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명과의 대화-광주를 말한다(30) 김정자 독서교육 지도강사
100명과의 대화-광주를 말한다(30) 김정자 독서교육 지도강사
  • 권준환 기자
  • 승인 2015.02.26 10: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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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면서 배우는 놀이식 교육 정착 필요
청소년, 확실한 진로 정해 평가 달리해야
경력단절 여성 재취업의 기회마련 시급
더불어 사는 광주, 참여하는 자치도시를 지향하기 위한 시민들의 목소리는 무엇일까? <시민의 소리>는 다양한 분야의 여러 가지 주제에 대해 100명의 시민에게 릴레이로 ‘시민의 소리’를 듣는 기획기사를 마련했다. 광주의 발전과 미래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시민들과 각기 다른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나눠본다. /편집자 주

김정자 강사는 굉장히 바쁜 사람이다. 첨단도서관 운영위원, 광주시립도서관 독서교실 교육강사, 시각장애인복지관 동화구연 강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그녀를 송정역 근처의 한 카페에서 만날 수 있었다.
김 강사는 어린이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느꼈던 생각들을 풀어냈다.
이번 100명과의 대화 서른 번째 순서는 김정자 독서교육 지도강사와 이야기를 나눠봤다.

   
 
▲만약 광주광역시장이 된다면 어떤 정책을 펼치고 싶나요?
-저는 독서교육 강사로서 작은도서관, 장애인복지관, 노인당 등 다양한 곳으로 찾아갑니다.
그러다보니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습니다. 제가 하는 말은 저의 생각이기도 하지만 광주의 어린이들과 시민들의 생각이기도 합니다.

먼저, 어린이들은 놀아야 해요. 하지만 너무 교육적으로 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우려됩니다.
우리나라는 예전부터 자기 아이에 대한 부모들의 욕심이 강하잖아요. 그래서 유치원들도 이런 부모들의 욕심에 맞추다 보니까 어쩔 수 없이 따라가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아이들의 기본적인 놀이문화를 보장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요즘 스토리텔링 수학이 뜨고 있듯이 놀면서 공부하는, 놀이와 공부가 함께 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정착시켜야 한다는 것이에요.
실제로 부모가 많이 간섭해서 공부 잘하는 아이들이 상대적으로 상호소통이나 관계맺음에 있어 부족하다고 합니다. 제가 만약 시장이 된다면 유치원이나 학교도 작은 사회니까 아이들이 함께 어울리고 놀면서 배울 수 있는 놀이식 교육이 정착될 수 있도록 밀고 나가고 싶어요.

▲이 아이들이 커서 청소년이 될 텐데, 청소년들에겐 어떤 교육정책이 필요할까요?
우리나라에는 2만 가지가 넘는 직업이 있습니다. 선진국은 3만 가지 이상이죠.
사람이 태어나서 자라고 죽는 것처럼 직업에도 생명이 있습니다. 새로 생겨난 직업들도 많지만 없어지는 직업도 역시 많잖아요.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면서 직업창출, 실업자 구제를 목표로 새로운 직업을 만들라고 해서 새로 생기는 것이 45가지에요. 이 중에서 인성지도사가 올해 뜨고 있습니다. 특히 요새 말이 많은 어린이집 보육교사의 인성부분 시험이 강화돼서 그런 것 같아요.

이렇게 직업의 종류가 다양한데 우리는 의사, 판사, 사업가 등등 그 직업의 한 면만 보고 부모들이 한 줄 세우기를 합니다. 아이들마다 각자 다른 다양한 특성에 맞게 빨리 진로를 찾아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각자의 꿈에 맞게 평가도 달리 이뤄져야 해요. 국영수 위주의 성적에 대한 평가가 아니라 아이들마다 가지고 있는 특성과 인성에 대한 평가가 진행돼야 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렇게 되면 부모들과 많이 부딪치겠죠. 하지만 광주가 먼저 앞장서서 혁신학교를 많이 세우는 등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를 만들어갔으면 좋겠습니다. 청소년들이 내가 하고 싶은 일, 미래의 꿈, 전망과 희망을 가지고 목표를 세운다면 더 행복한 광주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청소년들이 자기 진로를 확실히 정한다면 그것을 따라 공부하게 돼있어요. 이런 부분에서 청소년들을 일깨워주고 싶습니다.

▲도서관이나 노인당에 강사로 나가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난다고 하셨는데요. 어떤 정책이 필요할까요?
저는 여자면서 부모이고, 엄마입니다. 요즘은 결혼시기도 늦어지고 아이들을 낳는 것이 많이 늦어졌어요. 제 세대엔 20대에 대부분 결혼했다면 지금은 30대에 하고 있죠.
그러다보니까 아이들에게 더 집착하게 되고, 자신의 아이를 키우기 위해 직장을 그만두는 사람도 많아요.

이러한 요즘 여성들 중엔 고급인력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강의를 하다보면 다시 돌아오기가 힘들다는 고충들을 듣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지식기반사회에서 1~2년 만에 새로운 유행처럼 교육이나 문화콘텐츠들이 바뀌어버리는 것을 들 수 있어요.
전문적으로 배우고 자격증도 땄지만, 결혼해서 아이 낳고 3~4년 동안 직장을 그만뒀다가 다시 하려면 따라가지 못하는 거죠. 회사에서는 젊은 사람들이 머리도 빨리 돌아가고 손도 빠르고 임금이 낮기 때문에 젊은 사람들을 많이 쓰려고 합니다. 이 부분에서 경력단절 여성들이 많이 힘들어 하더라고요.

따라서 경력이 단절된 여성들에게 재기, 재취업의 기회를 만들어줘야 합니다.
여성취업발전센터 등이 있긴 하지만 아르바이트 식으로 생산직이나 마트 계산원 같은 일을 할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어요. 이 사람들의 꿈이나 비전에 맞춰 재교육해서 가야하는데 본인들도 당장 계약직으로라도 가서 조금이라도 벌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을 보면 안타깝습니다. 전문적으로 자신이 했던 것들을 살려서 연계해주는 프로그램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또한 우리나라도 초고령화 사회로 접어들어서 청년1명이 노인1명을 부양해야 하는 시대가 됐습니다. 분명 노인들 중에서는 고급인력도 있을 것이고 경제적인 활동이 가능한 정정한 분들도 있을 텐데 왜 방치해둘까 라는 안타까움이 있었습니다.

요새 영화 '국제시장'이 많은 인기를 얻었는데, 마찬가지로 노인들에게도 나름대로 살아온 역경이나 자신만의 이야기, 스토리가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이야기 할아버지같이 작은도서관과 연계해 아이들과 소통할 수 있다면 노인도 외롭지 않고, 아이들에겐 큰 교훈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광주광역시장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눈에 보이는 결과중심의 시책이 아니라 우리 가정에서, 학교에서, 사회에서 함께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서 행복한 도시, 사람중심인 도시로 만들어줬으면 좋겠어요.

윤장현 시장님이 앞으로 잘 하시리라고 믿고 있습니다. 시간적으로 아직 여유가 있으니까 옆에 있는 사람들의 말에 귀 기울이고, 자기 소신의 철학에 따라 목표를 가지고 가야할 것 같아요.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의 철학에 있어서 초심을 잃지 말고 밀고 나갔으면 좋겠고, 정책에서 주변의 압력에 흔들려 바꾸거나 하지 않았으면 해요.

사람이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가 다르다는 말이 있습니다. 당선되기 전의 공약이나 자신이 하고 싶었던 것들이 있을텐데, 부딪히는 것이 많고 힘들겠지만 자기의 의지를 밀고 나가는 뚝심도 필요할 것입니다. ‘내가 시장됐으니까 내 스타일로 가야지’라는 말이 아니에요.

윤장현 시장의 함께 가자는 철학이나 가치관을 알기 때문에 조금 더디더라도 함께 하나씩, 하나씩 간다면 우리들도 믿고 기다려 줄 것 같습니다.
기존의 정책들이 단계적으로 발전해온 것이기 때문에 한순간에 바꿔버릴 것이 아니라 단계적으로 바꿔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단거리 경주 선수가 아니라 이어달리기 선수가 돼서, 시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함께 간다면 광주를 위한 훨씬 더 멋진 시장이 될 것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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