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명과의 대화-광주를 말한다(29) 강정금 K어린이집 원장
100명과의 대화-광주를 말한다(29) 강정금 K어린이집 원장
  • 권준환 기자
  • 승인 2015.02.11 13: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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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고교 남자 선생님 비율 늘리는 것 필요
정치인들, 자신만의 신념가지고 나아가야
웅변은 아이들 교육에 있어 가장 기초
더불어 사는 광주, 참여하는 자치도시를 지향하기 위한 시민들의 목소리는 무엇일까? <시민의 소리>는 다양한 분야의 여러 가지 주제에 대해 100명의 시민에게 릴레이로 ‘시민의 소리’를 듣는 기획기사를 마련했다. 광주의 발전과 미래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시민들과 각기 다른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나눠본다. /편집자 주

강정금 원장을 만나러 수완지구에 있는 한 어린이집을 찾았다.
문을 열고 들어섰는데 분위기가 웅성웅성했다. 아이 한 명이 몸이 아파 경기를 일으킨 것이다. 선생님들과 원장님들은 모두 걱정을 하며 아이 아빠에게 우선 연락을 하고 기다리고 있었다. 잠시 후 아이가 진정이 되고 나서야 강정금 원장과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강 원장은 교육과 정치 분야에서 자신이 평소 느꼈던 것들을 허스키한 목소리로 풀어냈다.
그녀는 웅변을 시작하면서 자신감을 얻었고, 그래서 아이들에게 웅변 교육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100명과의 대화 스물아홉 번째 순서는 강정금 K어린이집 원장의 이야기다.

   
 
▲만약 광주광역시장이 된다면 어떤 정책을 펼치고 싶나요?
-먼저 현재 중학교나 고등학교에도 여자 선생님들이 많고, 초등학교의 경우 거의 대부분이 여자 선생님이에요. 그래서 남자 교사 비율을 의무로라도 늘려줬으면 좋겠어요.

제가 어린이집을 하면서 이 부분에 대해 학부형이나 아이들의 공감대가 비슷하다는 것을 느꼈어요.
어린이집 원장으로서 엄마들도 많이 만나지만 아빠들도 많이 만납니다. 모성애가 강한 엄마들은 무조건 내 아이가 먼저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빠들은 그게 아니더라고요. 내 아이를 많이 사랑하지만, 그래도 아이들을 공평하게 대한다는 것을 느꼈어요.

잘못 했으면 똑같이 혼나야 하고, 잘 했으면 똑같이 칭찬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죠. 학부형이나 아이들도 이런 것을 느끼고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남자 선생님을 선호하더라고요.
아이들에게 어릴 때부터 평등하게 사람을 대하는 의식을 심어주기 위해 남자 선생님의 비율이 좀 더 늘어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추억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줬으면 좋겠어요.
형식적으로 소풍이나 견학을 가는 것보다는, 대학교에서 MT 가는 것처럼 추억이 될 수 있도록 놀 수 있는 기회를 줬으면 해요.

사람은 옛 추억을 회상하며 살아가잖아요. 아이들이 설령 잠시 나쁜 길에 발을 들였어도 과거의 추억을 되돌아보면서 다시 정화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추억이 많다면 여유가 생길 수 있을 것입니다.

현장학습에 아이들을 보내지 않으려는 어머니들이 있습니다. 위험할까봐서요.
사실 아이들은 뒹굴면서, 다치기도 하면서 사회생활을 하는데 이런 기회들을 많이 박탈을 해버리는 것이죠.

예전에 제가 어렸을 적만 해도 걸어서 소풍을 갔습니다. 걸어서 갈 수 있는 가까운 곳으로요. 하지만 요즘은 어딜 가더라도 차로 이동하려고 합니다. 걸어서는 어딜 가지 않으려는 성향이 있어요.

물론 안전의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자동차의 편의성에 너무 의존도가 높아지지는 않을까 우려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가끔 한 번쯤은 걸어서 소풍을 나가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예전에 이용섭 후보 선거캠프에서 웅변도 하셨다고 들었는데, 정치에도 관심이 있으신 것 같아요. 현 정치계에 한 말씀 해주신다면?
- 저도 그렇고 기자님도 그렇고, 사람을 많이 만나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다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그 사람에 대해 파악할 수 있잖아요. 특히 정치를 하는 사람들은 이 사람이 철새인지, 아첨하고 있는 것인지 알아볼 수 있을 만큼 사람 보는 눈이 뛰어날 것이에요.

설령 자신이 당선되지 못할지언정 이런 사람들은 과감하게 쳐내고, 정직하고 자신의 곁에 끝까지 남아줄 수 있는 사람들을 끝까지 데리고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너무 현실적으로만 상황을 판단하는 것은 아닌가 걱정이 될 때도 있어요.

명예나 권력은 오래가지 못합니다.
정치인들도 인기나 표만 의식하지 말고 자신만의 신념을 가지고 시민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끝까지 밀고 나갔으면 좋겠어요. 몇몇 아랫 사람에 의해 좌우되지 말고요.

또한 서로 비판하고 비방하는 흑색선전 등을 지양하고, 정치하는 사람들이 오로지 시민의 목소리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줬으면 합니다.

▲아이들에게 웅변도 가르치고 계신다던데, 웅변이 얼마나 중요하나요?
- 제가 초등학교 5학년 때 시골에 살았는데, 시에서 사시는 선생님이 전근을 오셨어요. 그런데 제가 책을 좀 잘 읽었나 봐요. 그 선생님이 저한테 웅변을 해보라고 해서 그때부터 시작하게 됐습니다. 그 당시엔 방공 웅변을 많이 했었죠.

선생님이 인정해주니까 보답하기 위해서 스스로 더 열심히 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남들 앞에 서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졌고,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저는 웅변이 아이들 교육에 있어서 가장 기초가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아이들에게 자존감을 키워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에게 웅변교육을 하면서 제 자신이 목소리를 크게 하면 아이들도 똑같이 목소리를 크게 따라 해요.

처음엔 수줍어하다가도 일단 웅변을 시작하면 큰 소리로 말합니다. 집에선 큰 소리로 말하지 마라, 뛰지 말아라 하고, 어린이집에서도 이건 하면 안 된다, 저것도 하면 안 된다고 하잖아요.

하지만 웅변수업시간만큼은 배에 힘을 주고 큰 소리로 말하라고 하니까 아이들이 목에 힘을 주고 악을 지르며 열심히 하더라고요.
그러다보니 아이들에게 자신감이 생기는 것이 보였습니다. 표정을 보면 알 수 있잖아요.

학교 방과 후 수업 중에 웅변이라는 과목 자체가 없습니다. 웅변할 수 있는 대회랄지 기회는 많은데, 따로 가르치는 경우는 적은 것이죠.
공부는 꼴등이어도 자존감이 크다면 당당해진다고 생각합니다. 엄마들도 자신의 아이들이 앞에 나가서 “외칩니다!”라고 웅변을 하는 모습을 보고 너무나 기뻐하면서 눈물을 흘리기도 하더라고요.

아이들에게는 공부가 다가 아닙니다. 다양한 재능들을 가지고 있죠.
아무리 지식이 많아도 표현할 줄 모른다면 아무도 알아주지 않습니다. 공부는 잘 못하지만 무대체질인 아이들이 있는데 이 아이들이 정치인도 될 수 있는 것이고요.

▲광주광역시장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TV에서 최근 어린이집 내에서 행해지는 아동학대에 관한 보도가 많이 됐습니다. 그래서 경찰서에서 어린이집을 전부 돌고 있어요. 저희 어린이집에도 경찰관 몇 명이 왔었어요.
그분들 말이 전에는 뉴스만 보고 밖에서만 봤는데, 직접 돌아보니 어린이집 선생님들, 원장들이 이렇게 고생하는 줄 몰랐다고 하는 겁니다. 현장에서 보니까 100마디 말보다 더 느끼겠다고 고생하라며 격려해주고 갔어요.

마찬가지로 시장은 광주의 얼굴이자 대표면서 아버지의 역할을 하는 것이잖아요. 따라서 각계 현장을 두루두루 다니면서 직접 보고, 체험하면서 그곳에서 느낀 점을 정책에 반영했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이름이 영원히 남지 않을까 생각해요.

또 요즘은 어디서나 시험을 봐서 사람을 뽑습니다. 실력이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된 것입니다. 하지만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육계만큼은 실력보다는 인성을 더 중요한 기준으로 뽑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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