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도시백년대계5.수백억 보고서 재검토 활용해야
문화도시백년대계5.수백억 보고서 재검토 활용해야
  • 정인서 기자
  • 승인 2015.03.06 17: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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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정체성 이해없는 ‘짜깁기’ 결과 넘쳐
기능적 접근보다 가치 포함해야 미래 창출
▲ 광주발전을 위한 여러 용역보고서와 광주의 비전과 정체성 등을 논의하는 각종 자료들에 대한 재검토와 데이터베이스화가 요구된다.

광주시의 한 공무원은 이렇게 말한다. “광주시가 지난 20년 동안 접수한 수많은 용역보고서가 자료실에서 먼지에 뒤덮여 있다. 돈으로 따지면 수백억원이 들어간 귀중한 자료다. 이들을 다시 한 번 들여다보고 검토할 필요가 있다.”
광주의 역사와 전통, 정체성에 따른 광주비전이 없었기 때문에 빚어진 결과이다. 광주발전의 비전이나 기본발전계획과 관련된 용역보고서는 매년 수십건에 달한다.

그러나 각 실무부서에서 별도로 수행하는 보고서들은 광주의 역사적 전통과 정신을 가슴으로 이해하지 못하는 타 지역 기관들이 입찰을 통해 제출된 결과물이 많다.
이러다보니 광주에 대한 기본적 자료를 ‘짜깁기’하고 통상적인 광주의 문제점, 방향성, 그리고 어느 도시에서나 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정리한 ‘용역보고서’인 경우도 있다. 광주발전의 비전이나 방향성과는 다른 제각각 용역보고서가 넘쳐날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광주 비전과 동떨어진 보고서들

김효성 광주시 문화관광정책실장은 “광주시의 발전방향을 살펴볼 수 있는 자료는 ‘2025 광주 도시기본계획’이다”고 했다. 이는 광주의 지리적 범위 내에서 한정된 자원을 활용하여 주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는 종합계획이다.
2025 기본계획에 제시된 광주의 미래상은 인구 180만명의 ‘풍요 조화 평화의 꿈이 있는 빛고을’이다. 5대 계획목표는 문화중심도시, 첨단‧광도시, 민주인권도시, 세계교류도시, 환경생태도시이다.
5대 목표를 실현하는 10대 전략이 있다. ① 창조적 문화기반 조성 ② 도시재생 사업 활성화 및 지역발전거점 육성 ③ 첨단지식산업 및 국제기능 강화로 신성장 기반구축 ④ 기존 산업단지의 재구조화 ⑤ 복지와 시설이 융합된 인본적 도시기반 조성 ⑥ 민주화 자원의 보전관리 ⑦ 미래 광역적 공간구조 정비 ⑧ 관광국제교류 및 컨벤션기능 확대 ⑨ 친환경적 도시 관리체계 구축 ⑩ 자연 생태계 보전기반 구축 등이다.

이 기본계획은 동명기술공단과 동아기술공사가 2008년 박광태 전 시장 때 시작해 2011년 2월에 완성됐다. 2010년 1월 광주발전연구원과 전남발전연구원의 ‘2020 광주권 광역도시계획’과 ‘2020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 기본계획’ 등도 있다.
이와 관련된 용역보고서도 있다. 2011년 2월에 제출된 동명기술공단과 동아기술공사의 ‘2025년 광주도시기본계획 교통계획수립보고서’, 호남대 산학협력단 등의 ‘광주광역시 야간경관 기본 및 실행계획’, 2011년 3월 한국도시설계학회가 제출한 ‘2025년 광주광역시 도시경관기본계획’, 2012년 7월 동명기술공단의 ‘2020도시관리계획’, 2013년 12월 서울디자인센터의 ‘글로벌 디자인도시 광주 지원사업 연구보고서’ 등이 있다.

문화도시 지속적 연구 부족해

광주시가 수행한 문화정책 관련 연구보고서도 넘쳐난다.
2000년에 제출된 ‘빛과 생명의 문화광주 2020’은 의미 있는 보고서라는 평가이다. 그런데 그 이후 이 보고서에서 제안된 내용들이 일부 수행되기는 했으나 지속적이지는 못했다.
광주 문화단체의 한 관계자는 “문화도시다운 면모를 갖추기 위한 연구 노력을 등한히 한 것이다”고 지적했다.
시장이 바뀔 때마다 가시적 성과를 겨냥한 채 선택과 집중이 없는 문어발식 정책 집행에 몰두한 탓이다. 각각의 사업은 모두 의미가 있겠지만 광주비전과 발전의 방향성을 상실한 탓이다.
2004년 9월 한국문화관광정책연구원의 ‘광주문화수도 육성을 위한 문화환경연구’, 2010년 4월 한국산업정책연구원의 ‘근현대건축물 문화거점재생사업 기본계획 수립용역’, 2012년 8월 광주발전연구원의 ‘미디어아트 창의도시 발전전략 연구’, 그리고 2015년 4월 최종 보고될 전남대 산학협력단의 ‘광주광역시 문화예술진흥 중장기 종합계획’, 이달 중 착수될 ‘광주미디어아트 창의도시 마스터플랜 용역’ 등 지속적으로 각종 용역보고서가 생산되고 있다.

그런가하면 세부사업으로 2010년 5월 한국정책능력진흥원의 ‘용아‧다형 문학관 건립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2013년 4월 광주발전연구원의 ‘아시아예술품거래센터 조성 및 기본계획’ 2013년 6월 전남대 산학협력단의 ‘2012 근대건축물 기록보존사업’ 등이 보고되었다.
이밖에도 광주발전연구원의 2008년 ‘광주의 미래비전과 발전’, 2012년 ‘광주지역 문화전문인력 육성전략 수립 좌담회’가 있었고 광주시의회와 지역 시민단체에서도 다양한 포럼과 연구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

▲ 2025 광주기본도시계획의 5대 계획과 10대 전략
“각종 용역보고서 연계효과 떨어져”

‘2025 광주 도시기본계획’의 시민설문조사를 통해 본 바람직한 광주의 미래모습은 문화예술(48.9%)이 가장 많다. 그 다음으로 첨단・광산업・정보・통신(21.2%), 서남권 중추관리・세계교류(15.2%)이며, 민주인권, 생태는 각각 7.0%, 6.8%로 나타났다.
김정희 지역문화교류재단 운영위원장은 “광주에 사는 사람들은 설문조사처럼 광주를 문화예술도시라고 심정적으로 믿고 있지만 실제 문화예술도시다운 면모는 찾아볼 수 없다”는 지적을 한다.

광주시의 2025 기본계획을 비롯하여 많은 용역보고서를 들여다보면 연계효과가 크게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2025기본계획의 제6장 문화편을 보면 일반현황과 아시아문화중심도시 관련 내용, 도시경쟁력 확보를 위한 문화관광도시 조성 등을 언급했을 뿐 문화광주의 비전에 대한 제시는 없었다.
이러한 현상은 전남대산학협력단의 ‘광주광역시 문화예술진흥 중장기 종합계획’ 2차 보고(2015.1.)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광주의 정체성이나 문화적 가치를 포함하는 비전은 드러나지 않고 있다.
광주의 백년대계가 필요하다. 광주비전협의체를 구성해 그동안의 보고서를 재검증하고 논의를 통해 우리 스스로 정립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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