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아시아문화전당(1), 무엇이 중심이 되어야 하나
국립아시아문화전당(1), 무엇이 중심이 되어야 하나
  • 김다이 기자
  • 승인 2015.03.12 01: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창·제작 기능, 대중성 병행으로 운영해야

아시아문화중심도시특별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가운데 차질 없이 오는 9월 정식 개관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개관을 앞둔 가운데 거대한 규모를 자랑하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어떻게 이용되는 시설인지 아는 시민들은 거의 없다는 지적이다.

광주시민들은 대부분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거대한 규모의 볼만할 문화공연들이 쏟아지는 장소로 사용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광주의 상징인 구도청을 반토막 낸 주변에 10년 가까이 진행되던 공사를 지켜봤던 터라 도대체 문화전당이 어떻게 이용 수 있는 시설일까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지금의 전당계획으로 볼 때 아시아예술공연이나 높은 수준의 블록버스터급 공연을 보는 곳이 아니라는 애기다.

아시아문화 토대로 콘텐츠 제작 및 개발 역할

아시아문화중심도시추진단(이하 아문단)측은 개관을 앞둔 문화전당은 대관 또는 외부제작 중심의 기존 공연·전시 관행을 깨고, 창·제작 센터를 통한 내부 제작비율을 높여 제작 분야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앞으로 문화전당은 창·제작클러스터로 전시·공연 콘텐츠 제작, 문화상품 제작 등을 중심으로 한다는 것이다. 이는 지역 클러스터를 조성하여 지역경제파급효과 및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콘텐츠를 전국과 아시아를 넘어 세계로 유통하는 아시아 문화 교류기관으로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아문단은 지난 3일 아특법 개정안 통과에 따라 국가 소속기관으로써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종합 운영계획 및 콘텐츠 계획을 두고 보완, 재수정 과정을 밟고 있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추진단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아특법 개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하고 나서 국가 소속기관이 됨에 따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운영계획, 콘텐츠 계획 등 재수정하는 과정을 밟고 있다”며 “지난 8월에 배포했던 전당 운영계획안 이후 수정된 운영계획은 4월 초께 발표될 예정이며, 크게 변화가 있다면 아시아문화원 조직 개편 등이다”고 말했다.

아시아도시재생연구원 이병훈 원장은 “현재 개관을 앞둔 아시아문화전당은 창조원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빛은 발할 곳은 정보원이다”며 “창조원은 창의성을 발휘해서 문화예술을 진흥시키고, 콘텐츠도 키워야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기 때문에 전당 개관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그러나 세월이 지난 후 아시아문화의 정체성을 유지하고, 창작의 원천 소스가 될 곳은 아시아문화정보원의 연구 및 아카이브사업이다”며 “초기에는 창조원, 어린이 문화원 양쪽의 축을 가지고 전당으로 전 세계 관람객이 올수 있도록 역할을 할 것을 기대했다”고 말했다.

예술극장에 관련해 이 원장은 “전당의 예술극장은 시간이 지날수록 창·제작 중심의 공연이 되어야 한다”며 “대관 장사만 하는 개념이 아니라 아시아의 문화콘텐츠를 중심으로 한 공연을 제작하고 선보여야 한다”고 내다봤다.

그는 대부분 광주시민들은 아직까지 전당이 무슨 일을 하는지 제대로 아는 사람이 없어 하루빨리 해결해야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특정 예술인만 이해 가능한 작품 제작 우려

한편 아시아문화전당의 창제작센터에서 제작하는 콘텐츠는 아시아문화를 과학기술과 예술이 융합된 디지털콘텐츠로 제작하는 방식으로 일반 대중들이 접하기엔 수준이 너무 높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

광주비엔날레 전시만 봐도 해외 유명 예술가들이 선보이는 실험적이고 수준 높은 미술작품은 일반 대중이 제대로 이해하기엔 어려움이 많다. 평범한 시민들은 거부감을 느끼는 경우가 다반사다.

조선대 미술대학 박상호 교수는 “전당에서 개관에 선보이는 것들은 일반적이지 않고, 안목과 철학이 있는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고급문화가 많고, 굉장히 수준 높은 작품들이 있다”며 “그러나 일반 대중들의 미적 안목과는 전혀 맞지 않다. 예술을 전공한 사람 이외에 일반 시민들은 초·중·고에서 예술을 접하는 안목을 길러주는 교육이 부재되어 있는 상태다. 정작 전당에서 가서 문화를 소비하는 소비자들의 수준은 바닥인데 전당의 콘텐츠는 세계적이고, 굉장히 하이클래스 작품을 만들어 내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물론 창제작센터의 콘텐츠 제작도 중요하지만, 대중의 관심을 끌 수 있는 대중적인 공연을 하는 공간임을 외면하면 안된다는 입장이다. 예술극장은 전당이 제작한 작품을 ‘시연’하는 곳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새롭게 제작한 콘텐츠도 선보이지만, 아시아 전통문화의 원형을 보고 그대로 재연하는 공연도 병행해야 사람도 몰려들고, 지식수준에 관계없이 수요자를 많이 이끌어낼 아날로그적 접근을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 교수는 “시민들은 대중문화 이외에 문화를 향유하고자 하는 의식과 소양이 약한 상태인데 광주에서 만큼 초·중·고부터 전략적으로 안목을 길러줘야 한다”며 “문화 인프라만 구축한다 해서 문화중심도시가 되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아문단의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운영계획(안)에 따르면 전당 시설 중 향후 가장 가고 싶은 시설 1위로 뽑힌 아시아예술극장은 개관축제 이후 시즌제로 운영될 예정이다.

우선 예술극장에서 개관 축제로 선보일 공연은 자체 제작, 공동 제작, 초청 공연 등으로 나뉘어 아시아예술극장의 비전 및 방향성을 제시하는 작품으로 개관 한 달 동안 다양한 공연을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이후 시즌제로 매년 3~6월, 10~12월 6개월간 18개 작품, 마스터전(월1회), 아시아기획전(월1회), 광주커뮤니티(월1회), 신작 쇼케이스가 펼쳐지고, 1~2월, 7~8월 4개월간은 예술극장 대관 및 점검 오프시즌제로 운영될 예정이다.

예술성vs대중성 전당 무게는 어디로 실리나

현재 전당부지 내부에 있는 야외공간은 아시아문화광장, 5.18민주광장, 다목적 이벤트마당, 계단식 광장 등이 조성되어 분기별로 계절에 특화된 4대 축제를 개최하여 트인 공간에서 시민들이 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외 관람객의 편의 증진 및 전당 운영재원 확보를 위해 식음료 시설, 상점, 편의점, 까페테리아, 음식점, 야외매점, 노천카페 등을 운영할 예정이다. 전당 브랜드 상품 및 콘텐츠 연계 상품을 제작하고, 문화상품 개발해 판해 하는 아트숍, 북 숍등 4개소를 직영으로 운영한다.

지역에서 7년째 공연을 펼치고 있는 인디밴드 우물안개구리는 “드넓은 전당 공원부지에 24시간 버스킹존을 꾸려준다면 전당은 늘 볼거리와 공연이 넘치는 공간으로 거듭나지 않을까 싶다”며 “그동안 광주에는 공연을 할 큼지막한 무대와 공간이 없었는데 월드뮤직페스티벌도 전당 내부에서 하게 되고, 지역예술가들도 전당을 사용할 기회가 많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직접 시설을 대중적으로 이용 할 광주 시민들과 지역문화 관계자들도 입을 모아 “문화전당이 개관하고 거대한 전당에 가면 늘 하루 반나절 정도 둘러 볼 수 있는 볼거리와 떠들썩한 문화행사가 많이 펼쳐져야 한다”며 “수준도 높으면서 ‘대중성’이 섞인 공연도 해줘야 문화전당을 찾고, 광주를 찾는 외지인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을 것이다”고 의견을 모으고 있다.

앞으로 아시아 각국의 문화를 토대로 콘텐츠를 개발해 고급문화를 담아낼 아시아문화전당이 일반 시민들에게 과연 얼마나 소통이 가능한 콘텐츠를 선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