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는 영화제 홍수지대(3) 영화제 성공사례를 살펴보다
광주는 영화제 홍수지대(3) 영화제 성공사례를 살펴보다
  • 김다이 기자
  • 승인 2015.04.15 13: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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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 분위기, 우리 지역과 어떻게 다르나

아시아문화전당 등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문화수도 광주는 새로운 콘텐츠를 집중 개발해 도시브랜드로 만들기 위한 작업들이 진행중이다.

문화관련 사업에 예산이 집중 투입되면서 ‘아시아’ 가치를 내세워 무(無)에서 유(有)를 창출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런데 거대한 방문객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소재인 영화제에 관련해서는 여전히 찬밥 신세다.

부산 전체 축제분위기 감돌는 영화제

그렇다면 영화제로 새로운 도시브랜드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서 어떠한 방안을 마련 해야할까? 국내 영화제 중 부산국제영화제가 가장 좋은 선례가 될 수 있다. 이미 부산은 국제영화제로 도시브랜드가 정착되어 지역의 밥줄이 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열린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 현장연수를 한국언론재단 지원으로 다녀온 경험에 비춰보면 광주국제영화제와 다르다는 것을 확연히 느낄 수 있는 부분이 많았다.

화려한 불빛과 넓은 해운대를 무대로 부산국제영화제는 국내외 톱스타, 영화배우가 몰리고, 전국 각지는 물론 일본, 중국 등 세계 팬들이 부산으로 몰렸다. 말 그대로 온통 축제현장이다.

부산국제영화제는 1996년 첫 시작을 알렸다. 그 당시 여러 지역에서는 국제영화제를 하려는 움직임이 작게는 5곳, 많게는 10곳이 있었다고 한다. 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에게 개최 당시에 대한 부산의 상황을 더욱 자세하게 들을 수 있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초창기 집행부가 지금까지 쭉 19년간 지속해오고 있다. 그 집행부 중에 한 명이 이용관 집행위원장이다.

이용관 집행위원장은 “초창기에는 오늘날의 영화제처럼 화려한 영화제를 꿈꾸지 않았다. 그냥 해변에서 술을 마시며 영화를 즐기는 축제를 상상했었다”며 “그러나 뚜껑을 열고 보니 18만 5천명이 모였고, 그것이 오늘날 19회까지 이어져 23~24만 명이 부산을 찾게 됐다”고 설명했다.

문화 불모지에서 국제영화제 무대 만들어

우리나라에서 서울도 아닌 지역에서 ‘국제영화제’가 성공할 수 있었던 큰 요인은 ‘문화의 불모지’였기 때문이라는 커다란 배경이 자리하고 있다.

그는 “다른 축제들은 부산국제영화제를 따라가려고 하지만 차라리 테마가 있고, 컨셉이 있는 작지만 알찬 영화제로 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현장을 직접 둘러본 결과 광주국제영화제와 눈으로 확연하게 다른 부분이 느껴졌다. 이미 벡스코에는 필름마켓이 형성되어 영화 관련 제작사, 기획사, 투자자들이 대거 몰려들어 거대한 시장을 이루고 있었다.

현재 부산국제영화제는 베를린국제영화제, 토론토국제영화제, 칸국제영화제 등에 견줄만큼 거대하게 성장했다. 관객 수로는 전 세계 1~2위를 다투고 있을 정도다. ‘영화’라는 콘텐츠 하나로 전 세계인을 ‘부산’으로 집중하게 만든 것이다.

부천국제판타스틱 영화제는 지난 1997년, 전주국제영화제는 2000년 후발주자로 시작을 알렸다. 현재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SF와 호러, 스릴러 등 다양한 판타스틱 형태의 영화를 모아 탄탄한 마니아층을 만들어 발전해가고 있다.

전주국제영화제는 전통문화의 도시가 영화문화도시로 거듭날 수 있도록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그렇다면 광주국제영화제가 ‘국제’다운 면모를 보여주며,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광주지역 각종 영화제 함께 머리 맞대야

광주국제영화제는 지난 2005년 이후 광주시와 국가의 지원이 끊겨 파행을 겪고, 시민들의 후원과 봉사를 바탕으로 1억 남짓한 예산으로 근근이 버텨 왔었었다. ‘국제적’ 의미가 퇴색해버린 듯한 영화제가 됐다.

우선 명확한 중장기적 비전과 목표를 확실히 해야 한다는 점이다. 광주국제영화제는 ‘인권’과 ‘평화’의 이미지를 담아내고 있지만, 이미 훨씬 오래전부터 시작해온 광주인권영화제의 성격과 중복된 듯한 이미지를 심어주고 있다.

<시민의소리>에서 실시한 SNS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들은 “하나도 잘하기에 부족한 판에 영화제가 너무 많아서 커다란 영화제로 집중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지 않는다”며 “한 영화제를 집중적으로 키우고 그 안에 부문별로 국제, 독립, 여성, 인권을 얼마든지 폭넓게 수용하고 포함해낼 수 있다”는 의견이 많았다.

광주시민들과 내국인들이 과연 광주국제영화제를 보기 위해 찾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도 의문이다는 지적이다. 이는 시민들의 관심은 외면한 채 광주국제영화제가 소수 영화인들을 위한 ‘그들만의 잔치’로 조용히 끝나고 있다는 반증이다.

앞으로 광주국제영화제 뿐만 아니라 광주지역에서 열리고 있는 각종 영화제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폭넓은 대중적인 관심과 지지가 이어갈 수 있도록 대안을 찾고 자성해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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