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날레혁신위, 시민 없는 시민공청회
비엔날레혁신위, 시민 없는 시민공청회
  • 권준환 기자
  • 승인 2015.02.24 23: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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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와의 소통 및 협력 미비
예산검증 제대로, 정책실 기능 강화해야
비엔날레는 폐쇄적, 광주 곳곳에서 열려야

광주비엔날레가 20주년을 맞으면서 혁신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지만, 마지막 시민공청회에 시민이 없는 공청회를 열어 의미를 상실했다는 지적이다.

광주비엔날레 혁신위원회(이하 혁신위)는 24일 오후 광주비엔날레 거시기홀에서 이름뿐인 시민공청회를 열었다. 비엔날레 혁신위원과 관계자, 취재진 등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미술계 및 일반 시민은 불과 10여명 넘는 수준이어서 이전의 공청회와 비슷한 양상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공청회는 회의와 간담회 등에서 나온 혁신위원들의 의견을 모은 비엔날레 혁신안에 참석자들의 의견을 추가 반영해 구성하겠다는 취지로 열리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번 공청회는 지난번 공청회에 이어 시민들의 참여가 없는 형식적인 공청회에 그쳤다.

정동채 혁신위원장은 인사말에서 “좋은 말씀을 주시면 혁신안에 추가하고 다듬어서 조만간 기자회견을 통해 혁신위원회 활동을 보고하고자 한다”며 “아시아문화전당과 더불어 국제문화콘텐츠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어서 강수미 위원(동덕여대 예술대 회화과 교수)이 ‘광주비엔날레 혁신의 배경과 방향’이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강 위원은 비엔날레가 가지고 있는 문제의 부정적 효과를 반성해보자는 취지로 혁신위 내에서 많은 논의가 있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강 위원은 먼저 비엔날레가 20년 역사를 가지고 있음에도 지역사회에 대한 기여도가 낮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또한 ‘세계5대 비엔날레’, ‘국내 최초 비엔날레’라고 하지만 무엇이 특화돼 있는지 애매하고, 성과를 냈다고 하더라도 지역사회가 얼마나 알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덧붙여 비엔날레가 광주지역과 다음 세대 예술인들과의 상호작용이 부족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지역사회와의 소통 및 협력이 위축돼있다는 것이다. 지역사회가 충분히 공감하고 동의하는 정보공유 수준이 돼야하는데 지금까지 너무 미비했다는 점을 문제점으로 들었다.

그리고 ‘세월오월’사건이 불씨가 돼 벌어진 스캔들이 단순히 이용우 대표이사 사퇴로 모호하게 끝나버린 채 근본적 문제해결이 되지 않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또한 학계, 문화예술계, 시민계, 그리고 문화를 향유하는 사람들이 비엔날레에 ‘성과물이 나와야 한다’고 비판만 할 것이 아니라 새로운 것을 생산해서 비엔날레에 던져달라고 요구했다.

강 위원은 혁신위가 비엔날레의 ▲정체성 ▲조직운영 ▲재원 및 마케팅 ▲지역 및 대외소통 ▲국제적 역량 등을 중심으로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강수미 위원에 이어서 이기훈 위원(광주문화도시협의회 공동대표)은 광주비엔날레 7대 혁신안에 대해 발표했다.
광주비엔날레 7대 혁신안은 ▲광주의 역사적·문화 예술적 가치를 극대화한 글로벌 비엔날레 ▲조직의 고유 역량 강화를 통한 정체성 실현 ▲이사진 구성의 혁신과 최고 의결기구로서 역할 및 책임 강화 ▲파견 공무원 축소 및 민간 사무처장제 도입 ▲사업의 선택과 집중을 통한 경영 효율성 제고 ▲재원 확보와 효율적 유지 관리 체재 구축 ▲재단과 지역의 소통 및 협력 시스템 구축 등이다.

혁신안 발표에 이어서 시민들의 의견을 듣는 공청회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듯했다.
하지만 비엔날레 직원, 공무원, 기자들을 제외하면 미술계 및 일반 참석자는 불과 10여명을 겨우 넘긴 것으로 보였다. 또한 시민들의 의견을 듣고자 마련한 자리인데, 시민의 의견은 나오질 않았다.
결국 사회자가 청중 한 명을 지목해 발언을 독려하기에 이르렀다. 지목받은 사람은 나상옥 광주미술협회회장이었다.

나 회장은 지목을 받았으니 한마디 하겠다며 2가지를 제안했다.
먼저 예산에 대한 검증을 제대로 해달라는 것이다. 그는 예산분석을 잘 한다면 앞으로 비엔날레가 갈 길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정책실 기능을 강화해야 하는데, 이런 부분이 전혀 없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기훈 위원은 “예산을 제대로 분석하기에 혁신위원들의 역량에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며 “혁신위에서 다시 논의해 반영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덧붙여 “예산사용내역이 공개돼야 평가가 가능한데 지금까지 이런 부분이 미흡했다”며 “향후 재원의 투명성 확보 차원에서 출자출연기관에 준해 경영공시 하도록 권고했다”고 밝혔다.

또한 “홍보예산이 감소된 반면 해외홍보예산은 증가한 것을 발견했다”며 “국제 경쟁력 네트워크에는 신경 썼지만 지역 사회와의 소통은 부족했던 것 같다”고 자신의 의견을 나타냈다.

이어서 자신을 개인사립미술관을 운영하는 사람이라고 밝힌 백발이 성성한 할머니 한 명이 마이크를 잡았다. 그녀는 광주지역 내에서 오랜 시간 활동해 온 정송규 무등현대미술관 관장이었다.
정 관장은 떨리는 손으로 마이크를 부여잡고 비엔날레뿐만 아니라 지역예술인들이 지금까지 끌고 온 문제점을 짚어나갔다.

정 관장은 “우리가(광주예술인들이) 우리 일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권력에 의해서 움직였다고 생각한다”며 “광주예술인들이 직무유기한 것이다. 미술인들은 자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비엔날레는 굉장히 폐쇄적이다. 서운한 적이 많다”며 “우리 미술관에서 비엔날레의 전시제목을 쓰는 것을 허락해 달라고 해도 단칼에 거절당했다”고 직접 겪은 일을 털어놨다.

이어서 “광주 곳곳에서 비엔날레가 열려야 하는데, 관료들의 권위주의와 횡포에 섭섭하다”며 “광주시민 전체가 호응하는 비엔날레가 되야 하는데, 이렇게 폐쇄적으로 해서는 외롭게 갈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런 상태에서 광주비엔날레는 비엔날레 혁신안을 정리해 26일 정동채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 겸 혁신위원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할 예정이어서 시민공감대가 부족한 졸속 혁신안에 대한 우려가 높다.

한편 최종 혁신안은 27일 열리는 재단의 제139차 광주비엔날레 이사회에 보고되며 신임 대표이사도 선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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