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7] 호남선 KTX, 논란 종지부 찍어야할 때
[KTX7] 호남선 KTX, 논란 종지부 찍어야할 때
  • 김다이 기자
  • 승인 2015.02.04 18: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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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초 운행계획 확정 발표 예상했으나 연기 될 듯
서대전역 경유 코레일 최 사장, 총선출마설까지 합세

호남고속철도(KTX) 개통을 앞두고 지역 간 갈등이 들끓고 있는 가운데 국토부가 당초계획안 마저 발표하길 꺼려하며 공식적인 운행계획 확정안을 아직 발표하지 않고 있다. 이를 두고 호남과 충청권의 지역갈등만 조장하고 있냐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호남에서 서울까지 일반 시민들이 이용하는 이동수단은 고속도로, 일반철도, KTX 이용 등이 있지만, 3~4시간이 걸려  접근성이 용이하지 않았다. 서울 출장이 있는 날이면 하루를 날 잡고 가야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그동안 영남, 충청권 지역에만 국한되었던 서울 반나절 생활권은  KTX호남선 개통으로 호남을 포함한 전국 반나절 생활권이 가능해져  낙후된 호남권 경제 발전, 국민 삶의 질 향상을 기대했다.

지난 2006년 호남고속철도 기본계획안에서 용산~광주송정까지 최고속도 300km/h 운행을 목표로 1~2단계로 공사를 진행했다. 1단계는 총 사업비 8조 3500억 원을 들여 오송~광주송정까지 잇는 182.3km구간을 2015년에 완공키로 했다. 나머지 2단계 광주송정~목포 64.9km 구간은 2020년 개통을 앞두고 있다.

1단계 완공으로 광주에서 용산까지 93분(1시간 33분)밖에 걸리지 않아 광주에서 점심을 먹고 출발해 서울에서 일을 보고, 다시 광주에 와서 저녁을 먹을 수 있는 반나절 생활권이 가능하게 된다. 그래서 호남민들은 KTX 개통만 학수고대하며 기다려왔다.

그러나 반나절 생활권을 눈앞에 두고 지난 1월 중순께 코레일이 국토부에 제출한 운행계획안에 당초 계획에 포함되지 않았던 서대전역 경유를 추가해 지역 간의 불꽃 튀는 갈등이 시작됐다.

국토부, 코레일 정확한 운행계획 발표 못해

코레일이 제출한 운행계획 변경안에는 하루 운행편수를 62회에서 82회로 늘리고 이중 20%는 서대전역을 경유시킨다는 입장이다. 이럴 경우 호남선 KTX 운행노선의 10편중 2편 정도는 용산~광주까지 운행시간이 93분에서 45분이 늘어나 138분(2시간 18분)이 걸리게 된다. 거리도 32km를 일반철도로 돌아가게 된다.

신설된 KTX호남선은 주중 74회 주말 82회, 이중 서대전역을 경유하는 20%정도인 주중 16회, 주말 18회를 경유시킬 계획이었다. 항간에는 호남권 민심이 들끓게 되자 각각 2회씩 줄여 주중 14회, 주말 16회로 수정안이 다시 국토부에 제출된 것으로 전해졌다.

반대로 대전시는 이용실적 등 수요예측을 내세워 50%이상 경유를 희망하고 있다. 결국 지역 간 갈등의 골이 좁혀지지 않자 개통 시기마저도 오는 4월 초로 미뤄졌다.

국토부는 지난 1월 29일 각각 2회씩 줄인 것에 대한 해명자료를 발표해 “아직까지 호남고속철도 개통에 따른 KTX운행계획이 확정된 바가 없다”며 “운행계획에 대하여 지자체 및 철도공사와 지속 협의 중이며, 관련 의견 등을 종합 감안하여 조속히 정리할 계획이다”고 해명했다.

<시민의소리>는 국토부와 코레일에 변경되어 제출된 운행편수 등 운행계획안에 대해 수차례 자료요청을 했다. 답변은 “아직 확실하게 정해진 바가 없어 보내드릴 자료가 없다”로 일관했다. 수많은 언론들도 각자 나름대로 운행편수에 대해 추측성 기사를 보도하고 있어 정확한 통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1월 29일 광주시를 방문한 국토부 여형구 2차관이 윤장현 시장과 면담을 통해 “정부 판단을 존중해달라”는 뜻을 전해 여론은 사실상 서대전 경유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미 운행편수 중 20%는 서대전 경유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가운데 KTX는 지속적인 소모적 논쟁거리를 양상하고 있다. 일부는 지역 간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는다면 합리적인 묘책을 찾아야 한다는 의견도 제안하고 있다.

광주 송정역에서 만난 최인호(43)씨는 “한참 KTX가 서대전 경유에 관련해 논란이 되고 있는데 만약 그렇게 된다면 호남에서도 또다른 대안을 제시해야 하는게 아닌가 싶다”며 “무조건 경유를 결사반대할 것이 아니라 새로 개통될 KTX는 서대전 경유편과 기존 운행 편간의 배차간격을 최대한 좁히든지, 서대전 경유 KTX 운행은 피크시간을 조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호남~서대전 이용 전체이용 중 7%에 그쳐

서대전역 경유에 대한 가장 큰 반대사유는 간단명료하다. 당초 건설 근본취지 대로 운행되길 바라는 것이다. 그리고 호남에서는 반대에 대한 또다른 근거를 제시해 힘을 실고 있다.

논란이 되고 있는 호남선 KTX에 대해 광주시 교통건설국 윤기현 교통정책과장은 “KTX평균 배차간격이 34분인데 KTX가 서대전을 경유하게 되면 45분이 더 걸려 뒤에 출발한 KTX 보다 뒤늦게 도착하는 비경제적인 해프닝이 일어나게 된다”고 말했다.

윤 과장은 “현재 서대전역과 대전역은 직선거리로 3km정도 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대전역을 대체 이용하면 되고, 호남~서울 상행선의 경우 서대전역의 하차인원은 전체 탑승인원의 약 7%, 또 서울~호남 하행선인 서대전역의 승차인원도 탑승인원의 약 7%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결론적으로 호남선 KTX 전체 이용객의 평균 약 7%정도만 서대전역을 이용하고 있어 사실상 의미가 없는 수준이다.

또한 세계적으로 고속철도 노선에서 벗어나 특정역(서대전역)을 경유하여 고속철도로 재진입(고속철도-일반철도-고속철도)하는 운행방안은 유례를 찾기 힘든 변칙운행이다. 대전의 대체교통수단이 부재하는 특별한 사유가 있어야 하나 명분이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윤 과장은 “호남에서 대전간에는 이미 새마을호와 무궁화호로 접근할 수 있는 철도 교통수단 이외에도 고속버스, 고속도로 등 대체 교통수단과 시설이 존재한다”며 “KTX가 경유할 것이 아니라 새마을호, 무궁화호를 증편시키는 게 낫다”고 설명했다.

한편 서대전역 경유에 대해 뒤늦게 대처한 것이 아니냐라는 질문에 대해 “이미 지난 2013년 국토부에 당초계획대로 운영해달라 건의를 한 차례 했고, 지난해 6.4지방선거에서 대전시장의 공약이 있어서 지난해 11월에 재건의를 했었다”며 “2차례 건의를 통해 공문을 제출했지만 국토부에 별도로 회신은 없었고 실무자와 구두상으로 통화로 원안대로 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말했다.

한편 광주송정~인천공항 직통은 상행 1회, 하행 1회씩 있지만 윤 과장은 “호남선 KTX가 개통된다면 송정에서 인천공항까지 약 2시간 30분가량 걸리게 되어 코레일 측에서 운행노선을 더 늘릴지 않을까”라고 전망했다.

당초 천안 분기점 요구, 오송 분기점으로 희생감수

지난 2일 호남권 광역·기초의원 250여명은 정부 서울청사에서 호남고속철 서대전역 경유에 반대하는 항의집회를 가졌다.

광주광역시 조영표 의장측이 입수한 지난 1월 7일자 KTX운행 계획 제출안에는 전체 운행 편수 중 약 20%의 서대전역 경유가 있었다.

조 의장은 “당초 호남고속철도 당시 천안에서 분기점을 요구했지만, 충청권의 이해관계에 따라 세종시의 접근성을 고려하여 오송을 분기점으로 결정했었고, 호남에서는 KTX의 빠른 건설을 위해 이를 감수하고 수용했다”며 “서대전역 경유는 고속도로가 건설된 후 당초에 있던 비포장으로 자동차를 운행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라는 입장이다.

2일 집회를 마친 후 조영표 광주시의회 의장과 김광수 전북도의회 의장, 명현관 전남도의회 의장은 청와대를 직접 방문해 박근혜 대통령에게 지금이라도 정부정책의 신뢰성 확보와 일관성 유지차원에서 호남KTX 노선을 원안결정하도록 국토교통부에 지시해 주기를 바라는 서한문을 전달했다.

또한 윤장현 광주광역시장과 이낙연 전남지사, 송하진 전북지사, 설문식 충북 정무부지사는 3일 서울 한강홍수통제소에서 서승환 국토교통부장관을 만나 KTX는 당초 계획대로 운행을 요구하는 면담을 가졌다.

4개 시도지사들의 이같은 요구에 대해 서승환 장관은 “호남고속철을 건설하는 목적에 충실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렇지만 수요도 고려해야 한다. 누가 봐도 합리적인 안이구나 하는 얘기가 나올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서 장관은 “의견수렴도 지속적으로 할 것이다. 그러나 너무 오래 걸리진 않을 것이다”며 “결정하기 전에 상의를 드리겠다. 합리적인 안이라고 판단하시면 시도지사님들이 도와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절대 이 문제 때문에 1개월이 늦어진 것은 아니다. 3월 말과 4월일 뿐 사실상 검토할 여건이 조금 더 생긴 것이다”고 덧붙였다.

최연혜 코레일 사장, 내년 총선 겨냥했나

서대전역 경유로 논란인 KTX호남선은 정치계까지 번져 논란이 수그러지지 않고 있다. 특히 19대 총선에서 대전 서구을에 출마했었던 코레일 최연혜 사장의 정치적 야심이 숨어있다는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최연혜 사장은 지난 17대 총선에서 당시 한나라당 비례대표를 신청했고, 19대 총선에서는 대전 서구을 출마, 새누리당 대전시당 서구을 당협위원장으로 활동한 바 있다.

그렇기 때문에 갑작스레 호남선 KTX를 서대전역을 경유하도록 한 것은 2016년에 있을 20대 총선에서 대전지역에 출마하기 위한 물밑작업이 아니냐라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박혜자 광주시당 위원장, 황주홍 전남도당 위원장, 유성엽 전북도당위원장, 노영민 충북도당 위원장, 광주 출신 김동철 의원은 지난달 28일 청와대를 방문해 "코레일의 계획대로 노선안이 결정되면 최연혜 사장에 대해 정치적 의혹이 국토부장관과 대통령으로까지 튈 수 있다는 게 호남지역 민심이다고 서승환 장관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새정치민주연합 전정희(익산을) 국회의원도 지난 3일 “차기 대전지역 총선출마를 염두에 둔 최연혜 코레일 사장을 위한 총선열차를 즉각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이렇듯 당초계획과 다른 운행계획으로 논란에 휩싸인 호남고속철도 KTX의 배후에 최연혜 코레일 사장의 내년 총선 대전 출마설로 의혹이 증폭되고 있어 하루빨리 국토부와 정부의 합리적인 운행계획이 세워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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