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의 미래 먹거리, 공장굴뚝보단 자연을 2-하
전남의 미래 먹거리, 공장굴뚝보단 자연을 2-하
  • 권준환 박용구 기자
  • 승인 2015.05.11 09: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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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의 미래는 숲. 연구부터 충실히!

숲을 조성한다는 것은 단기간에 이뤄지기 어렵기 때문에 긴 호흡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진행돼야 한다.
사실 이낙연 전남지사가 ‘숲속의 전남’ 10개년 계획을 발표하기 이전부터 전남지역 각 시·군은 지자체별로 각각 숲을 조성하기 위한 사업들을 진행해왔다.

하지만 주민들의 참여 부족이나 예산의 문제 등으로 인해 단발성으로 끝나버리는 경우가 많아 이 부분이 지적돼왔다. 때문에 이 지사는 전남의 미래 먹거리로 숲을 조성하자는 계획을 세운 것이다. 이는 지금까지 이어져 온 단발성 사업들과는 차원이 다른 사업이 돼야함을 뜻한다. 하지만 여전히 큰 틀을 보지 못한 채, 급하게 사업이 진행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우려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주민참여 적극적이나 여전히 마을만들기 수준

취재진이 찾아 살펴봤던 장성과 담양의 경우 <시민의 소리>가 강조했던 주민참여 부분에 있어서는 관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주민들의 참여에 의해 사업이 진행됐고, 주민들이 직접 나무를 심는 등 시작은 좋다.
하지만 이러한 주민참여가 앞으로 10년, 20년, 50년 동안 계속 이어갈 것인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다.
또한 숲 조성이라고 하지만 숲이라기보다는 마을공원 같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어 여전히 마을만들기 차원의 사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오구균 광주전남녹색연합 공동대표
오구균 광주전남녹색연합 공동대표는 “이낙연 전남지사가 ‘전남의 미래는 숲이다’라며 숲속의 전남 사업을 추진한 것에 대해서는 적극 찬성한다”면서도 급하게 사업이 추진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오 대표는 “현재 50, 60, 70세 세대들은 새마을운동을 거치며 바쁘게 살아왔기 때문에 ‘빨리빨리’라는 생활이 몸에 배어있고, 20, 30, 40세 세대들은 부모세대처럼 잘 살고자 하는 욕구 때문에 경제, 취업, 돈에 관심이 많다”고 입을 열었다.
이러한 사회풍토가 숲속의 전남 사업과 무슨 관련이 있는 것일까.

그는 “돈 되는 소득숲, 즉 경제숲이 조성돼 소득으로 이어지려면 적어도 30~50년이 걸린다”며 “이낙연 지사가 빨리빨리 성과가 나타나길 바라는 기성세대들, 그리고 숲으로 인한 소득과 일자리를 기대하는 젊은 세대들을 어떻게 설득할 것인가”라는 물음을 던졌다.

오 대표는 “전남도가 100년의 비전을 가지고 5~10년씩 단계별로 어떻게 추진돼서 어떤 성과가 나타날 것이지 설명해 산주와 주민들의 이해가 정착돼야 큰 잡음 없이 사업이 진행될 수 있을 것이다”며 “큰 비전을 세우기 위해선 학술적으로 조사·연구가 필요하며, 당장 현실적인 문제로 접근해 서두른다고 될 일이 아니다”고 못 박았다.

학술적 조사·연구 필요, 서두른다고 될 일 아니다

또한 “기후나 병해충, 유기농 등 여러 조건들을 고려해 각각의 지역에 맞는 육종을 개발·연구하는 연구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숲을 만든다며 연구도 없이 아무거나 빨리빨리 심어선 안 되고 숲 연구소 등을 체계적으로 육성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도민들을 설득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나무를 조금씩 심는 것은 경제적인 가치가 많이 떨어진다는 점을 들며 1가지 종이 10만ha(약 1000㎡) 정도 심어져야 관련 산업이 발달하고, 경제적 소득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원자력, 쓰나미, 지진 등 기후변화가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상황 속에서 해안선 부근에 방재림을 조성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오 대표는 “지금 당장 시작한다고 해도 20년 후에야 방재림으로 인한 방재시스템이 구축된다”며 “지역민들의 협조도 필요하고, 예산을 가져와 주민들과 같이 조성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결론적으로 숲을 전남의 제대로 된 먹거리로 만들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 연구와 개발을 거듭해 지역에 맞는 육종을 선발하는 것이 우선이다. 이어서 도민들을 설득시켜, 단기적으로 성과가 나타나지 않더라도 20년 후 30년 후의 미래를 보고 큰 틀에서 비전과 계획을 세워가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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