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ntre Culturel Suisse
마레 지구 한 쪽에 자리한 스위스 문화원. 마레 지구를 몇 번 방문했는데도 모르고 있다가 우연히 발견했다. 사실, 이 곳 대부분의 상점 입구는 조촐하다.
비싼 명품을 파는 가게들도 겉모습은 수백년 된 건축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빵집이라고 간판에 써있길래 들어가보니 옷을 파는 가게인 경우도 있었다. 정작 옷가게의 간판은 페인트칠이 다 벗겨져가는 예전 빵집 간판 옆에 조그맣게 붙여놓고, 그렇게 역사에 경의를 표하고 있었다.
모든 상점이 나만 바라보라고 시끄럽게 외치지 않는 덕에 골목골목은 조화를 이루고, 걷고 싶어지고, 그렇게 또 지갑을 열게 하는가 보다.
스위스 문화원이 내 눈길을 끈 이유는 바로 서점 때문이다. 스위스와 관련된 책, 예술, 건축 서적, 어린이 그림책들까지 다양한 서적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디자인으로 유명한 국가답게 펼치는 책 하나하나가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한 권 한 권 서투르게 만든 책이 없었다. 인테리어 또한 그에 걸맞게 실용적이고, 간소했다.
바로 옆 건물은 전시공간으로, 음악, 공연, 강연, 무용 등 연중 다양한 행사가 열리고 있었다. 마침 스위스의 유명 디자이너 그룹인 NORM 의 강연이 얼마 후 열릴 예정이라고 해서, 예약 이메일을 보내놓았다.
그렇게 조용하지만 묵직하게, 요란스럽지 않지만 매력적인 방법으로 스위스는 자신의 문화를 홍보하고 있었다.
저작권자 © 시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