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인의 파리문화기행(9) 마레 지구 Le Marais
정대인의 파리문화기행(9) 마레 지구 Le Marais
  • 정대인 전 산타페예술대 교수
  • 승인 2014.11.20 09: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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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대인, 마레지구에서, 아이패드작업. 2014.

내가 파리에서 가장 좋아하는 곳 중 하나인 마레 지구는 주말이라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메트로 역 생폴 Saint-Paul 역에서 나오면 회전목마가 사람들을 맞이한다. 그리고 그 곳에서부터 전혀 새로운 곳으로 들어갈 준비를 할 수 있다.

이 곳은 파리 중심부와는 또 다른 아름다움이 있는 곳이다. 루브르라던지 노틀담 성당처럼 사람을 압도하는 규모의 건축물은 없지만, 예쁜 미니어처 속을 걷고 있는 기분이다. 일층은 아기자기한 매장들 (가격도 아기자기한지는 미지수)이고, 위층은 주택인 듯 한데 이런 곳에 사람이 산다는게 믿겨지지 않는다.

걷다보니 점심식사를 마치고 온 사람들이 하나둘씩 거리로 나오면서 점점 더 북적거리기 시작한다. 그렇지만 크게 번잡하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그리고 다들 이 곳의 아름다움에 감동받아서인지 얼굴이 밝다. 20대부터 노년층까지, 외국인 관광객부터 프랑스 사람들까지 다양하다.

이렇게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동네가 있다는 것이 부럽다. 어느 한 매장에 들어가보니 옷을 고르는 사람들도 20대 여성에서 30대 게이 커플, 50대 부부까지 다양하다. 따뜻하게 감싸주는 건물 사이에서 작은 골목을 걸어다니며 길을 잃고 있다보면, 어느새 사람들은 보이지 않고 잡음도 들리지 않게 된다.

마레 지구에는 작은 공원들이 여럿 있다. 거리는 북적거려도 그런 작은 공원에 들어가면 금세 모든 것이 조용해지며, 작은 여유도 즐길 수 있다.

이 지역에서 제일 큰 광장은 보주광장 Place des Vosges 일 것이다. 다들 잔디밭에 자리를 잡고 앉거나 누워있었다. 프랑스에서 작업한 화가들이 공원을 자주 그렸던 것이 이해가 된다. 그들에게는 주말에 공원에 나와 햇살을 받으며 잔디밭에서 여유를 즐기는 것이 쭈욱 일상이었을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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