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에게 고함
문재인에게 고함
  • 이선종 전 광주전남시민단체협의회 감사
  • 승인 2015.04.13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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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9보궐선거에 즈음하여

도도한 역사의 흐름 속에서 늘 정의로웠던 호남이 변화와 혁신을 외치고 있다. 일당 독점 기득권과 패거리 패권정치에 취해 무기력해져 있는 광주와 호남정치를 이대로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는 정국을 주도했던 호남의 지도력이 언제부턴가 사라져버렸다는 데 대한 뼈아픈 자기 반성이기도 하거니와 일신의 기득권을 위해서라면 영혼을 팔아서라도 안주하려고 발버둥치는 지역 국회의원들에 대한 회초리이기도 하다.

또한 당 대표 선거나 대통령 선거와 같이 아쉬울 때면 침이 마르도록 호남을 칭송하다가도 막상 권력을 나눠먹을 기회가 생기면 언제 그랬냐는 듯 호남을 허수아비로 전락을 시켰던 그동안의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에 대한 따끔한 질책이기도 하다.

이순신 장군은 ‘약무호남 시무국가(若無湖南 是無國家)’, 즉 ‘호남이 없으면 나라도 없다’라고 말했다. 이 말대로 호남은 대의를 위해 경상도 출신인 노무현을 선택해 민주정권을 재창출해냈다. 호남이 없었다면 노무현도 없었을 것이고, 오늘의 문재인도 존재할 수 없었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그랬음에도 문재인은 과거 참여정부 시절 호남차별에 앞장선 바 있다. 또 지금은 ‘지분 나눠먹기’로 위기를 모면하려는 한심한 작태를 보이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문재인은 호남을 진정한 정치적 동지로 생각하고 있지 않아 보인다.

패권적 기득권 세력이 돼버린 '노빠'와 거기에 기생하여 정치적 연줄을 키우는 지역 모리배들에 둘러싸여 어떻게 정권을 창출하겠다는 것인가! 국회의원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해먹기만 하면 되는 사람들, 한 번 더 되기만 하면 되는 사람들, 총을 줘도 방아쇠 한 번 당기지 못하고 대의를 위해 목숨은커녕 팔다리하나도 내놓지 못하는 사람들, 이런 안이한 사람들에게 누가 차기 권력을 몰아주겠는가!

안철수가 뜨면 안철수에게 붙고, 문재인이 뜨면 문재인에게 가는 모리배들에 둘러싸여 일희일비한다면 정권탈환은 불가능할 것이다.

정동영과 천정배는 호남이 낳은 몇 안 되는 능력있는 정치인들이다. 진보적 가치와 원칙을 가지고 고뇌하는 정치인이며, 정권교체의 밀알이 될 수 있는 저력있는 사람들이다.

오늘의 자신을 있게 하고 키워준 호남의 열정을 조금이라도 안다면 호남이 낳은 두 정치인을 살생부의 대상에서 눈물을 나누는 동지로 승화시켜야 한다.

선당후사보다 더 중요한 것은 노선이 달라도 대의를 위하여 타협할 줄 아는 정치연합과 존중의 자세이다. 문재인은 통큰 도량으로 함께 같이 가는 길을 택하는 것이 지도자다운 면모를 보여주는 것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김대중 대통령의 유지는 지금의 '노빠'와 동교동계처럼 지분 갖고 흥정하는 선당후사가 아니라 불의와 독재에 용기있게 맞서 싸우라는 것이다. 경상도든 전라도든 정의로운 사람들이 힘을 합쳐 역사를 바로 세우라는 것이다.

바람에 휩쓸린 모래알처럼 보이지 않던 사람들이 수호신처럼 나타나서 선당후사니 배신이니 하며 김대중 정신을 더 이상 왜곡하자 말기를 바란다. 호남을, 광주를 더 이상 팔아먹지 말기를 바란다.

문재인은 노무현의 정신을 '노빠'로 전락시킨 정치모리배들의 우두머리가 될 것인가 아니면 노무현을 뛰어넘는 지도자가 될 것인가의 귀로에 서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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