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명과의 대화-광주를 말한다(17) 이종화 소셜에듀테인먼트 흥쇼 이사
100명과의 대화-광주를 말한다(17) 이종화 소셜에듀테인먼트 흥쇼 이사
  • 권준환 기자
  • 승인 2014.11.20 09: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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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선택권 늘려 직접민주주의 실현해야
광주시장, 본인이 하고자 하는 것 밀어붙였으면
더불어 사는 광주, 참여하는 자치도시를 지향하기 위한 시민들의 목소리는 무엇일까? <시민의 소리>는 다양한 분야의 여러 가지 주제에 대해 100명의 시민에게 릴레이로 ‘시민의 소리’를 듣는 기획기사를 마련했다. 광주의 발전과 미래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시민들과 각기 다른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나눠본다. /편집자 주

충장로 YMCA건물의 한 카페에서 이종화 소셜에듀테인먼트 흥쇼 이사를 만났다. 그는 청소년과 관련된 활동들을 해오면서 군대 다녀온 동안을 제외하고는 한 번도 쉬지 않고 아이들을 만났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만큼 많은 청소년들과 접하고, 이야기를 나눠온 그는 광주의 청소년 정책에 대해 무슨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이번 100명과의 대화 열일곱 번째 순서는 이종화 이사에게 광주 청소년 정책에 관한 그의 생각을 들어봤다.

   
 
▲만약 광주시장이 된다면 청소년 교육에 관해 어떤 정책을 펼치고 싶나요?
-전 늘 갖는 생각이 청소년 교육이나 문제에 있어서 청소년의 참여와 선택권을 늘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청소년들에게 ‘뭘 해주겠다’가 아니라 그런 결정들을 청소년들이 스스로 할 수 있게끔 하는 제도적 장치랄지, 사회적 의사결정과정에 청소년들이 참여하는 시스템을 구현해 준달지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거든요.

현재 청소년에 관한 정책이라고 한다면 청소년과 관련된 행사나 기관을 운영하는 것 밖에 없습니다. 청소년 축제를 예로 들면 청소년상상페스티벌, 청소년독립페스티벌, 레드페스타 등의 축제들이 있지요. 이런 행사들을 기획하고 결정하고 집행하는 과정에 청소년들이 참여하지 않는다는 것이죠. 기획단이라는 이름으로 참여하고는 있지만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과연 이 행사들이 정말 청소년들이 원하는 축제일까요? 청소년들의 문화적 욕구를 해소하는데 있어서 몇 천만 원씩 쓰면서 금남로에 차 없는 거리를 만들어놓고 하루 동안 놀게 해주는 것이 과연 청소년들이 원하는 문화적 욕구해소의 방법일까요?

사실 청소년 관련 행사들을 할 때, 스스로 인지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청소년들은 별로 없을 거예요. 그냥 시내 왔다가 행사를 하니까 궁금해서 참여하는 정도죠.

학교엔 학생회나 학생의회 등의 정책참여기구들이 있지만, 과연 학생회가 학교의 결정권에 참여하느냐 하면 그렇지 않거든요. 학생회가 존재하는 것은 학교축제준비 정도일 것이에요. 형식적인 참여가 아니라 청소년 문제를 청소년들이 스스로 고민하고 결정할 수 있게끔 만들어줄 필요성이 있습니다.

이렇게 말하면 ‘아직 청소년들이 미성숙하잖아’, ‘아직 아이들은 그럴만한 지적 판단력이 부족하잖아’ 등의 이야기가 나오죠. 아이들이 결정할 수 있다면 그 결과에 대한 책임도 청소년들이 지는 것이에요. 하지만 현재도 청소년 축제가 즐겁지 않게 진행됐다고 해서 누가 책임지거나 하지는 않거든요.

다른 시에서 하고 있는 건데 청소년참여예산제가 있어요. 자치단체에 청소년 예산이나 사업들이 있으면 이 예산을 가지고 청소년 관련사업에 어떤 우선 순위로 어떻게 배분할 것이냐를 청소년들의 의견 들어서 결정하는 방식이죠.

기본적으로 이런 것부터 시행할 수 있다고 봅니다. 제한된 예산을 가지고 뭐부터 했으면 좋겠냐는 판단의 자료를 어른들이 제공하고, 아이들이 선택할 수 있게 하는거죠. 나아가서 사회 전반적인 모든 문제에 청소년들이 시민으로서 참여할 수 있어야 해요. 시장님이 청소년들은 ‘공부만 하는 존재’라고 보는 우리 사회 시스템을 바꿔가셨으면 좋겠어요.

▲청소년들이 직접 참여해 결정하다가 어려움에 부딪힐 경우엔 어떡하죠?
- 그래서 행정이나 각종 분야에 대한 전문가들의 참여와 도움이 필요하죠. 저에게 광주시의 정책을 구체적으로 짜보라고 하면 전 못할 것 같아요. 청소년들도 마찬가지죠.

중요한 것은 의사결정 과정에 당사자인 청소년들이 배제돼선 안된다는 점이에요. 이해당사자가 직접적으로 정책에 참여하는 직접민주주의가 청소년 부분에 대해서도 실현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청소년에 대한 ‘재밌는 교육’이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뭐라고 생각하나요?
- 어떤 분에게 들은 이야기가 있는데 너무 좋았어요. 그 분이 말씀하시기를 “아이들이 논다는 것이 뭐냐. 그것은 어른들의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어나는 모든 행동이 놀이다”라고 하시더라고요.

저희 어릴 때 생각해보면 교실에서 친구들끼리 재밌게 놀다가도 선생님만 들어오시면 바로 조용해졌잖아요. 이 말은, 아이들이 하고 싶은 걸 했을 때 놀이라는 거죠. 청소년들에게 자신들의 재능과 마음의 욕구 등을 충족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이를 위한 최고의 정책은 아이들의 의견을 많이 듣고, 무엇을 원하는지 자꾸 고민하는 것이죠. 아이들이 무엇으로 만족감 느끼는지는 아이들이 가장 잘 아니까요.

▲그렇다면 청소년 교육과 관련해 활동하면서 아이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라고 느꼈나요?
- 시장과 교육감을 모셔놓고 아이들이 뭘 원하는지 듣는 ‘청소년만민공동회’가 얼마 전에 열렸어요. 이때 제가 진행을 맡았는데 아이들이 이야기하고 요구하는 것을 시장에게 사인도 받고 했거든요. 그때 이야기가 나온 것이 청소년들끼리 집을 나와서 1박2일로 놀러가고 싶을 때 잠잘 곳이 없다는 것이었어요.

찜질방도 10시면 나와야하고, 그렇다고 모텔에 갈 수도 없다는 거죠. 청소년이나 청년들이 여행할 때 이용하라고 국가에서 만들어 준 것이 유스호스텔이에요. 하지만 어떻게 찾아가야 할지도 모를 외진 구석에 있는 경우가 많아요.

아이들이 원하는 것은 몇 천만 원씩 쓰는 청소년 축제가 아니라, 친한 친구들 서너 명끼리 안전하게 어딘가로 놀러가서 자고 올 수 있는 공간이 필요했던 거예요.

교육감에게 요구했던 정책은 ‘동아리 허가제가 아니라, 동아리 등록제로 해주세요’였어요. 현재 학교 동아리활동은 교장의 승인을 얻어야 만들 수 있어요. 학교 규정에 ‘학교장이 승인하여’라고 돼있거든요.

하지만 인문계 고등학교에서 동아리 만든다고 하면 승인을 해주지 않아요. 고등학교 2학년 애들이 “댄스동아리 만들고 싶어요”라고 하면 교장 선생님은 “이제 수능 준비해야 될 때에 무슨 댄스”라고 하는 거죠. 그래서 ‘허가’가 아니라 ‘등록’을 요구한 거예요.

▲시장님께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 윤장현 시장이 취임하고 각 구를 다니면서 시민들의 의견을 듣는 ‘구민과의 대화’를 제가 진행했었어요. 들어보면 시장이 가지고 계신 생각이나 의지는 굉장히 좋은 것 같아요. 하지만 그걸 보여줄 정책이 아쉬운 거죠.

본인이 하고자 하는 것이 있다면 많은 것 신경 쓰지 말고 밀어 붙이셨으면 좋겠어요. 이것저것 신경 쓰다가 어정쩡하게 실패했다는 소리를 듣느니, 내가 하고 싶은 것 원 없이 한 다음에 실패하든 성공하든 했으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소셜에듀테인먼트 ‘흥쇼’는 무슨 일을 하나요?
- 우리 청소년들은 그 자체로 존중받아야 하지만, 아직 많은 걸 경험하고 배워야 하는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어른들은 좋은 마음을 가지고 교육이란 이름으로 아이들에게 전달을 해요. 하지만 일방적이고, 정적이고, 재미가 없어요. 그래서 강의식이고 정적인 방식을 탈피해서, 청소년 스스로가 깨닫고 참여하면서 동적인 과정으로 배우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이러한 배움의 과정을 만드는 협동조합이라고 생각하면 될 거예요. 저는 아이들에게 ‘청소년 여러분, 흥분하십시오’라고 말해요. 참여하고, 재미있고, 새로운 것을 배운다는 것이 흥분되는, 그런 청소년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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