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재주꾼2. 음악사랑 올드보이즈
우리동네 재주꾼2. 음악사랑 올드보이즈
  • 김다이 기자
  • 승인 2015.01.21 12: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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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전음악 예향광주서 꽃피우길”
한국 전통 관악기 대금과 서양 악기 색소폰의 만남

“예향, 문화수도 광주를 거점으로 퓨전음악의 꽃을 피워보고 싶습니다.”

드럼소리, 트럼펫소리, 색소폰 소리, 대금소리가 함께 하모니를 이루면 어떤 소리가 날까. 어울리지 않을 듯 어울리는 퓨전음악의 세계로 빠진 이들이 있다.

광주공원 옆 남구 민방위교육장에서 ‘음악사랑 올드보이즈’의 합주연습이 한창이다. 조금은 으슥한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문을 열고 들어가는 민방위교육장은 이들의 연습장소로 말할 것도 없이 안성맞춤이다.

다양한 음향장비 배치와 많은 인원이 모여 합주연습을 할 때도 귀를 때리는 듯 한 큰 연주소리가 밖으로 나가지 않아 사람들에게 방해되지 않고, 마음껏 소리 높여 연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양 악기 색소폰, 전통 악기 대금의 만남

퇴근 시간이 지나서 모인 이들이 본격적인 연습을 시작했다. 곡명 ‘사랑 찾아 인생을 찾아’의 MR소리에 맞춰 색소폰과 트럼펫, 드럼의 합주소리는 이들의 마음을 대변해주고 있는 듯 했다. 한 쪽 다리는 까딱까딱 리듬과 호흡을 맞추고, 입으로는 악기에 숨을 밀어내며 얼굴이 빨개지는 것도 마다하고 연주 소리에 몸을 맡긴다.

손가락으로 누르며 음을 내는 색소폰 연주자들은 현란한 애드리브로 손가락이 보이지 않는 듯 이미 아마추어를 뛰어넘었다. '음악사랑 올드보이즈 밴드'는 대부분 공직생활을 하거나 퇴직한 이들이 모인 '철부지밴드'와 '광주대금사랑봉사단'이라는 두 그룹이 합쳐진 퓨전음악 동아리다.

10여 년 동안 모여 연습해왔던 철부지밴드는 이미 색소폰 악기 하나만 준비한다면 왕초보도 무료로 색소폰을 배울 수 있도록 문을 활짝 열어뒀다. 군악대 출신의 음악교사 철부지밴드 박광수 단장과 김재이 음악감독의 재능덕분에 처음 기초단계부터 배울 수 있다.

음악감독을 맡고 있는 김재이씨는 “지난 2005년쯤 퇴직을 앞둔 공직자들이 모여 악기 연주를 해보자 해서 모였고, 퇴직 후에도 계속 이어와 지금까지 왔다”며 “처음엔 공직자들이 주축이 되어 7명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입회를 하러 오시는 일반인 분들도 많아 현재 30여명 정도 멤버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철부지밴드는 접근하기 어려운 희소가치가 있는 악기로 더욱 돋보일 수 있도록 트럼펫을 추가했다. 이러한 마인드로 광주대금사랑봉사단과 음악적 교류를 해오던 찰나에 같은 공간에서 연습하게 되면서 새로운 음악장르를 만들어냈다.

김재이 씨는 “실제로 대금사랑봉사단과 크고 작은 행사를 함께 다니게 되면서 같이 연습을 하고, 중요 무형문화재 제 45호 준인간문화재이신 조철현씨가 대금과 색소폰의 합주로 어울릴만한 음악을 선곡하고 함께해왔다”며 “이후 음악사랑 올드보이즈는 지난해 10월 한국퓨전음악협회를 창립해 광주에 본부를 두고 부산,경북, 서울쪽에서도 활동 중이다”고 말했다.

퓨전음악으로 올해 하반기 음반제작 계획

그렇게 한국 전통의 대표적인 관악기 대금과 서양 관악기 색소폰이 만나게 됐다. 음악을 사랑하는 이들이 예향 광주를 거점으로 퓨전음악의 꽃을 피우고자 ‘한국퓨전음악협회’를 만들고, 여러 곳에 봉사활동을 다니며 합주실력을 뽐내고 있다. 아쉽게 연습실을 찾은 날은 공식적인 연습일정이 아닌 탓에 대금과 합주를 들을 수 없어 아쉬웠다.

철부지밴드의 박광수 단장은 “군악대 출신으로 원래 다양한 음악을 좋아했었다”며 “악기를 하는 시간에는 그저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다”고 털어놨다.

그렇게 전통악기 대금과 서양악기가 모인 밴드가 만나 독창적이고 화음을 만들어내는 올드보이즈는 올해 하반기에는 음반을 내고자 하는 것이 목표라고 한다.

색소폰 여성동호회를 하다 올드보이즈에 합류하게 된 정 경씨는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누구나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줘서 굉장히 좋은 것 같다”며 “퇴직을 하고나서 여러 가지 악기를 접하다 색소폰 접하게 되면서 내제되어있던 음악성이 있어 ‘나도 할 수 있구나’생각이 들었고, 생활의 활력소가 되고 있다”고 스트레스를 푸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새로운 장르를 만들어 꾸준한 활동 중인 ‘올드보이즈’가 예향광주를 기반으로 퓨전음악이 꽃피울 수 있기를 기대하며, ‘브라보 마이 라이프’를 외치며 응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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