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고을 光州, 미디어아트 도시 '멀~다'
빛고을 光州, 미디어아트 도시 '멀~다'
  • 김다이 기자
  • 승인 2014.11.06 13: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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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미디어아트페스티벌, 여전히 준비기간 짧고 예산부족해
오는 11월 말 유네스코 미디어아트 창의도시 선정 발표

문화수도 광주(光州)는 지역 명칭에서부터 ‘빛’이라는 단어가 있듯이 미디어아트 분야가 주목받고 있다.

그렇게 광주시는 유네스코 미디어아트 창의도시 가입 기반을 위해 지난 2012년 전부터 미디어아트페스티벌을 진행하고 시민들이 미디어아트와 친숙해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빛의 도시다운 면모를 보여주는 자리기도 하다.

광주천변, 알록달록 ‘빛’으로 물들어

광주문화재단은 지난 10월 11~12일 양일간 광주천변에서 2014 광주미디어아트페스티벌을 개최했다. ‘빛’이라는 소재이기 때문에 해가 지고 난 후 저녁시간에 행사를 진행했지만 미디어아트를 따라 광주천변을 걷는 신선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3회를 맞이한 이번 미디어아트페스티벌은 ‘미래의 빛’을 주제로 인근 건물에 미디어파사드를 상영, 광주공원 포장마차에 ‘미디어아트’ 옷을 입혔다. 알록달록 빛줄기들이 광주천의 어두운 밤을 밝게 비췄다.

관람객의 실루엣이 물 속 이미지로 채워지고 관람객들은 LED펜으로 공중에 그린 그림이 모니터에 빛으로 그려지기도 해 눈을 휘둥글 하게 만들었다. 광주공원의 포장마차 주홍빛 천막은 미디어아트로 꾸며졌다.

광주천 중앙광장에서 빨간 후드티를 입은 안내원들은 미디어아트 페스티별 현장을 찾은 시민들에게 팜플렛, 다과, 음료를 나눠주며 발걸음을 유혹했다.

한편 지난해 열린 미디어아트페스티벌은 평일에 개최되는 탓에 많은 시민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게 역부족이었으며, 대중교통 버스노선 변동으로 시민들에게 큰 불편을 초래했다.

하지만 시민들은 LED 전구를 직접 던지면서 사랑의 하트를 완성시키는 김태윤 作 혼불 작품에 수많은 시민들이 사진촬영 장소로 플래시 세례를 받고, 대형스크린 앞에 테트리스 게임을 할 수 있는 작품이 전시되어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이 작품은 관객들이 스스로 움직이면서 직접 블록 위치를 바꿀 수 있어 큰 관심을 끌었다.

지난 페스티벌 비교해 관객 참여형 전시 부족해

또한 VR/Urban(독일)작가의 아시아문화마루 외벽에 설치된 ‘SMSlingshot’ 작품은 관객들이 새총에 장착된 모바일로 SMS문자메시지를 작성한 뒤 건물 외벽을 향해 새총을 쏘며 마치 물감이 터진 듯한 이미지 안에 문자가 나타나 벽을 채워가는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이외에도 도청 옆에 위치한 고은피부과 건물 측면에 커다란 스크린을 설치하여 참여자들이 초록색 레이저 포인트로 대형건물 벽에 마음대로 낙서를 해서 색다른 미디어아트를 체험할 수 있었다.

반면 올해의 개최기간은 시민들이 축제를 즐길 수 있는 주말에 개최되고, 일상공간에서 열렸기 때문에 사람들이 붐볐다. 무엇인가 많은 것이 개선되고, 시민들을 위한 전시로 풍성하게 채워졌을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올해는 찾아온 인파에 비해 미디어아트를 시민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전시가 부족했다. 설치, 영상 전시 위주가 많았으며, 눈으로 보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았다. 매우 아쉬운 대목이다.

더구나 빨간 후드티를 입은 안내원들은 작품을 소개하기 위해 자리에 서있는 것이 아니라 광주천변에 삼삼오오 모여 제 할일을 찾지 못하는 듯 서성이며 돌아다니는 모습이 쉽게 눈에 들어왔다.

정운학, 상시 볼 수 있는 미디어아트 거리 조성해야

2014 광주미디어아트페스티벌의 밑그림을 그리고 실행까지 책임진 정운학 예술감독을 만났다. 그를 만나기 위해 남구 사직동에 위치한 작업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정 감독은 지난해 시민참여 프로젝트로 도청 분수대를 아크릴 라이트 박스로 완성한 ‘도청분수대’ 미디어아트를 선보여 눈길을 끌기도 했었다.

▲2014광주미디어아트페스티벌 정운학 예술감독
페스티벌을 끝낸 지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작업실은 조명기구, 전구, 전선, 아크릴판 등 미디어아트 작품을 제작하는 재료들로 어수선했지만, 정 감독은 흔쾌히 작업실로 초대했다. 그는 친근한 작가의 모습으로 추운 날씨를 걱정하며, 따뜻한 커피 한잔을 건넸다.

정 감독에게 지난 1~2회와 달라진 모습에 대해 가장 먼저 질문을 던졌다. 그는 “지난 2회보다 좀 더 대중적인 행사로 진행하고 싶었고, 시민 생활공간으로 찾아가서 미디어아트를 보여주고 싶었다”며 “준비기간이 그리 길지 않아 아쉬운 부분이 많았던 것은 사실이다”고 털어놨다.

정 감독은 “예산이 부족해 막상 현장에 맞게 가야하는 부분이 있고, 프로젝터가 부족한 경우나 전선이 연결 케이블이 고장 난 경우가 있어 테크놀로지 기숙적인 측면으로 80%정도밖에 보여주지 못한 것 같다”며 “11월 말경에 미디어아트 창의도시 발표가 있고, 광주가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창의도시로 선정된 다음에도 과제들이 많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광주는 문화도시라는 옷을 도시 곳곳에 입히고자 한다”며 “과감한 방향성을 갖고, 하루의 절반이 어두운 저녁시간이기 때문에 상시적으로 볼 수 있는 미디어아트 거리가 생긴다면 외부 사람들도 계속해서 광주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제안했다. 생활 안에 문화가 있어야 시민과 호흡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정운학 예술감독은 올해의 대표작품을 이이남, 아이웨이웨이, 박제성 작가의 작품을 손꼽았다. 정 감독은 “빛고을 광주는 다른 지역에 비해 유명한 미디어아트 작가들이 다양하게 많이 분포되어 있다”며 “모든 작가들을 동등한 선상에서 초대한 것으로 보지만 나인주 작가의 웜홀(Wormhole)은 많은 시민들에게 사랑을 받은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렇듯 오는 11월 말 유네스코 미디어아트 창의도시 선정 발표를 앞둔 가운데 문화수도 광주가 명성 높은 ‘미디어아트’ 도시로 거듭나기 위해서 작품 전시 위주에 머무르지 않고 시민이 참여할 수 있는 페스티벌로 이어갈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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