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의 빛과 도시벽화2.광주만의 저녁풍경을 그린다
광주의 빛과 도시벽화2.광주만의 저녁풍경을 그린다
  • 정인서.정성용 기자
  • 승인 2015.03.25 0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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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별 특화조명 ‘빛’ 실행 바람직
도시 전체 미감 통합적 사고 접근해야

어느 도시든 야간경관을 강조하는 이유는 관광객에게 매력적이고 개성적인 효과를 드러내기 때문이다. 도시경영자들은 야간경관조명을 통해 도시기능의 회복, 도시재생, 대외경쟁력 향상을 위한 방안의 하나로 구상하고 있다. 다만 국내는 에너지법으로 인해 도시적 차원의 야간경관조명은 제한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지난 2월 윤장현 시장이 국제행사를 앞두고 ‘야간경관조명 활성화를 통해 도시재생 및 관광진흥 인프라 구축’을 당부했다. 이에 따라 최근 광주시가 U대회와 아시아문화전당 개관, 국제디자인총회에 따른 ‘빛고을 야간경관조명 실행계획안’을 마련했다.

기본구상은 지난 2011년 실행계획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당시 광주의 빛 연출방향은 광주읍성을 중심으로 한 역사의 빛, 양림동 아시아문화마을 등의 문화의 빛, 상무시민공원과 같은 첨단의 빛, 광주천 등의 녹색의 빛을 구상했다. 이런 모든 구상들이 에너지 절약을 이유로 ‘물거품’이 되었다.

광주천 다리 ‘생명’ 회복 중

올해 추진하는 계획은 국제행사를 대비해 머물고 즐기고 다시 찾아올 수 있는 광주만의 저녁풍경을 조성해보자는 것이다. 광주천 다리를 중심으로 이미 만들어진 야간경관조명을 다시 불 밝힌다는 생각이다.

여기에 광주공원에서 푸른길공원 구간까지 교각의 정비. 보강을 통해 광주만의 랜드마크와 스토리가 있는 거리공간을 조성한다는 것이다. 이는 문화전당 광장에서 금남로와 황금동, 양림동 구간이 연계성을 갖도록 하는 통합적 접근도 검토 중이다.

강백룡 광주시 도시디자인과장은 “최근 LED 기술의 발달과 미디어아트 창의도시 선정, 세계U대회 개최, 아시아문화전당 개관 등 새로운 변화에 따라 지역의 특성을 살리며 에너지법에 저촉되지 않는 야간경관 방안을 구상 중이다”고 밝혔다.

광주시가 조사한 야간경관조명 설치현황은 공공기관은 시청사 등 10곳, 교량은 광주대교 등 32곳, 공원광장은 상무조각공원 등 14곳 등 70여곳이 있고 대형호텔 등 민간시설의 협조를 받을만한 10여곳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이나 여수 등 주요 관광지가 매일 저녁 11시까지 불을 밝히고 자체계획에 따라 운영한다는 사례를 들어 광주시도 4월부터는 주요 시설을 토요일마다 시범점등하고, 7월부터 10월까지는 행시가간 중 상시 점등한다는 계획이다.
광주시도 지난 2009년 국제행사 등을 앞두고 하루 3~4시간씩 광주천 교량 12개와 어등대교 등 모두 15곳을 야간경관조명에 불을 밝힌 적이 있다. 특히 광주천 횡단교량을 문화수도 이미지에 맞는 아름다운 교량으로 개선하여 관광자원화는 물론 생동감 넘치는 도심경관 조성을 하겠다는 것이었다. 2007년부터 2010년까지 3차에 걸쳐 21개 교량에 조명사업비만 총 36억2300만원이 사용되었다.

▲광주천 교량경관사업 현황

市행정, 문화행정 시스템 구축 필요해

<시민의소리>는 지난 2003년 9월 ‘도시공간과 야간경관’이라는 보도를 통해 야간경관은 시민들의 일상성과 공익성이 합치되어야 한다면서 전시효과의 경계, 도시 전체의 미감, 도시경관의 통합적 사고를 이야기한 적이 있다.

중요한 것은 명품길 조성이나 경관조명 밝히기 등과 관련하여 부서간 협력시스템이 광주가 지향하는 비전에 맞춰야 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문제는 광주시가 지향하는 비전수립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 지적되곤 한다.

이러다보니 눈앞에 닥친 사업 수행에 바쁜 모습만 보여준다. 모든 것은 광주시가 선택과 집중을 통한 다른 도시와의 차별화를 시도해야 한다. 이런 사실을 윤 시장도 알고 실무행정 책임자들도 알고 지역 대학교수들이나 전문가들도 알고 시민들도 안다.

문화가 광주의 중요한 중심축의 하나인 것만은 분명하다. 광주비엔날레,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아시아문화중심도시, 동아시아문화도시, 미디어아트창의도시 등의 수식어가 이를 증명한다. 그렇다면 광주시의 행정도 새로운 문화행정의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그런데 시행은 더디거나 엄두도 못낸다. 이유가 무엇일까? 그것은 아무도 호랑이 목에 방울을 달지 못한다는 결론에 이른다.

김정희 지역문화재단 운영위원장은 “기승전결이 있는 문화야경을 통해 문화도시다운 면모를 살리고 아파트벽화와 LED친환경 조명 등을 통해 희망이 있는 광주시의 모습을 보여주면 좋겠다”고 밝혔다.

김일융 광주시 문화산업과장은 “지난 2011년 야간경관 실행계획에서 시민들이 참여하는 예술적 문화도시 지향 등의 야간경관 형성원칙을 설정한 바 있다”면서 “광주와 남도가 가지고 있는 유무형의 문화콘텐츠를 접목하여 아파트나 건물 담벼락에 예술적 벽화 그리기 사업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는 생각을 말했다.
이 같은 의견에는 김익모 조선대 미술대 교수도 공감했다.

시민, 지역전문가 의견 모아 비전 수립해야

이영철 전 아시아문화창조원 총감독은 건물대청소와 유리창 닦기, 베란다를 깨끗이 하고 화분 놓기, 아름답고 걷고 싶은 인도 정비, 아파트 벽면의 예쁜 모노컬러 칠하기, 가로수 정비, 공원이나 광장 등에 고고학적 비너스 조각 설치하기 등 다양한 의견을 덧붙였다.

천득염 전남대 건축학과 교수는 아파트 지하공간이 죽어 있다면서 지역주민의 문화공간으로 활용하면 좋겠다고 했다.

광주명품길 총괄계획가로 선임된 정기석 조선대 교수(LINC사업단)는 깨끗한 광주가 가장 우선적인 모습이다면서 아파트마다 차별화를 나타내는 깨끗한 도색작업과 LED를 활용한 감성조명이 사람들의 오감을 자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빛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상징이다. 빛을 이용한 도시경관은 첫인상을 좋게 만드는 비결임이 분명하다. 여기에 색을 이용한 시민이나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아 빛이나 생명과 같은 광주시가 2000년에 마련한 문화광주의 비전을 구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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