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친해지기’ 문제점 없나(4) 정율성, 광주브랜드 마케팅 '글쎄'
‘중국과 친해지기’ 문제점 없나(4) 정율성, 광주브랜드 마케팅 '글쎄'
  • 정인서 기자
  • 승인 2015.01.08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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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가터 확보 못한 채 주변 정비 방안만 내놓아
선택과 집중으로 연차적 랜드마크로 키워내야
▲ 정율성 축제의 개막공연

윤장현 광주시장은 ‘중국과 친해지기’ 전략을 민선6기의 첫 해에 펼치는 최대공약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시민의소리>는 중국과 친해지기는 서두를수록 우리에게 더 불리하게 적용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렇다면 광주를 세계 G2로 부상한 중국이 가장 선호하는 도시로 만들겠다는 ‘중국과 친해지기’ 종합계획의 내용과 문제점은 무엇인지 5회에 걸쳐 살펴본다./편집자 주

광주시는 중국과 친해지기라는 전략의 하나로 정율성 브랜드를 활용한 관광명소화 등 도시마케팅과 차이나프렌들리에 적합한 우호적인 도시환경 구축 등을 내놓았다.
광주 출신 중국의 3대 음악가로 알려진 정율성 브랜드화는 광주를 방문한 중국관광객들에게 필수 관광코스로 하고 이를 위해 정율성 브랜드화를 위한 주변 정비와 스토리텔링 작업을 하겠다는 구상이다. 광주시 집계에 따르면 2013년에만 중국인 관광객 2만5천여명이 불로동 생가터를 방문했다고 한다.
따라서 정율성의 생가였다는 불로동 일대와 성장했다는 양림동 일대 등 관련 장소에 대한 스토리텔링 콘텐츠를 개발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여기에 정율성 일대기에 대한 영상콘텐츠도 개발하고, 기념조형물과 안내해설판 등 인근 경관 정비, 중국인 해설사 상시 배치 등의 사업을 위해 2016년까지 약 3억원 정도의 예산을 배정했다.
문제는 정율성 생가터든 성장기의 집이든 이를 시가 아직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시의 계획에도 생가터 주변 정비사업을 한다고만 했지 생가 매입은 빠져 있다. 강원구 한중문화교류중앙회 회장은 “중국인 관광객들이 문도 열어보지 못하고 개가 짓는 소리만 듣다 가는 현실에서는 일의 우선 순위가 무엇인지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생가터의 집주인에게 여러차례 설득을 했지만 아직 매매의사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사유재산이라는 점에서 내부 공개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어서 일단 주변에 QR코드를 활용한 정율성 알리기에 나설 것이다”고 말했다.

▲ 정율성 1주기 기념으로 열린 중국내 공연
정율성, ‘음악정신’ 해석 논란

시는 또 정율성 음악제의 프로그램을 확대한다고 했다. 우선 정율성은 중국인의 정신적 지주로 추앙받고 있다는 점에서 그 분의 위상을 감안해 정율성음악제를 한국과 중국의 우호교류의 플랫폼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시는 정율성 관련 중국 내 네트워크와 공동 행사를 주관할 예정으로 가칭 정율성국제음악제조직위원회를 구성할 계획이다. 이 문제는 광주문화재단에 위탁 중이다. 이를 위해 2018년까지 15억원의 예산을 책정했다.
이는 광주시가 맺고 있는 중국의 교류도시를 순회방문하면서 공연을 벌이고 학술연구의 토대를 마련하는 국제학술세미나를 개최하는 것도 구상 중이다. 정율성을 기념하는 기획전시, 사진전시, 작품연주회를 하는가 하면 그의 ‘음악정신’을 계승한 광주성악콩쿠르를 개최한다는 것이다.
정율성은 기록에 따르면 그가 어린 나이에 항일운동을 했고 군관학교 졸업후 1938년 이후 중국 내에서는 불멸의 곡인 '연안송', '팔로군 행진곡(중국인민해방군가)' 등을 작곡했다. 그는 2009년 중국의 100대 영중 중 6위로 칭송될만큼 우리 입장에서 보면 도시브랜드 마케팅의 가치가 있다.
하지만 그가 1945년 해방 이후 북한으로 가 거기서 ‘조선인민군행진곡’과 ‘유격대전가’ 등 북한 군가를 다수 작곡했다. 한국전쟁 때 북한군이 불렀던 군가들이다.
음악계의 한 관계자는 “이 점을 감안한다면 아무리 중국과 우리가 우호적인 관계를 맺더라도 북한 공산주의 사상이 깃든 그의 ‘음악정신’을 어떻게 계승해 광주성악콩쿠르를 열겠다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건상 전남일보 편집국장은 “정율성의 음악시기는 1945년 이전의 중국혁명음악기, 1945~1950년의 북한 군가제작기, 1950년 이후 1976년까지 순수음악 제작기로 구분한다”면서 “이념적 문제보다는 그가 지향했던 순수음악기에 대한 접근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또 광주문화재단 관계자는 “광주성악콩쿠르는 검토 단계에 머물러 행사는 치러지지 않을 것 같다”면서 “조직위원회 구성도 아직 진행되지 않은 상황이다”고 밝혔다.

市, 차이나로드 지역명소 가꿀 터

한편 중국인들이 광주를 다시 찾는 거점공간이 되도록 우호적인 도시환경을 구축하는 방안도 준비하고 있다. 여기에는 중국문화원 분원 유치, 중국 특화거리 조성, 차이나프렌들리센터 설치 등의 사업을 벌일 계획이다.
그 중 가장 중요한 사업이 중국문화원 분원을 유치하는 일이다. 이는 윤장현 광주시장이 중국 문화부 부장에게 요청해 설립 약속을 받아냈다고 밝혔다. 문화원 분원이 유치되면 문화전당 개관행사와 연계 홍보를 하고 동아시아문화도시 문화교류사업과 연계한 공동협력 추진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현재 시가 구상하는 중국문화원 분원은 문화전당과 정율성 생가터에 인접한 구 조흥은행 충장로지점의 공실건물을 검토하고 있다. 이 건물이 임대될 경우 중국문화원 부담으로 한다고 했다. 이 사업은 올해까지 1억원 정도 투입할 예정이다.
차이나프렌들리 가운데 쉽지 않은 일이 중국특화거리 조성이다. 이전에도 여러 번 이 사업이 논의된 바 있었지만 끝을 맺지 못했다. 그러나 윤 시장은 중국과 친해지기 방안의 하나로 중국인에게는 친화감을 주고 시민에게는 이국적 체험장소로 지역의 랜드마크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부산이나 인천처럼 전통적인 차이나타운이 없는 광주에 차이나풍 도시경관을 통한 차이나로드를 만들겠다는 구상은 광주극장을 중심으로 한 360m 구간이다. 중국문화원 분원이 들어서고 구간별 중국 전통음식점, 중화풍 상징조형물과 미디어파사드 설치, 한중 뷰티패션의 거리를 조성하겠다는 구상이다. 2018년까지 10억원의 예산을 계획하고 있다.
그러나 차이나타운은 자연스럽게 중국인들이 모여들면서 이루어지는 것이지 시가 나서서 조성한다고 해서 그게 차이나타운인지는 우려된다. 자칫 껍데기만 차이나풍이고 진정한 차이나가 없는 허상의 거리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결국 이 거리에 대한 중국인 상가 유치나 그들의 주거대책은 무엇인지 궁금할 따름이다.
시 관계자는 이를 위해 “1월 중에 차이나로드 설치를 위한 용역을 의뢰하여 기본계획을 마련하겠다”며 “기본계획 나온 뒤에 관련된 분야의 사람들이 모여 좀 더 신중하게 검토할 것이다”고 말했다.

▲ 정율성의 묘
광주만의 특화자원 발굴 노력해야

차이나프렌들리센터는 중국인 유학생과 다문화가족, 중국인관광객들이 광주에 머무르는 동안 따뜻한 정을 느끼는 우호환경의 하나로 그들의 민원을 청취하고 처리하는 기관이다. 현재 국제교류센터에 위탁 운영하는 방안을 협의 중인데 중국인 전용 종합관광안내 콜센터, 중국어 전화상담 서비스, 숙박과 음식 그리고 교통 정보 등을 제공하는 웰컴인예약센터로서 기능을 한다는 것이다.
2018년까지 3억5천만원의 예산을 세웠다. 그러나 이 예산은 시의회에서 전액 삼각됐다. 현실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중국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중국과 친해지기 전략은 물론 하루아침에 이뤄질 수 없다. 많은 시행착오도 있을 것이다. 많은 여행전문가들은 이렇게 지적한다.
특정 계층만을 겨냥한 도시형 관광대책은 위험하다는 발상이다. 글로벌 시대에 걸맞은 관광프로그램은 오히려 신토불이 차원에서 진정한 우리 것을 보여주고 우리 것을 판매하는 것이 그들에게 이국적 감성을 불러일으키고 한류 바람에 맞는 전략이라고 한다.
곽행구 전남발전연구원 연구위원의 ‘중국 관광객 유치 활성화 전략’을 보면 그런 내용들이 묻어나온다. 곽 연구위원은 “전남만이 갖고 있는 특성을 찾아 가고 싶은 섬, 숲속의 전남을 활용한 에듀힐링(Edu0Healing) 프로그램이나 역사문화적인 동질성을 접목한 관광상품” 등을 제안하고 있다.
광주시도 광주만의 특화자원 발굴이 절실하다. 그런데 아직 광주시는 물론 문화관광 관련 기관들은 광주의 특화자원이 무엇인지에 대한 논의도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광주비엔날레 전시장도 활용하지 않을 때는 과거 열렸던 비엔날레 전시 내용을 소개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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