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도시백년대계4.광주비전의 방향성 논의 필요
문화도시백년대계4.광주비전의 방향성 논의 필요
  • 정인서 기자
  • 승인 2015.03.06 17: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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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시장, 광주 문화적 역량에 ‘실망’
시장은 바뀌어도 정책은 지속되어야
▲ 광주공동체시민회의는 광주비전과 광주정신을 수립하는 기본적인 의견수렴의 창구역할을 해야 한다.

광주의 비전을 무엇으로 할 것인가?
요코하마가 지난 45년 동안 흔들림 없이 도시정비를 진행할 수 있었던 것은 통일된 철학을 공유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 아스카타 이치오 요코하마 시장(재임 1963~1978)
요코하마는 1965년 당시 아스카타 이치오 시장이 요코하마의 6대사업이라는 ‘요코하마 도시조성에 관한 장래구상’을 발표했다. 이 때 21세기 미래도시에 대한 창조를 모토로 추진했다. 이어 1973년 요코하마시 기본구상, 1981년에 요코하마21세기 기본플랜 등으로 확장하여 1988년 요코하마 디자인도시 선언, 2004년 39세의 젊은 시장의 예술창조도시 요코하마 비전에 이르기까지 시장은 바뀌어도 정책은 바뀌지 않았다.
‘요코하마의 독자성을 구축한다’는 생각을 중심으로 외부전문가와 행정인력이 함께 노력한 결과였다. 그리고 요코하마는 요코하마 브랜드를 구축하기 위해 월드카페와 시민연계 인터뷰를 추진하고 시민 30만명의 의견을 수집하는 노력을 기울이기도 했다.

무엇이 더불어 사는 문화도시일까

광주비전에 대한 구체적인 답을 이 지면에서 제시할 수는 없다. 많은 사람들의 생각이 각각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광주의 비전을 수립하고 원동력을 찾는 일에는 시장의 철학이 반영될 수는 있다. 그렇더라도 광주비전이 임기가 제한된 시장의 공약을 집행하는 수준이어서는 안된다고 하겠다.
광주비전은 시장이 바뀌더라도 지속적으로 도시발전의 전략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윤장현 광주시장의 ‘더불어 사는 문화도시’의 비전은 무엇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지난해 10월 8일 인터뷰 당시 윤 시장은 문화도시 광주의 기본가치를 문화민주주의라면서 ‘문화도시 권리장전’을 준비 중이라 했다.
지난해 말께 발표될 예정이었는데 의견수렴에 산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화도시 권리장전이 확정되면 발표하기에 앞서 시민들의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시민들의 참여와 관심을 갖도록 하는 게 필요하다.

윤 시장은 당시 광주의 문화적 역량에 대해 적이 실망했다. 시장이 되기 전에는 광주비엔날레도 열리고 아시아문화전당을 짓곤 하니까 문화 관련업체들의 입주와 역량이 어느 정도 있는 줄 알았다는 것이다.
광주의 문화사업체 수는 전국 대비 3.5%에 그치고 이 사업들의 매출액은 그보다 더 적은 0.9%에 불과하다는 통계(2012)를 이야기했다. 문화는 산업과 연결되어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역할도 가져야 한다고 했다.
이는 ‘밥 먹는 문화도시’와 ‘꿈꾸는 문화도시’를 위해 CT연구원과 CGI센터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었다. 또 도심속 유휴공간에 대한 공유문화 확산을 통해 주민이 참여하는 생활밀착형 예술창작 공간으로 활용한다는 것이다.

문화도시, 광주 역사부터 공부해야

윤 시장이 지난해 발표한 ‘더불어사는 광주 4개년 계획’ 가운데 ‘꿈꾸는 문화도시’의 과제들도 개별적으로는 좋은 내용이다. 하지만 이 역시 장기 비전이 부족하고 서로 연계성이 없다는 것이 흠으로 보인다는 지적에 대해 동의했다.
윤 시장은 “이런 문제는 행정의 특성상 부서별 사업에 치중하고 협력형 사업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아마도 사업집행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책임의 소재 때문에 그런 현상이 빚어지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흔히 말하는 강력한 문화콘트롤타워가 부재하다는 지적을 들었다고 했다.
윤 시장은 광주시의 백년대계를 조망하고 종합적인 역량을 가진 사람을 중심으로 문화거버넌스 구축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문화공공기관협의체와 문화시민협의체 등 2개 협의체를 통해 지역문화예술산업의 발전계획 수립을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윤 시장은 “아마도 이러한 일이 제대로 이루어지려면 광주 그리고 호남의 역사에 대한 공부부터 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모든 것은 과거 역사로부터 배우고 역사적 자원에서 미래 콘텐츠를 발굴하고 키워낸다면 차별화된 문화도시 광주의 모습이 그려질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광주의 비전은 문화도시의 개념이어야 할 필요는 없다. 윤 시장이 말하는 자동차도시일 수도 있고, 강운태 전 시장의 첨단과 문화가 어우러지는 도시일 수도 있고, 박광태 전 시장의 광산업도시일 수도 있다.
다만 광주의 환경적 여건을 보면 문화도시로 성숙할 만한 물적, 인적 역량과 국내외의 인식이 문화도시로 치중된 것을 무시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광주만의 자랑거리 정립 필요해

광주의 도시경쟁력은 광주비전을 통해 창출이 가능할 것이다. 광주비전에는 장기적인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이러한 광주비전을 수립하는 데는 수많은 시민들의 의견을 모아야 한다. 500명에 달하는 광주공동체시민회의도 활용할 수 있다.
여기서 모인 시민의견을 분류하고 통합한 뒤에 다양한 전문가집단이 논의하여 방안을 도출하는 구조를 갖춘다. 필요하다면 끝장토론도 해볼 수 있다. 이를 통해 광주의 백년대계를 수립하는 절차를 가져야 한다.

<시민의소리>가 광주비전의 방향을 제시한다면 그것도 하나의 의견이다. 다양한 도시개념을 내세우기에 앞서 문화도시, 자동차도시, 광산업도시, 음식도시, 의향의 도시 등을 모두 아우르는 광주비전이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보면 광주는 외지인에게 특별한 자랑거리, 내놓고 보여줄 만한 거리들이 없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그리고 광주만의 색, 광주만의 디자인, 광주만의 문양. 광주만의 글씨체, 광주만의 볼거리, 광주만의 먹을거리, 광주만의 독특한 체험거리 등을 내놓아야 한다는 이야기들은 많다.
그러나 이들을 엮어내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많은 들은 속담이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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