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기념재단 대해부(1)조직. 운영. 이사회, 변해야 산다
5.18기념재단 대해부(1)조직. 운영. 이사회, 변해야 산다
  • 시민의소리 특별취재반
  • 승인 2015.02.13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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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과 후원회 대대적 수술 필요...전체가 함께 갈 수 있는 방향 모색해야

최근 이사장 선출과정에서의 해프닝, 비정규직 해고에 따른 조직내 갈등, 기념재단의 산파역할을 했던 후원회의 존립 여부 등 성년이 된 기념재단의 누적된 문제들이 불거지면서 재단의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재단은 지난해 12월, 안병욱(66) 가톨릭대 교수를 이사장으로 선출했으나, 안 교수가 해외 연구원 생활을 위해 고사함에 따라 졸속 이사장 추대라는 비난을 받았다.

재단은 올 1월, 다시 교황 선출 방식인 전원 합의로 차명석 전 5·18 기념재단 상임이사를 신임 이사장으로 추대했으나 이도 ‘담합여지가 높다’는 비판을 받았다. 여기에 차명석 신임 이사장이 그동안 재단을 장악해왔던 주류란 점이 부각되면서 5월의 대표성 논란마저 일고 있다.

게다가 재단 권력의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후원회 총회마저 정관에서 정한 정족수 80명을 채우지 못해 지난 1년 동안 3번이나 열지 못한 것을 두고 권한을 대폭 축소하거나 없애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는 형국이다.

설상가상으로 재단이 지난 4년 동안 계약업무를 부적정하게 처리하거나, 업무추진비, 보조사업비, 국외여비 등을 부적정하게 집행했을 뿐만 아니라 정원 및 인사규정을 위반했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도덕성까지 의심받고 있다.

이와 같은 재단의 총체적인 문제가 불거지면서 재단과 후원회에 대대적인 수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상윤 윤상원기념사업회 이사장은 “5.18기념재단을 무장봉기의 주체가 아닌 소수 사람들이 장악하면서 사유화, 전유화하는 형태로 운영해왔다”며 “재단 발전위원회를 구성, 객관적인 곳에 진단용역을 맡겨 방향성과 계획을 다시 수립하고, 이사회에서 승인한 후 추진해야 한다. 후원회는 재단을 후원하는 조직으로만 남아야 하며 재단의 헤게모니 유지를 지원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양강섭 박관현장학재단 이사는 “재단을 들여다보면 아픈 대목이 많다. 전체가 아닌 일부가 5월이 자신들의 전유물인 양 볼썽사나운 짓들을 한 것도 사실이다”며 “재단이 안고 있는 문제들을 오픈해서 전체가 함께 갈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건드리면 상처가 덧날 것 같아 말들을 아끼고 있지만 이러한 문제들을 논의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드는 것은 우리들의 몫이고, 시민들도 바라는 일이다”며 “광범위하게 논의할 시점이 온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전용호 5.18유공자는 “재단의 문제는 후원회의 문제다. 후원회에서 이사장과 상임이사를 장악하면서 재단의 권력이 한 계파에 집중되었다”며 “그동안 재단을 좌지우지했던 세력은 기득권을 버려야 한다. 이사장 선출시 덕망있는 사람들로 추천위원회를 구성해서 납득할 만한 사람을 선출해야 한다. 상임이사는 공모를 통해 후보를 모집하고, 심사위원회를 구성해서 객관적인 평가를 거쳐 선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5월의 권위가 서서히 추락하고 있는 시점에서 성년을 넘긴 재단이 뼈아픈 자성을 통해 다시 도약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할지, 또 시민사회가 침묵의 카르텔을 깨고 함께 재단의 문제해결을 위해 적극 나설지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서서히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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