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재주꾼4. 송하울림
우리동네 재주꾼4. 송하울림
  • 김다이 기자
  • 승인 2015.02.03 17: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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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락속에 빠져 보실랑가?”

 

“얼쑤~ 우리 것이 좋다~~~~! 덩기덕 쿵더러러러 덩기덕 쿵더”

쿵쿵 쾅쾅 아줌마 풍물패가 떴다. 오후 1시가 되자 북치고, 장구치기가 시작됐다. 답답한 가슴속을 시원하게 뚫는 듯한 꽹과리소리, 흥겨운 박자를 리드하는 장구소리, 쿵쾅대는 심장이 뛰는 듯한 북소리가 어울려 하나가 되는 시간이었다.

풍물패의 흥이 최고조로 올라갈 때 쯤 단원들은 각자 맡고 있는 풍물악기를 신명나게 치며 시원한 한마당을 선보였다. 추운 겨울이지만 풍물패 리듬에 맞춰 뛰어다니며 땀나는 줄도 모를 정도로 연습에 몰두하고 있었다.

첨단종합사회복지관 5층에서 연습이 한창이 '송하울림'은 지난 2013년 공식적인 명칭을 갖고 시작했다. 40~60대 평범한 주부들로 구성된 이들은 회원들만 해서 20명 정도 된다.

옛날부터 풍물패는 농사를 지을 때 농부들이 노동요를 부르며 북, 장구, 꽹과리, 징, 소고 등을 치며 풍년을 기원할 때 불렀다. 농사가 잘되길 기원하는 마음으로 시작과 끝맺음을 함께하는 풍물패는 절로 덩실덩실 어깨춤을 추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송하울림을 지도하고 있는 심은순 강사는 “요즘은 풍물패가 많이 사라져가고 있지만 옛날부터 우리 조상들은 흥이 있었기 때문에 우리는 정서적으로 음악적인 감각이 있어 금방 우리 리듬을 익힐 수 있다”며 “풍물은 온몸을 던져가면서 배우기 때문에 정적이기 보다 역동적으로 움직이면서 배울 수 있는 우리 전통이다”고 설명한다.

그렇게 송하울림은 자연의 빛소리와 가까운 장구, 천둥소리 같은 꽹과리, 구름 소리 같은 북소리 등 자연의 모습을 그대로 소리내면서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대열을 바꿔가며 분주하게 한발씩 군무를 맞춰나갔다.

한 장단에 징을 몇 번 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1채, 2채, 3채, 휘모리장단, 동살풀이, 자진모리장단 등 다양한 장단으로 우리 가락의 흥겨움을 표출한다. 원래 첨단 호반2차 구름다리도서관의 교육프로그램 중 설장구를 배우던 사람들이 모여 만들게 된 송하울림은 마땅히 연습할 장소를 없었지만 첨단사회복지관에서 제대로 연습을 할 수 있게 됐다.

그렇게 송하울림은 노인잔치, 마을 행사 등에서 풍물패로 무료봉사활동을 다니며 스트레스 해소는 물론 스스로의 건강까지 지키며 우리 전통 장단을 선보이고 있다.

국악을 전공했던 심은순씨는 “최대한 아는데까지 회원들에게 전수하고 싶다”며 “여러 곳에 대회도 참가해 함께 공연을 선보일때는 모두가 뿌듯해 한다”고 말했다.

송하울림에서 총무를 맡으며 5년 이상 풍물패를 배워왔던 이순복(57)씨는 “장구를 배우다 이제는 북, 징, 꽹과리를 다 할 수 있게 됐다”며 “올해는 송하울림이 충장축제 공연을 노려보고자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한 송하울림의 회원인 김성자(57)씨도 “처음 설장구를 배우다가 스트레스 해소도 되고 여러 사람들이랑 어울려서 봉사를 하다보니까 너무 좋았다”며 “자기 개발도 하고 여러 사람과 함께 하면 더 쉽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고, 겨울에도 풍물패 연주를 하면서 뛰어다니면서 땀을 흘릴 수 있어 건강도 지킬 수 있다”고 이야기를 털어놨다.

지난 1월부터 시작해 배운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정광숙(52)씨는 “사회복지관에 왔다가 우연히 난타소리를 듣고 매력에 빠져들었다”며 “풍물패 중에 징소리가 가장 좋았고, 가장 배우기도 쉬울 것 같았다”고 말했다.

구름다리도서관으로 인연이 되어 지금까지 함께 해 온 정미애씨도 “옛날 전통의 것을 배울 곳이 얼마 없었지만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서서 춤을 치며 장구를 치는 설장구를 배우면서 뛰어다니다 보니까 다이어트도 되고 재미도 있고 너무 좋다”고 연습을 이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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