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덕, “5월 정신은 ‘비정규직 철폐’입니다”
박근덕, “5월 정신은 ‘비정규직 철폐’입니다”
  • 김다이 기자
  • 승인 2015.01.14 17: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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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기념재단 계약직 해고 논란, 사회전반 비정규직 문제로 대두

‘부당해고’로 논란이었던 5.18기념재단의 계약직 직원해고가 사회 전반의 비정규직 문제와 결부되어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4일 낮 12시부터 1시간동안 점심을 뒤로 한 채 광주광역시 시청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는 이가 있었다. 그는 매서운 겨울바람을 온 몸으로 맞으며 피켓을 들고 서있었다.

박근덕(38)씨는 이번 논란의 중심이었던 5.18기념재단 계약직 해고 당사자다. 박 씨는 지난해 12월 31일자로 계약이 만료되면서, 재계약을 기다리고 있었지만 내부 업무평가 절차 없이 일방적으로 ‘해고통보’를 받게 됐다고 한다.

현재 5.18기념재단의 직원은 3명의 정규직과 나머지 12명은 무기계약직으로 근무를 하고 있다. 이들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된 것은 계약직으로 채용됐어도 인사위원회와 내부평가를 거쳐 2년 이상 근무했을 때 재단사업의 지속성을 위한 것이다.

1인 시위가 끝난 이후 5.18기념재단의 시민사랑방에서 그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는 전남대 97학번으로 80년 5.18을 경험하지 못했지만 늘 5월이 되면 누구보다 가슴이 뭉클해지고 뜨거워지는 한사람이었다. 총학생회에서 학생운동을 했던 터라 이곳에서 5월 정신을 배웠다.

그리고 졸업 이후 교육운동을 해오다 지난 2013년 8월 1일부터 5.18기념재단의 교류연대팀에서 일을 시작하게 됐다. 학생운동 당시 80년 5월 시민군으로 활동하던 선배들을 뿌리로 두고 있었다. 그래서 5.18기념재단에서 근무하게 되면서 단순히 이곳을 돈을 벌기위해 들어온 직장으로만 생각하지 않았다.

지금까지 재단에 1년 가량 몸담고 업무를 수행했다. 더군다나 사업목적 전문직으로 채용된 박 씨는 5.18자원 활동가 운영, 광주아시아포럼, 5.18아카데미, 5.18유공자단체선양사업 지원 등 국내 연대 사업의 업무를 맡고 있었다.

그러나 80년 5월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업무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해왔지만 생각지도 못했던 공식 해고통보를 받게 됐다. 그리곤 바로 오재일 이사장실에 찾아갔다고 한다. 기존에 해오던 인사위원회나 업무평가 없이 ‘이사장의 통보’로 해고된 사실이 불합리하다 생각했기 때문이다. 인사권 남용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이전에 재단에서 오재일 이사장에 대해 비판을 한 적이 있어 쉬운말로 “윗 사람에게 찍힌 것”으로 느껴질 수 밖에 없었다.

그는 “도대체 업무상 부적절했는지 근무태만이었는지 재계약되지 못한 정확한 이유를 듣기 위해 오재일 이사장을 찾아갔지만 ‘계약만료’라는 이유만 내세웠다”며 “결국 문제가 있다면 법적 절차를 거쳐 해결하라는 논리였지만, 공익사업을 하는 5.18재단의 수장이 가진 근본적인 사고방식은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 씨는 “80년 5월 당시에도 법의 테두리 안에서 부당함을 느껴 이를 바꾸기 위해 목숨 걸고 항쟁했는데 어떻게 5.18재단의 수장이 법과 원칙만 가지고 따지라는 건지, 이건 민주성의 후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공익적 목표를 갖고 있는 재단마저도 계약직 비정규직에 대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데 사회전반에 비정규직 문제는 아직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며 “재단이 출범한지 20년이 지났는데 장외로 나온 것은 처음이다. 사실 그간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공간과 소통구조가 너무 없었다”고 털어놨다.

1인 시위에 나선 박 씨는 “비정규직 자체가 철폐되어야 한다. 그리고 재단의 상황과 조건이 어렵다면 조례 제정을 위해서나 범국민서명운동이라든지 함께 극복해나가는 방안을 찾아 같이 해결해야 한다”며 “이사장이 인사권을 쥐고 남용하지 못하도록 5.18재단의 이사회 구조도 개방형으로 일반 시민도 참여해야 하고, 재단 자체 기금확보라든지 사태의 본질이 무엇인지 접근해 재단의 비정규직을 줄이기 위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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