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철도 2호선(2)-윤장현, 갈 지(之) 행보에 시민들 갸우뚱
도시철도 2호선(2)-윤장현, 갈 지(之) 행보에 시민들 갸우뚱
  • 정인서 기자
  • 승인 2014.11.13 06: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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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서 “시민 뜻 구하겠다”, 뒤에선 “불가, 연기론 로비” 나서

윤장현 광주시장이 도시철도 2호선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나타난 가운데 시민단체가 2호선 건설공사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고, 시의회는 도시의 미래 차원에서 건설을 주장하고 나섰다. <시민의소리>는 광주의 대표적 갈등 요인이 된 도시철도 2호선 문제에 대해 3회에 걸쳐 집중 보도한다./편집자 주

윤장현 광주시장이 요즘 도시철도 2호선 문제를 놓고 우유부단한 갈 지(之)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시장으로서의 리더십과 의사결정력에 구멍이 뚫린 셈이다. 당선자 시절부터 2호선은 재검토해야 한다고 하더니(충분한 자료를 살펴보고 다양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시장이 된 후에는 시의 재정문제를 들먹이며 어렵다는 난색을 드러내고 있다.

이에 대해 시의회가 도시철도 2호선은 이미 12년 전인 2002년에 기본계획이 최초 고시된 이래 전임시장들이 지속적으로 추진했던 사업이고 수많은 시민여론 조사를 거쳤으며 인구증가와 외곽지역 개발 등 다핵도시로 발전되는 과정에 있어 교통체계를 도로교통 중심에서 철도교통 중심으로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시 윤장현 시장은 그 뜻을 굽히지 않은 채 시민들의 의견을 물어 결정하겠다며 TV토론과 공청회를 하겠다고 나서자 시의회가 여론조사를 하겠다고 맞불을 놨다. 결국 광주시도 여론조사를 하겠다고 맞대응 하다가 비난여론이 거세지자 공동 여론조사로 합의를 봤다.

우유부단한 시장, 믿고 갈 수 있나

<시민의소리>는 여론조사 방식으로 의사결정하겠다는 발상은 매우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시민의 뜻에 묻겠다는 시장이나 여론조사로 승기를 잡아보겠다는 의회는 도시철도 2호선을 놓고 시민을 볼모로 삼는 것에 다름 아니다. 여론조사는 하나의 의견 단위일 뿐 전부는 아니다.
윤 시장은 끄떡하면 ‘시민의 뜻에 묻겠다’는 표현을 자주 하는데 이는 무엇인가. 시장은 시민이 뽑아준 공복(公僕)이며 행정집행을 맡은 대리인이다. 그런다고 정말 시민의 뜻만 묻는 대리인 역할만 할 것인지 우려가 된다. 이런 점에서 보면 시장을 하겠다는 것인가, 말겠다는 것인가. 어디 행사장 가서 축사나 하고 국제교류 한답시고 외국을 들락거리는 것만이 시장이 할 일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한 전직 대학교수는 “윤 시장이 시민시장이라는 이름값만큼 더 노력하고 애써야 하는 데 시장 취임 이후 행사장과 외국에 불려 다니느라 중요한 문제를 놓치고 있는 것 같다”면서 “최근 모 언론사에서 조사한 결과 지지도와 지역현안 조사에서 17개 광역단체 가운데 꼴찌를 했고, 이어 조사한 직무수행 평가에서도 꼴찌라는 수모를 당한 것은 그만큼 시장에 대한 신뢰에 있어 시민과의 고리가 끊어졌다는 것을 반증한다”고 말했다.
북구 용봉동의 한 주부는 “윤 시장의 우유부단함이 우리 주부들까지 느낄 정도인데 다른 사람들은 오죽하겠느냐”면서 “시민 대상 여론조사보다는 택시기사님을 상대로 여론조사 하는 게 더 빠를 것이다”는 뼈아픈 말을 했다.
택시기사들은 수많은 승객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시정 흐름을 알고 있기 때문에 그들의 기본적인 상식보다 더 모른 비상식적인 시장이라는 비난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그런데 어떻게 시정을 집행한다는 것인지 고개를 갸우뚱했다.

국회의원 만나 2호선 연기론 피력

윤 시장의 최근 행보는 어떠한가. 도시철도2호선 문제는 시민들의 의견에 따르겠다며 공청회와 여론조사를 하겠다고 하더니 지난 9일 예정에 없던 지역 국회의원들과 간담회 일정을 잡고 도시철도 2호선 건설 여부에 대해 논의한 자리에서 광주시의 재정적 부담 등을 이유로 사실상 연기 불가피론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이 자리에 참석했던 김동철 의원은 “갑작스럽게 만난 자리에서 윤 시장이 재정문제 등을 이유로 건설 연기를 당위성처럼 들고 나왔다”면서 "십 수 년 동안 광주 지역 내 여론 등을 거쳐 결정된 도시철도 2호선 건설을 이제와 연기한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박혜자 의원은 “윤 시장이 도시철도2호선 건설에 대해 국회의원들의 의견을 구하기 위해 설명하는 자리였다”고 말했지만, 건설에 대한 부정적 의견이 강했다고 전했다. 즉 국회의원의 의견을 구하는 자리가 아니라 부정적 입장을 전달하는 자리였다는 것이다.
장병완 의원은 “도시철도 2호선 건설여부를 시민여론조사를 하는 것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말했다”면서 “이런 의사결정은 시민여론도 알아봐야겠지만 재정, 교통전문가 등의 자문 등 더 다양한 의견이나 토론을 거쳐 결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고 덧붙였다.
결국 이 같은 윤 시장의 행보에 대해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시의회와 공동으로 여론조사를 하겠다고 뜻을 밝혀놓고 ‘뒷구멍으로 호박씨를 까는’ 치졸한 발상에 다름 아니다”고 지적했다.

시민단체 설명회, 찬성의견이 더 많아

국회의원 간담회에 앞서 지난 7일 광주시는 광주NGO센터에서 28개 시민사회단체 관계자와 일반 시민들 8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도시철도 2호선 관련 자료 설명 및 의견수렴’을 가졌다. 이날 설명은 그동안의 추진경과, 재검토 필요성, 대구시 등 다른 시의 사례, 경제적 타당성 검토 결과, 광주시의 재정전망 분석, 향후 교통대책 대안 등이 주된 내용이었다.
전체적으로 재정이 어려우니 도시철도 2호선은 어렵다는 것을 알리는 자리였다. 그러나 이날 설명회에서는 참석자들은 반대보다는 찬성의견이 대다수였다. 도시경쟁력과 장기적인 발전 차원에서 2호선 건설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는 의견이었다. 경제적인 가치나 재정문제보다 사회적 자본시설로서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이었다.

이 자리에 참석했던 김기홍 광주경실련 사무처장은 “일반 시민들은 광주시의 재정문제 등에 대한 정보의 비대칭성으로 자신의 입장에서만 살펴볼 뿐 먼 미래를 내다보지 못한다”면서 “광주시의 가용예산이 연 2천억원 정도인데 도시철도 2호선이 들어서면 연 7백원 내지는 1천7백억원까지 적자를 메워야 할 형편이라는 점을 시민들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즉 하나를 얻으려다 더 많은 것을 잃을 우려가 있다는 입장이다.
또 다른 대학 교수는 “광주시는 다른 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동인구가 적은 도시여서 수요 창출도 어렵고 경제성에 대한 평가도 비관적이다”면서 “무리한 부채를 짊어지고 건설을 한다는 것은 우리 지역의 다음 세대들에게 부끄러운 일이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떠한 시설이든지 시설을 하면 더 편리해지겠지만 우리가 투입한 비용만큼 효과가 있느냐를 꼭 점검해 봐야 한다. 여기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하철의 경제성을 판단하여 비용효과분석은 높지 않을 것이고 2호선 건설은 시기상조라는 생각을 갖는다”고 강조했다.

단칼에 무 자르기보다 더 신중한 검토

광주시의 공무원들 가운데 상당수는 10년 넘게 추진해온 도시철도 2호선 문제를 시장이 바뀌었다고 손바닥 뒤집듯이 단칼에 자르는 것은 문제 있다고 말한다. 시정의 영속성이나 신뢰성에 먹칠을 하는 것이며 그동안 도시철도 문제에 매달려온 관련 부서나 정부 관계자들을 무시하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시장의 잘못된 판단이 시의 미래 운명을 바꾸어놓을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신중하고 신중해야 한다면서 좀 시기를 늦추고 비용이 더 들더라도 충분한 검토가 이루어졌으면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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