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재주꾼1. 꽃뜨루예술단, ‘전통문화’를 사랑한 엄마들
우리동네 재주꾼1. 꽃뜨루예술단, ‘전통문화’를 사랑한 엄마들
  • 김다이 기자
  • 승인 2015.01.14 10: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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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99년 순수 주부들로 창단해 아마추어 예술단 자리잡아

“으쌰으쌰, 비록 엄마들로 구성된 아마추어지만 하면 할수록 ‘멋’이 있는 게 바로 우리의 전통이죠.”

우리 전통옷의 품격을 보여주는 한복 치마를 두르고 한발 한발 내딛는다. 한 손에는 전통부채를 폈다 접었다 또 한 손에는 치맛자락을 쥐어 올리는 손길이 아름다운 전통의 ‘선’을 보여준다.

광산구 하남동에 위치한 ‘꽃뜨루예술단’의 연습이 한창이다. 1주일에 2번 연습시간을 갖고 있어 때마침 연습하고 있는 현장을 찾을 수 있었다. 동아리 회원들은 춘당 하수내 선생의 지도 아래 한국 춤의 멋스러움을 익히고 있었다.

꽃뜨루예술단의 명칭은 뜨락에 만발한 꽃을 비유해 회원들의 추천을 통해 순수한 우리말로 만들게 됐다. 지난 1999년 취미활동으로 모인 순수한 주부들로 구성되어 시작하게 된 꽃뜨루예술단의 단원들은 현재 35명이다. 꽃 있는 곳에 꽃만 있을 테냐. 나비도 있다. 남성 회원도 3명이나 된다.

창단 초창기부터 15년을 넘게 함께 해온 왕고참부터 교직생활을 하거나 보건소 소장을 맡고 정년 퇴임한 회원, 경찰관, 미용실 원장, 스님까지 다양한 분야의 이들이 ‘전통무용’으로 하나가 됐다. 연령대도 30대 중반부터 70대까지 전통문화를 사랑하는 이들이 한 마음으로 가무를 완성해간다.

그렇게 광산구에 기반을 두고 오랫동안 활동을 펼쳐온 탓에 현재 광산구에서는 이미 유명한 아마추어 예술단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광주 전역을 대상으로 공연 봉사까지 하고 있어 회원들의 동아리에 대한 사랑과 열정을 짐작해볼 수 있었다.

“처음에 오시는 분들이 ‘저는 몸이 뻣뻣한데 할 수 있을까요?’염려를 하고 찾아옵니다.”

그러나 춘당 하수내 선생은 아무런 걱정 없이 준비물로 버선과 치마만 있다면 누구든 할 수 있다고 한다.

가장 기본이 되는 발 띄기, 발딛음새를 먼저 가르친다. 이후 손올림채 등 덩실~ 덩실~ 소리에 맞춰 오금을 주는 동작을 하나씩 배워간다. 그러면서 점점 단계를 올려 춤 동작에 맞게 알맞은 ‘호흡’을 전수한다.

춘당 하수내 선생은 “우리 전통 무용에는 흥이 이고, 절절한 슬픔과 희노애락이 들어간다”며 “전통무용을 배우면 그 맛을 알게 되고, 자세도 좋아져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한다.

“보통 쪽을 지면 안 예쁠까라고 걱정을 하는데 사람마다 쪽을 지는 매무새가 달라 저마다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처음 전통무용을 접하는 회원들이 ‘쪽을 진다’라는 말을 듣게 되면 드디어 무대에 올라 공연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연습실에서 만난 한영진 씨는 “예전에 골다공증이 있었고 허리가 안 좋았는데 전통무용을 하게 되면서 유산소 운동이 돼서 허리도 좋아지고, 자세가 좋아졌다”며 “음악을 들으면서 전통무용을 하는 시간만큼은 그야말로 힐링이 되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또한 꽃뜨루예술단의 왕고참인 강안례 씨는 “말 그대로 ‘내 나이가 어때서’라는 말처럼 전통무용을 할 때 곱게 차려입은 한복을 입고 쪽을 지고 화장을 하면 어르신들 앞에서 새댁이 된다”며 “공연을 하면서 봉사를 통해 에너지를 얻어온다”고 설명했다.

비록 엄마들, 주부들로 구성된 아마추어 예술단이지만 실력은 오랜 경력으로 수준급이다.

하수내 선생은 “문화수도 광주에서 이제 곧 9월이면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드디어 개관을 하는데 꽃뜨루예술단을 무대 올리고 싶다”며 “전당이 시민들도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하는데 아마추어 엄마들이 공연을 선보이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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