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명과의 대화-광주를 말한다(39) 허기 K어린이집 원장
100명과의 대화-광주를 말한다(39) 허기 K어린이집 원장
  • 권준환 기자
  • 승인 2015.04.28 14: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구석구석 모든 시민 위한 정책 펼쳤으면
광주의 ‘투쟁’이라는 이미지 바꿀 필요있다
집중적인 부모교육 이뤄진 후 지원돼야
더불어 사는 광주, 참여하는 자치도시를 지향하기 위한 시민들의 목소리는 무엇일까? <시민의 소리>는 다양한 분야의 여러 가지 주제에 대해 100명의 시민에게 릴레이로 ‘시민의 소리’를 듣는 기획기사를 마련했다. 광주의 발전과 미래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시민들과 각기 다른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나눠본다. /편집자 주

허기 원장을 만나기 위해 K어린이집을 찾았다. 그녀는 이번 ‘100명과의 대화’ 인터뷰를 통해 지금껏 광주시민이지만 광주시의 정책에 대해 너무 무심했던 것 같아 관심을 가져야겠다는 것을 느끼게 됐다고 털어놨다.
그녀는 투표권이 없다는 이유로 아이들에게 거는 공약사항이 없다는 것은 굉장히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민주시민이 될 아이들을 위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번 100명과의 대화 서른아홉 번째 순서는 허기 K어린이집 원장의 이야기다.

▲만약 광주광역시장이 된다면 어떤 정책을 펼치고 싶나요?
-저는 지금까지 광주에 대해 애정을 가지고 살았습니다. 광주를 떠나고 싶은 생각이 없어요. 현재 직장이 전남에 있긴 하지만 광주에서 일하고 싶습니다.
집은 광주인데 오랜 시간 전남에서 일하다보니 더 무관심했을 수도 있지만, 실질적으로 어떤 정책을 편다한들 특별히 ‘생활하는데 좋아졌다’는 느낌을 가진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시장님이 시정을 운영해갈 때 소수의 사람, 소수의 집단과의 교류를 통해서만 이뤄지고 있지 시민들 구석구석까지는 들어오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정치색이 없으면서 자기 분야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사람들, 소리 없이 일하고 있지만 나름의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의견을 많이 들었으면 좋겠어요.
찾아보면 드러나지 않았지만 광주 발전을 위해 나름대로 생각 많이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또한 이제는 광주의 이미지를 바꿀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광주는 빛고을 도시라고 합니다. 빛 광(光)자를 써서 다른 도시에 비해 따뜻하고 좋은 곳이라는 느낌이 들지만 실질적으로 내부로 들어와 보면 그 이름값을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광주’ 하면 ‘민중항쟁’이라는 단어가 떠오를 만큼 무슨 일만 나면 정부에 도전하는 이미지가 강해요. 이제는 시대적인 흐름에 맞춰 광주의 이미지를 바꿔야 합니다.

▲광주의 이미지를 바꿀 필요가 있다고 했는데, 광주가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요?
-투쟁의 이미지를 문화·예술이라는 수단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제가 문화전당 근처로 이사를 했는데, 그 계기가 문화전당이 생기고 나면 빌딩숲이 아니라, 정적이고 사람의 정서를 편하게 해줄 수 있는 동네가 형성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었어요.
하지만 실질적으로 보면 외곽으로만 투자가 이뤄지고 있더라고요. 그것은 결국 도심공동화를 심화시키고 도시를 황폐화 시키는 것입니다.

영유아부터 노인까지 모두에게 문화는 필요합니다. 또한 문화예술은 사람의 정서에 많은 도움을 줍니다. 어린 아이부터 문화예술을 쉽게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면 정서적으로 편안하고 안정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투쟁보단 대화로 풀어나가려는 인성이 형성되면 이미지가 변화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물론 단기간에 바꿀 순 없겠죠. 길게 봐야 합니다.

저는 타협적이고 싸움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인데, 광주사람이라는 이유만으로 쉽게 반발하는 사람으로 보는 것이 억울해요.
이런 이미지를 상쇄시킬 수 있는 방법은 문화전당을 중심으로 전 시민, 전 연령층을 아우를 수 있는 프로그램을 시민들이 자주 접할 수 있도록 만들어줬으면 좋겠습니다.

▲유아교육에 종사하는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어떤 교육정책이 필요하다고 보나요?
-지금까지 시장님들의 공약사항을 보면 아이들이 주체가 되는 것은 없습니다. 투표권이 없으니까요. 하지만 그것은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입니다.
유아교육에서 목표로 하는 것은 민주시민으로서의 자질을 키우고 형성시켜주는 것이에요.
이 아이들이 커서 민주시민이 될 것인데 아이들에게 거는 공약사항이 없다는 것은 굉장히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많은 아이들을 돌보고 키워보니까 영어 잘하고, 수학 잘하고, 수능 잘 봐서 좋은 대학 가는 것보다 인성이 바른 아이를 키워야 이 사회가 제대로 지탱되는 것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모든 유아교육에서 인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거든요. 그만큼 인성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초중고교에 들어가면서 인성교육이 계속 연결이 돼야하는데, 입시제도에 초점을 맞추면서 인성교육에 대한 부분이 소외되기도 합니다.
시가 관련기관들과 협의해서 아이들의 정서에 초점을 맞춘 교육들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현재 무상보육 정책이 실시되면서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기는 것이 당연시돼버린 것 같아요. 물론 어린이집 원장이라는 입장에서 아이들이 많이 오는 것이 좋겠죠.
하지만 아이들의 발달로 봤을 때, 영아기 때는 엄마가 아이를 돌볼 수 있도록 기회를 주거나 피치 못할 사정으로 곁에 있을 수 없다면 지정된 양육자가 양육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그래서 아이들의 정서를 안정되게 키워줘야 합니다.

그리고 아이들을 무조건 어린이집에 맡기기보다는, 아이가 기관에 맡겨졌을 때 정서적으로 안정된 아이로 키우기 위해 부모가 해야 할 역할을 집중적으로 교육하는 것이 절실해요.

나라에서 무상으로 지원하는 보육료를 받으려면 자격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부모들이 일정시간 교육을 받고, 부모로서 해야 할 역할을 숙지한 후 지원이 돼야 한다는 것이죠.

아이들의 발달에 대해 교육받고, 교사들과 토의하면서 내 아이의 발달 상태를 진단해가며 지원을 받는 삼박자가 이뤄져야 합니다. 부모는 부모고, 교사는 교사에요. 어린이집 교사들이 모든 것을 할 수는 없죠. 부모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는 것입니다.
부모와 선생이 긴밀한 관계를 맺으면서 아이를 함께 기를 수 있도록 제도적인 장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광주광역시장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현재 윤장현 시장님은 시민운동 하다가 정치권에 온 것이잖아요. 제가 생각하는 리더의 모습은 책임감 있게 소신껏 의견을 결정하고 그것을 밀고 나갈 수 있는 파워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시민운동 한 사람들의 특성을 보면 대체적으로 여러 사람들의 의견을 모두 받아들이려고 하는 것 같아요.
저는 한 어린이집의 원장을 맡고 있어요. 물론 교사들의 의견은 모두 중요해요. 하지만 여러 사람들의 의견이 들어왔을 때 그 의견들을 통해서 최종적인 결정을 내리는 사람은 원장입니다.

시장이라는 자리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다른 사람 눈치 보지 말고 소신이 있다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그중에서 가장 최선의 방법이 무엇인지 선택해서 추진력 있게 밀고 나가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습니다.
어떤 결정을 내리든 모든 시민들에게 100% 만족을 줄 수는 없어요. 하지만 어떤 길로 가야 가장 광주가 발전하겠다는 소신이 생기면 강력하게 밀고 나갔으면 해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