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질관광(상) 전남 섬과 숲은 힐링의 보고
지질관광(상) 전남 섬과 숲은 힐링의 보고
  • 권준환 기자
  • 승인 2015.01.22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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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흉내내기'그쳐, 새로운 별천지 테마 필요
지역주민들이 주체로 참여, 행정은 보조 역할해야
관주도로 진행될까 우려, 계획대로만 됐으면 좋겠다

전남도는 전국적으로 봤을 때 발전이 더딘 지역에 속한다. 공장 굴뚝이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어 경제적인 소외 지역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런 반면 자연 경관은 비교적 잘 보존돼 있다. 최근 지질관광이 새로운 주제로 각광받는 가운데 전남도(이낙연 도지사)는 자연과 문화를 최대한 보전하면서 ‘가고 싶은 섬’, ‘숲 속의 전남’을 조성하기 위해 최근 2015년부터 2024년까지 10년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시민의소리>는 지질관광을 주제로 전문가 진단과 전남도의 관광정책 방향에 대해 2회에 걸쳐 진단한다./편집자주

이낙연 전남도지사는 지난 11일 일요일에도 완도 소안도와 보길도를 방문하는 등 ‘가고 싶은 섬’ 시책을 구체화하기 위한 섬 방문 행보를 계속 했다. 전남의 섬과 숲이 새로운 관광상품이며 특히 힐링의 보고라는 점에서 이를 특화자원을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병세가 악화된 환자나 귀농을 꿈꾸는 황혼의 노인들이 전라도를 찾아오고 있다.

전남에는 크고 작은 섬이 2,219개가 있다. 이는 전국 섬의 65%에 해당하는 귀중한 자원이다. 이 도지사는 올해 6개 섬을 선정해 사업을 추진하고, 이후 매년 2개 섬을 추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민의 소리>는 전라남도의 ‘가고 싶은 섬’ 정책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들어봤다.

중·장·단기별 계획 가지고 있어야

안종수 호남대학교 관광경영학과 교수는 먼저, 섬과 관련해 관광정책을 펼칠 때에는 중·장·단기별로 계획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단기적으로 봤을 경우, 섬에 가면 가장 불편한 것이 교통이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자전거나 초보자도 탈 수 있는 사륜 오토바이 등을 비치해서 섬에 친숙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그래서 섬을 찾는 이들의 요구사항을 잘 수집해 중기계획에 반영하고, 장기적으로는 섬끼리 연결된 테마파크를 조성해 국가적 규모로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조성하고자 하는 섬을 잘 선정해야 한다는 점도 들었다. 어느 정도 섬 규모가 있고, 인구가 있는 섬을 선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섬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음식이나 숙박 등 다양한 서비스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고 싶은 평범한 섬으로 가꾸기 보다는 섬마다 독특한 테마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남 아래쪽에는 제주도라는 좋은 섬이 있고, 전남지역 섬은 규모가 작고 인구가 적기 때문이다. 또한 테마는 자연자원 위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꽃섬을 조성한다고 했을 때 온통 작약을 심는다거나, 해바라기를 심는 등 사람들이 일일이 경작하지 않아도 매년 꽃이 피고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이다.

덧붙여 남도의 섬이 식생이 빈약해 대부분 별 볼일 없이 버려진 땅처럼 보인다는 점을 지적했다. 따라서 소득이 될 수 있는 약초나 꽃, 나무 등을 예쁜 디자인으로 심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랜드캐니언처럼 위(공중)에서 봤을 때, 꽃천지가 펼쳐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안 교수는 “이낙연 지사가 큰 그림을 가지고 화장실 등 편의시설 설치와 같이 단기적으로 가능한 것은 빨리 추진을 하면서, 일단 사람들이 섬과 친숙하게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자연+인공미. 테마 확실한 섬으로

박종찬 광주대학교 호텔경영학과 교수는 비판적인 시각에서 접근했다. 전남은 섬 자원이 굉장히 강하지만 제대로 개발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그동안은 ‘흉내내기’에 그치고 있다고 혹평했다. 마구잡이식으로 여러 개의 섬을 손댈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한 두 개의 섬을 집중적으로 개발해서 지금껏 경험해보지 못한 세계에 들어와 있는 느낌이 들도록 완전히 새로운 별천지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연에 인공미를 더해 여기는 어떤 테마의 섬이라는 것이 바로 느껴지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유람선이나 일반적인 페리호 수준으로는 날씨 변화에 따라 아예 뜨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에 크루즈선 수준의 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래야 날씨에 영향을 받지 않고 섬을 연결해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섬의 테마를 잡은 후에는 2단계 사업을 지속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계속해서 새로운 것을 가미해야 한다는 것이다. 메인 테마 안에서 새로운 하부 테마를 만들고, 며칠을 머물러야 다 둘러볼 수 있을 정도로 끊임없이 바꿔나가다 보면 유명한 섬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대규모 테마파크의 경우 절대 그대로 놔두지 않는다. 끊임없이 개발하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 전혀 다른 느낌으로 항상 새롭게 바꾼다”며 “하지만 현재 전남은 어정쩡하게 진행중이다”고 전남의 체계적인 계획이 필요함을 요구했다.

전남도 해양항만과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대상 섬들을 공모 중에 있어 확실히 결정된 것은 없다”며 “2월 말경이 되면 6개 섬이 결정되는데, 선정이 끝나면 섬의 특성에 맞게 고유자원을 조사해 섬별로 특색 있는 마스터플랜을 수립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한편 전남도의 10년 계획 중 ‘숲 속의 전남’ 만들기도 있다.

이는 전남 곳곳에 3만 1천ha의 숲을 조성하겠다는 목표다. 전남 산림의 공익가치를 10년 안에 2배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숲 속의 전남’ 만들기 사업은 자투리 땅과 유휴지 등에 어울리는 나무를 심어 지역의 경관미를 높이겠다는 ‘경관 숲’ 조성과, 야산·공유지 등 관리가 용이한 지역에 견과류와 밀원수(꿀이 들어있는 꽃나무. 대표적으로 아카시아나무) 등 돈이 되는 나무를 심겠다는 ‘소득 숲’ 조성이 있다.

후손에게 공업단지보다 자연 물려줘야

이에 대해 안기완 전남대 산림자원학부 교수는 전라도를 찾는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아름다운 숲을 만드는 것은 대단히 좋은 생각이고 찬성한다는 입장이다.
안 교수는 전라도 산들이 강원도처럼 급경사를 가진 산이 아니기 때문에 최근 여러 가지 치유의 숲으로 활용이 되고 있다는 점과, 농촌의 풍경과 더불어서 야산과 숲이 어울리는 모습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다른 지역에서 볼 수 없는 난대림이라는 숲들이 많아 전라도 관광에 있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럽의 경우 숲속에 있는 마을이 별로 볼 것이 없음에도 관광지로 각광받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며 “앞으로 전라도의 먼 미래를 생각한다면 후손들에게 공업단지를 물려주기 보다는 자연을 물려주는 것이 미래의 먹거리가 될 것이다”고 내다봤다.
덧붙여 아름다운 경관 숲, 소득 숲, 기존의 숲들을 잘 보존하고 관리하는 이런 3가지 정책방향이 결국 전남만이 가질 수 있는 관광자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안 교수는 아무리 숲을 예쁘게 만들어도 돈이 돼야하기 때문에 기왕이면 돈 되는 나무를 심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또한 숲 속의 전남을 만들어가는 주체에 있어 행정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은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지역 주민들이 스스로 만들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행정은 물자를 공급한다던지, 주민들이 필요로 할 때 도와야 한다는 것이다.

말만 거버넌스. 관 주도 아닌가 우려

김종필 광주생명의숲 부장은 숲 속의 전남을 만들어가는 계획에 대해서는 찬성하지만, 그 과정에 있어 관 주도로 흘러갈 수 있음을 우려했다.
김 부장은 “전에 숲 만들기와 관련한 토론회에 참석해 지켜본 적이 있다”며 “계획대로 되면 정말 좋을 것 같지만, 과연 계획대로 될 것인지에 대해선 의구심도 든다”고 말했다.

민간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거버넌스형 민간협의체를 꾸렸는데, 말이 거버넌스지 관 주도나 다름없어 보인다는 것이다.
그는 사무국이 도청 안에 있고, 추진단을 꾸리는 과정 속에서 계획을 세워가야 하는데 추진단을 전부 꾸려놓고 계획을 세우려고 하는 점을 들었다. 이러한 부분에 있어 거버넌스가 아니라 관 주도로 가는 것 같아 우려가 된다고 밝혔다.

또한 사업추진에 있어 민간에 많이 개방하려고 하지만 방식이 사업자 중심인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덧붙여 숲 속의 전남을 만들어 가는데 있어 사유지 주인이 80%인데, 제도적 시행에 있어서 불만이 있더라는 문제를 제기했다. 사유지 주인들과 합의 없이는 진행되기 힘들기 때문에 지원이나 제도적 부분에 있어 더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김 부장은 “계획은 잘 짜놓았는데, 계획대로만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남도 산림산업과 관계자는 “생활주변 자투리 공간에 매력 있는 숲을 조성하고, 단기간에 돈이 될 수 있는 소득 숲을 조성하는 것이 목표다”며 “기존의 숲을 보존하고 활용해 치유와 힐링이 늘어나 관광산업화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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