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기록유산 콘텐츠화(4) 문중문헌
호남기록유산 콘텐츠화(4) 문중문헌
  • 전남대 호남한문고전연구실
  • 승인 2015.04.30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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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문중(門中)은 성(姓)과 본관(本貫)이 같은 경우를 말한다. 우리나라에는 수많은 문중이 있으며 호남지역에도 수 백 이상의 문중들이 있다. 이들 문중은 전통 사회를 유지하는 가장 중요한 조직 체계였으며, 오늘날에는 문중의 기능에서 많은 변화가 일어났지만, 여전히 중요한 사회 조직의 하나로 남아 있다.

따라서 이들 문중에서는 많은 기록을 남기게 되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이들 문중의 기록 자료들에 대한 전면적인 조사나 연구가 거의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일부 문중들에 소장되어 있는 책들을 ‘문중문고’라는 이름으로 부르면서, 부분적인 연구에 머무르고 있었다. 그런데 무엇보다 많은 문중들이 남긴 기록문화유산을 체계적으로 조사하고 정리할 필요가 있다.

전남대 호남한문고전연구실에서는 이들 각 문중들에 의하여 간행된 수많은 문헌들을 ‘문중문헌’이라고 부르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이들 문중문헌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와 정리를 하고 있다.

문중문헌의 종류

▲해남윤씨 문중문헌 총서
문중문헌은 문중 단위로 만들어진 문헌이다. 이들 문헌은 여러 종류가 있는데, 크게 나누어서 족보류(族譜類)와 지장록류(誌狀錄類) 등이 있다. 문중문헌의 가장 대표적인 것은 족보(族譜)이다. 족보를 통하여 종적으로는 시조(始祖)로부터 현재의 동족원까지의 세계를 알 수가 있고 횡적으로는 현재의 동족 및 상호혈연 친소원근의 관계를 알 수가 있다.

족보의 종류에는 대동보(大同譜), 파보(派譜), 세보(世譜), 가승보(家乘譜), 계보(系譜), 만성보(萬姓譜)가 있다. 대동보는 한 성씨의 시조 이하 동계혈족의 동족 간에 분파된 파계를 한데 모아 집대성한 것을 말한다.

파보는 동일선계의 시조 이하 분파된 해당 파계만을 수록한 것을 말하며 세보는 내용상으로 파보와 동일하며 일명 세지(世誌)라고도 부른다. 가승보는 시조(始祖) 이하 중조(中祖), 파조(派祖)를 거쳐 본인에게 이르기까지 직계존속만을 수록한 가첩을 말한다.

계보란 다른 가첩류와는 달리 시조 이하 동족간의 계통과 소목을 밝히기 위하여 명(名), 휘(諱), 자(字)만을 수록한 계열도(系列圖)를 말한다. 만성보는 만성대동보(萬姓大同譜)라고도 하며 각 성씨의 관향별, 시조 이하 역대 중시조, 파조 등을 요약하여 수록한 것으로 문중문헌의 참고서와 같다.

지장록(誌狀錄)은 문중의 훌륭한 사람들의 사실(事實)과 묘갈명(墓碣銘), 가전(家傳), 제문(祭文), 행장(行狀), 만사(輓詞) 등을 모아 수록한 것을 말하며 세계도(世系圖)는 수록하지 않는다. 지장록은 기존의 어떤 기록에도 없는 원 자료인 경우가 아주 많으며, 대부분 족보를 편찬할 때 함께 간행한다.

세고(世稿)는 후손들이 선조들의 문헌을 모아서 수록해 놓은 것을 말한다. 이밖에 선조들의 충효를 기록한 충효록(忠孝錄)과 문헌을 수록해 놓은 문헌록(文獻錄) 등이 있다.

이러한 문헌들은 선조 때부터 시작되는 자신의 뿌리를 담은 귀중한 자료로 후손들로 하여금 집안의 역사를 알게 하여 자긍심을 높이고 아울러 족보상에 드러나고 있는 여러 가지 사실들을 연구하여 학문적 관심을 이끌어 내는데 있다. 따라서 문중 단위의 글들은 그 문중의 사회적인 성격이나 문학적인 성취 등 여러 가지 모습을 알려주는 중요한 기록물이라고 할 수 있다.

▲해남윤씨 족보

해남윤씨족보(海南尹氏族譜) 대하여

호남 지역의 대표적인 문중으로 해남윤씨가 있다. 해남윤씨는 <어부사시사>를 남긴 한국 문학의 대가 고산 윤선도, <자화상>을 남긴 조선시대 대표 화가 공재 윤두서, 조선 중기 가사 <일민가>의 작자 지암 윤이후 등을 배출한 문중이다. 윤선도의 고택이자 현재 종손이 살고 있는 해남 녹우당은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고 해마다 많은 관광객들이 방문하고 있다.

호남한문고전연구실에서는 해남윤씨 문중문헌을 해제, 탈초, 영인하고 <고산선생 연보>를 번역하여 2012년에 10권의 책을 완간하였고, 2014년에는 호남기록문화유산 홈페이지에 해남윤씨 문헌들을 기초 DB화하여 수록하였다.

호남기록문화유산 홈페이지에 탑재한 『해남윤씨족보(海南尹氏族譜)』에 대해 간략히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해남윤씨족보(海南尹氏族譜)』는 해남윤씨 대동보로 목활자본이며 29권 29책으로 구성되어 있다. 1929년 간행되어 ‘기사보(己巳譜)’라고도 불리며 윤삼하가 서문을 썼다. 이 대동보를 근거로 살펴보면 해남윤씨는 고려 중기 윤존부(尹存富)를 시조로 이후 7세조까지는 실전(失傳)되어 기록이 없으며 8세조 윤광전(尹光琠)부터 기록이 되어있다.

대호군공(大護軍公) 단봉(丹鳳)과 소윤공(小尹公) 단학(丹鶴) 두 형제 이후 8파를 형성하고 있는데 대호군공파(大護軍公派), 호군공파(護軍公派), 적순공파(迪順公派), 진사공파(進士公派), 참봉공파(參奉公派), 정릉공파(定陵公派), 어초은공파(漁樵隱公派), 참의공파(參議公派)가 있다.

대동보는 총 4번 간행되었는데 1702년에 간행된 임오보(壬午譜)가 최초의 족보이며 경오보(庚午譜, 1870년), 기사보(己巳譜, 1929년), 병진보(丙辰譜, 1977년) 등으로 이어진다. 이외 각파(各派)별로 수차의 파보(派譜)를 간행하였다. 1702년에 간행된 임오보는 현재 족보목판 93매가 전해져 오고 있으며 강진군 도암면 강정리 82번지 추원당에 보관되고 있는데 유형문화재 168호로 지정되었다.

문중문헌 연구의 향후 계획

문중문헌은 지역 인물사 연구에 절대적인 자료가 되며 그 문중의 문화를 파악하는데 중요한 자료가 된다. 특히 문중들마다 보관하고 있는 족보의 진정한 가치는 단지 선조가 누구이며 그 자손들 중 훌륭한 사람이 누구인가 하는 단순한 계보적인 사실을 떠나 족보에 드러난 시대상을 연구하는 것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계보학에 관심이 많은 학자들과 해외에 있는 한국학자들까지도 “한국의 족보야 말로 가장 한국적인 텍스트다.”라고 하며 소중한 문화유산으로 여기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문중문헌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한국족보박물관이 대전 뿌리공원 내에 2010년에 건립되어 각 문중들의 족보들을 모아 전시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족보대학’및‘신나는 족보박물관 탐험’등 각종 특별전시회도 열고 있다. 그러나 문중의 방대한 문헌들을 체계적으로 조사 관리하여 발굴하는 작업은 여전히 미미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호남한문고전연구실에서는 옛 선조들이 남겨놓은 호남지역의 문중문헌들에 대한 조사와 정리가 필요하다고 여겨 문중문헌 자료를 수집, 조사하고 있으며 지난 2014년 3월부터는 ‘호남기록문화유산 발굴∙집대성∙콘텐츠화’ 연구 사업의 일환으로 문중문헌 분야에 대한 기초DB화 작업을 시작하였다.

현재 호남기록문화유산 홈페이지에는 호남에 정착세거지(定着世居地)가 있는 광산김씨, 경주정씨, 여산송씨, 영일정씨, 해남윤씨 등 5개 문중의 대표적인 문헌 40종의 이미지와 목차, 간명해제가 탑재되어 있다.

올해에도 5개 문중의 문헌을 선정하여 탑재할 예정이며, 호남에 세거한 100여 문중들의 문헌 조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러한 일이 이루어지면, 각 문중마다 어떠한 문헌들이 있으며, 그 문헌의 내용이 무엇인지를 한 눈에 알 수 있을 것이다. 이와는 별도로 2015년에는 호남의 주요 문중 약 30여 곳을 선정하여, <호남문중문헌 기초목록>을 발간할 예정이다.

문중문헌의 자료는 문중 깊숙한 곳에 보관되어 조사 정리가 어려운 형편이다. 혹 문중에 소장하고 있는 문헌들을 소개하고 싶다면 호남기록문화유산 홈페이지 ‘시민참여란’을 활용하거나 호남한문고전연구실(062-530-5022)로 연락을 부탁드린다. 이러한 문헌들은 향후 호남지역 문중문헌을 연구하는데 중요한 초석이 될 것이다. 이는 한국 전통문화의 세계화를 위한 중요한 자료원이 될 것이다.

▲오천지장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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