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림역사문화마을(6) 市와 南區, "내 잘못 아니다"
양림역사문화마을(6) 市와 南區, "내 잘못 아니다"
  • 권준환 기자
  • 승인 2015.04.02 13: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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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림마을 위해 힘모아 머리 맞대야
윤장현 시장, 사업재점검 보완 지시

광주시는 지난 2008년부터 양림동을 광주의 볼거리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2016년까지 307억 원이라는 큰돈을 들여 양림역사문화마을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양림동에는 실제로 세계사적인 기독교 관련 역사문화자원과 전통 고가옥 등의 문화재군, 60~70년대 모습을 간직한 골목길, 그리고 근대적 양식의 건축물들이 모여 있다.
장년층에게는 어릴 때 뛰어놀며 자랐던 골목길에 대한 향수를, 젊은이들에겐 경험해보지 못한 문화에 대한 신선함을 줄 수 있는 곳이다.

하지만 307억이라는 사업비가 전부 시설비로만 쓰였고, 프로그램에 대한 지원이 전무한 까닭에 오히려 양림동의 가치와 정체성을 훼손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또한 시와 남구청 간의 사업연계가 효과적으로 되지 않고 있다는 비판도 피해가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대해 시와 남구청의 입장은 어떤지 들어봤다.

市, 콘텐츠 사업은 주민협의로 진행 옳다

시 관계자에 따르면 1,2,3차 사업을 통해 기본시설 설비는 시에서 시행했고, 그 외 공공디자인이나 양림역사길 조성, 그리고 콘텐츠 관련 사업은 남구청에서 실시한다고 말했다.
주민과 함께하는 사업이 본래 목적이었던 만큼 시에서 독단적으로 시행했다는 소리를 들어서 남구청으로 넘겼다는 것이다.
시는 문화콘텐츠 사업은 주민협의로 진행되는 것이 옳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이와 관련해 남구청에서는 광주시가 커뮤니티센터, 주차장, 선교사묘역 등 큼직한 사업에 돈을 펑펑 써버리고, 자잘하고 귀찮은 사업들을 남구청에 떠넘긴 것이라는 입장이다.
구 관계자는 “얼마 남지 않은 금액을 최선을 다해 집행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광주시는 남구청에서 예산을 마련해서 진행한 것이 아니라 시비와 국비로 한 것이기 때문에 구청에서 양림역사문화마을의 발전방향이 많이 나올 것으로 기대했다.
시 관계자는 “민간에 위탁하면 본래 의도한 방향대로 가지 않고 인건비 성격으로 많이 나가기 때문에 행정에서 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남구청, 자잘하고 귀찮은 사업 넘긴 것

덧붙여 “남구에서 하고 싶어 하는 사업을 시에서 못하게 한다는 소리가 있다”며 “당초 목적을 변경한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선 문화부 승인이 필요하기 때문에, 사업목적이 맞으면 (사업진행이)가능하고 목적에 어긋나면 시에서 바로 잡아야한다”고 말해 시에서 남구청의 사업을 가로막은 적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시에서 어느 정도 남구청의 사업에 관여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남구청도 예산이 시비와 국비로 진행되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간섭은 있을 수 있다고 수긍하는 분위기다.

시 관계자는 “집행한 것은 아직 54% 정도밖에 추진되지 않았기 때문에 한 것이 없다고 말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반발했다.
또한 “사업을 추진함에 있어 사업안을 가지고 가서 주민의견을 통해 보완해야 한다”며 “목적에 맞게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행정에서 전혀 관여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입장이다.

시 관게자는 지난 3월 23일 윤장현 광주시장이 ▲지금까지 진행해 온 사업 점검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수 있는 방안 마련 ▲문화전당과의 연계 ▲나무 하나를 식재하더라도 전문가 의견을 받아 할 수 있도록 관심 갖고 진행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고 말했다.
덧붙여 “이제 콘텐츠가 갖춰지기 때문에 볼거리가 생길 것”이라며 “전시시설 등을 갖춰 볼거리를 만들고 양림역사길 조성으로 양림역사를 느낄 수 있도록 남구청과 협업해 나갈 것이며, 더디더라도 주민들과 최대한 같이 갈 수 있도록 준비 중에 있다”고 밝혔다.

협의체 구성, 콘텐츠 생산 자발적으로 이뤄져야

남구청 관계자는 양림역사문화마을 사업이 일부 발언권이 강한 주민의 입김으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여론에 대해 “애초 기본계획 짤 때부터 주민의견을 들어서 그것을 바탕으로 계획하고, 공감을 얻어 진행했다”고 강하게 부정했다.

그는 “작년 2월부터 3월까지 8주에 걸쳐 매주 토요일에 순수 자발적으로 참석한 주민 50명과 함께 워크숍을 열었다”며 “4개 조로 나눠 조별토론을 했기 때문에 50명의 의견이 다 들어갔고, 워크숍 내용을 가장 잘 반영한 회사가 사업에 선정될 수 있도록 했다”고 해명했다.

또한 “사회적경제협의체나 주민협의체가 구성돼 콘텐츠의 생산과 참여가 자발적으로 이뤄지고, 상근인력의 비용 정도는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며 “마을 내 조직이 자연스럽게 운영되려면 마을의 필요성에 의해 행정에 예산 요구가 있어야지, 예산을 잘못 책정하면 마을의 갈등만 조장하는 결과가 나올 수 있기 때문에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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