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명과의 대화-광주를 말한다(16)
이은숙 북구종합자원봉사센터 기획홍보부장
100명과의 대화-광주를 말한다(16)
이은숙 북구종합자원봉사센터 기획홍보부장
  • 권준환 기자
  • 승인 2014.11.13 14: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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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활동 되짚어보는 정서적인 보상해야
시민의식 함양하는 봉사프로그램 개발 필요
더불어 사는 광주, 참여하는 자치도시를 지향하기 위한 시민들의 목소리는 무엇일까? <시민의 소리>는 다양한 분야의 여러 가지 주제에 대해 100명의 시민에게 릴레이로 ‘시민의 소리’를 듣는 기획기사를 마련했다. 광주의 발전과 미래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시민들과 각기 다른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나눠본다. /편집자 주

북구 문흥동의 문화근린공원을 찾았다. 공원 내에 위치한 북구 청소년수련관 별관에 위치한 북구종합자원봉사센터 문을 열고 들어갔다. 가장 안쪽에서 업무를 보고 있던 이은숙 기획홍보부장이 인사하며 다가왔다. 사무실 바로 옆에 위치한 회의실로 자리를 옮겼다.

이 부장의 목소리가 많이 쉬어있었다. 바로 내년에 광주에서 개최되는 세계유니버시아드대회에서 활동할 자원봉사자를 뽑기 위해 하루 종일 면접을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녀는 “원래 목소리가 허스키해서 괜찮아요”라며 재미있게 인터뷰에 응했다. 아무래도 북구자원봉사센터를 알리는 ‘목소리’의 역할을 하는 자리에 있어서 그런지 굉장히 답변을 잘 해줬다.
이번 100명과의 대화 열여섯 번째 순서는 이은숙 북구종합자원봉사센터 기획부장과 함께 광주 자원봉사영역의 올바른 방향성에 대한 그녀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만약 광주시장이 된다면 자원봉사 분야에 관해 어떤 정책을 펼치고 싶나요?
- 저는 이곳에서 2005년부터 근무해 9년쯤 됐어요. 짧다면 짧고 길다고 하면 긴 시간인데, 그동안 이곳에서 일하면서 느낀 점을 몇 가지 말해볼까 해요.
먼저 자원봉사자의 인정 보상(인센티브)에 대한 부분이에요. 박광태 시장이 계시던 시절, 광주에서 전국체전을 했었어요. 그때 자원봉사자를 활용해 진행하니 외부에서의 평가도 좋고, 비용도 절감되는 등 적은 비용으로 경제적 효과를 낼 수 있었어요. 이때 자원봉사 영역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이뤄진 것 같아요.

그 후 2008년도에 광주광역시 자원봉사활동지원조례가 만들어졌어요. 광주지역에 거주하는 봉사자들 중에 2008년 1월 이후 활동한 사람들에게 500시간 이상이면 동장, 1000시간 이상이면 은장, 1500시간 이상이면 금장 등 영예인증서와 교통카드를 발급하고, 우치공원 동물원 이용료 500원 할인 등의 소소한 혜택이 있어요. 이 조례로 인해서 자원봉사영역에 대한 양적인 확대는 많이 됐어요. 하지만 자원봉사가 사회생활의 전부인 어머님들에게는 이것이 사회적인 지위가 될 수 있어요.

문제는 이제 어머님들 사이에 경쟁이 붙는 것이에요. 예전엔 봉사하면서 받을 수 있는 것은 보람이었는데, 이제는 봉사활동시간이 적립액처럼 누적이 되니까 갈수록 경쟁이 심해지고 있어요. 인센티브로 인해, 봉사를 처음 시작할 때의 순수했던 동기가 퇴색돼버리는 상황이 된 것이에요. 자원봉사의 순수성에 대해 갈수록 고민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관리자들 사이에서는 인센티브 제도가 없어져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어요. 물론 자원봉사자를 인정하는 사회적 분위기는 있어야 한다고 봐요. 하지만 그 분위기가 단지 상장이나 누적시간 등 형식적인 기준에 의한 것이 아니라 숨어있는 곳에서 활동하는 분에 대한 새로운 인정보상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새로운 인정보상 시스템이라고 한다면?
- 물질적이거나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라 봉사활동을 하며 살아왔던 삶을 되돌아 볼 수 있는 정서적인 보상이 필요하다는 것이죠. 예를 들면, ‘100명과의 대화’처럼 자원봉사자 100여분을 모아 이분들의 이야기를 담은 자서전을 써드린달지 ‘이 집은 자원봉사자의 집입니다’라는 문패를 만들어주면 좋지 않을까 싶어요. 이번 시장님은 시민시장이라는 타이틀이 있잖아요. 기존의 틀에 박힌 시스템이 아니라 자원봉사에 대해 정서적으로 지원하고 동기부여 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만들어졌으면 좋겠어요.

또한 U대회나 여수엑스포 등 국가에서 하는 큰 행사에 참여했던 자원봉사자들에게는 단체복도 지급되고 적은 돈이지만 실비도 줘요. 광주에서 대외적인 행사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이것에 길들여지는 것 같아요.

하지만 자원봉사센터에서 진행할 땐 돈이 나오지 않거든요. 큰 행사에만 참여했던 분들은 자원봉사자에게 당연히 이런 것들이 나오는 것이라고 생각하죠. 그래서 마을의 일반 자원봉사자로 유입돼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사실 관에서 필요한 자원봉사자는 많거든요.

자기가 사는 동네에서 하는 자원봉사가 가장 좋다고 생각해요. 자원봉사에 대한 양적·질적인 확대도 중요하지만, 실제 자원봉사자들을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생겨나는 것이 먼저인 것 같아요.

▲대학생이나 주부들은 자원봉사에 비교적 많이 참여하는데, 중·고등학교 청소년들도 자원봉사에 참여하나요?
- 청소년들이 광주시민으로서 올바른 시민의식을 갖기 위해선 당연히 시민교육이 필요하죠. 그래서 중·고등학교에서 인성교육을 시키기 위해 자원봉사시간을 의무화했어요. 하지만 그런 걸로 변하진 않을 것 같아요. 물론 복지관에서 나보다 더 어려운 사람을 도우면서 느끼는 감정은 스스로를 좀 더 성장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겠죠.

실제로 앞으로 살기 좋은 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자원봉사 프로그램이라고 한다면 민관이 결합해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저희 센터에서는 북구청 교통과와 같이 중고등학생 청소년을 대상으로 불법주정차위반 차량을 단속하는 자원봉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요. 이러한 봉사를 통해 청소년들은 ‘불법주정차를 하면 안되겠다’라는 생각을 하죠. 이처럼 아이들의 시민의식을 자연스럽게 키울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이 개발돼야 해요.

▲자원봉사 활동역역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요?

=  자원봉사자들은 사건이 발생하면 사후해결에만 투입되는 경우가 많아요. 이번 세월호 사건이 터졌을 때도 가장 먼저 달려간 사람들은 자원봉사자들이었어요. 예방차원에서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자원봉사자들을 교육시키고, 훈련시킨다면 많은 부분에서 예방이 될 수 있을 것이에요. 자원봉사활동 영역에 대한 좀 더 폭넓은 사고가 필요할 것 같아요.

어떤 일이든 안 그렇겠냐만 봉사활동을 하다보면 예산문제를 빼놓을 수 없어요. 많은 예산을 필요로 하죠. 낡은 집을 수리할 수 있는 기술은 있는데, 재료를 살 예산이 없는 것이죠. 그런 부분에서 봤을 때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도와주면 좋겠지만, 사실 기업들은 이익을 위해서만 사회적 공헌활동을 하고 있잖아요.

또 큰 기업들을 유치하는 것은 힘들다는 것을 알고 있어요. 그러니 지역의 중소기업들이라도 정말 기부가 필요한 곳에 공헌할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시 차원에서 나서야한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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