술관에서 열린 오웬, 유진벨, 서서평 전시 ⓒPhotographer Yaoungtae Kim
이스라엘, 광주와 비슷한 면모 있어

“이스라엘은 종교전쟁으로 그동안 소외되고 알려지지 않으면서 왜곡된 부분이 많은데 그런 부분에서 광주 5.18과 비슷한 모습이 많습니다.”

홍 위원장은 이스라엘 사람들은 유대인 노예화로 크리스천에게 상처를 받기도 했지만, 변명을 하지 않고 실제로 평화로운 모습으로 80년 5.18로 상처받은 광주시민들과 비슷한 구석이 많았다고 말한다.

그녀는 “개인적인 생각이긴 하지만 이러한 모습을 보고 이스라엘과 광주가 자매결연을 맺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며 “건강한 생각으로 외국인들의 인권과 교류증진에 목적을 두고, 상징성과 진정성을 갖고 있는 광주국제교류센터에서 양경모 작가와 함께 교류전을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부터 홍 전 의원은 양림동 문화를 되살리는 일에 손발 걷고 나서며 The 1904 추진위원회 일을 도맡아왔다.

지난해 ‘화해자로 부르심’이라는 타이틀로 첫 시작을 알린 The 1904 추진위원회는 조선인을 지독하게 사랑했던 서서평 선교사의 삶을 조명하는 전시와 연극을 선보이기도 했다.

‘The 1904, 뮤지컬 서서평’은 큰 호응 속에 지난 2014년 광주문화재단의 페스티벌 오! 광주-브랜드 공연축제로 선정되어 빛고을 시민문화관에서 막을 내리기도 했다.

앞으로 홍 위원장은 “현재 기독교를 예전처럼 존중하기보다는 멸시하는 상황을 지켜보면 안타깝기만 하다”며 “존중을 받으려면 헌신과 사랑이 없으면 안 된다. 광주의 근현대사 시작된 연도인 1904년을 기점으로 하나님의 말씀대로 다시 건강한 생각을 할 수 있도록 광주 정신을 회복했으면 한다”고 염원했다.

▲지난해 The 1904, 화해자의 날 양림미술관에서 열린 오웬, 유진벨, 서서평 전시 ⓒPhotographer Yaoungtae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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