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빙 벨]과 이상호 기자, 그리고 나쁜 놈들!
#[다이빙 벨]과 이상호 기자, 그리고 나쁜 놈들!
  • 김영주
  • 승인 2014.11.06 09: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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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빙 벨]은 ‘세월호 참사’에서 벌어진 ‘해경과 정부의 범죄’를 고발하는 다큐영화이다. MBC방송에서 짤리고 지금은 ‘고발뉴스’라는 팟캐스트 뉴스메이커로 활약하는 이상호 기자가 만들었다. ‘다이빙 벨’이란 주인공 이종인님이 자기 직업인 잠수작업을 편리하게 할 수 있도록 만들어낸 도구이다. 작업효율이 아주 좋아서 이걸 이용하면 세월호 작업에 편리한 점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해경과 해군이 그의 자발적 봉사를 싫어하면서 갖은 꼬투리를 잡아서 금지하거나 방해하는 모습을 담은 영화이다. 게다가 보수언론들까지도 그 방해공작에 합세한다. 이종인님의 다이빙 벨을, 그들은 왜 방해하는 걸까?

<예고편> http://movie.daum.net/moviedetail/moviedetailVideoView.do?movieId=88598&videoId=46051

그들의 공통점은 모두 보수세력들이다. “보수는 나쁘고, 진보는 좋다.”는 말은 잘못이다. 보수에도 좋은 보수가 있고 나쁜 보수가 있으며, 진보에도 좋은 진보가 있고 나쁜 진보가 있다. 그 옳고 그름은, 그 어떤 사건이 일어난 시대와 장소에 따라 달라진다. 60시절과 70시절에도 보수가 잘못된 점이 많았지만 그나마 보수가 갖추어야 할 기본자세를 갖춘 사람이 제법 남아있었다. 80시절부터는 그나마도 사라지고 추악하고 비열해졌다. 그들은 막무가내로 ‘돈과 권력’을 향하여 내달렸다. 그 막무가내 돌진에 서민들까지 우르르 몰려들면서, 마침내 온 세상이 아귀다툼하며 눈알이 뒤집혀서 ‘한강의 기적’을 일으켰다. 그래서 이토록 풍요롭고 화려하지만 추악하고 비열한 세상을 이룩하였다. 지금 우리는 그 비열하고 추악함은 눈감아 버리고, 그 풍요롭고 화려함에만 몰려든다. 세상은 그 풍요로움과 화려함을 향하여 추잡한 관계로 서로 물고 물려서 굴러가고 있다. 그 한 모습이 ‘세월호 참사’로 극명하게 나타났다. 이런 저질 세상이 얼마나 지탱해 갈까?

진보 쪽에 선 사람이 모두 좋은 사람이 아니듯이, 보수 쪽에 선 사람들이 모두 나쁜 사람이 아니다. 개인적으로 만나보면, 그 50%쯤은 괜찮은 사람들이고, 존경할 만한 사람도 몇 몇 있다. 그런데 문제점은 그들이 집단적으로 보여주는 선거투표이다. 그 괜찮은 사람들이 추악한 보수에게 표를 몰아주고, 그 존경할 만한 사람은 그 추악함을 망연히 바라보면서 한숨지으며 침묵한다. 그들이 아무리 잘못해도, 나쁘고 어리석은 대장이 뽑히고 교활하고 음흉한 반장이 뽑힌다. 그러고선 잘해 보자고 하는데, 그게 잘 될 리가 있나! 설사 어쩌다가 잠깐 괜찮은 사람이 대장으로 뽑히고 반장으로 뽑혀도, 온 세상이 워낙 깊은 수렁에 빠진지라, 꽉 막힌 숨 한 번 한숨 돌리는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이 세상을 움직이는 중요한 자리는 그 추악한 보수들이 계속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또 다른 ‘세월호 참사’는 계속 일어날 수밖에 없다. 엄청난 개혁이 없는 바에야, 이대로 그렇게 20여 년이 지나면 ‘한국호’가 통째로 침몰하는 사태를 맞이할 것이다.

이쯤에서 이 나라를 떠나야 현명하지만, 떠나지 못한 사람들은 무얼 어떻게 해야 할까? 그 동안 이 세상이 흘러가는 방향을 조금이라도 바꾸어 보려고 노력해 보았지만, 굴러가는 수레바퀴 앞을 가로막고 선 무모한 사마귀에 지나지 않았다. 일단 마음을 텅 비우는 소박한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하고, 최소한의 자기 생활을 튼튼하게 닦아두어야 한다.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에만 몰입하여 소걸음으로 천천히 뚜벅뚜벅 걸어가기로 했다. 그러나 아무리 마음을 텅 비운다지만, 선거는 중요하다. 선거결과가 아무리 실망스러워도, 이 땅에 사는 한 선거 때만은 “투표합시다! 올바른 투표!”를 위하여 정성을 쏟아야 하며, 건전한 진보를 보여주는 <한겨레신문> <경향신문> <뉴스타파> · · · 처럼 이 황무지에서 꽃을 피워내는 분들을 조금이라도 도와야 한다. 내가 <도가니> <부러진 화살> <변호인> <천안함>을 보고 또 이번에 <다이빙 벨>을 보고서 이런 글을 쓰는 것은, 아무리 마음을 텅 비운다지만 ‘아직 이 나라를 떠나지 못하는 사람’으로서 이 나라에게 남은 ‘최소한의 애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다이빙 벨]을 보면서, 두어 번 진한 눈물이 흘러내렸다. 당장이라도 달려가서 그 나쁜 놈들 멱살을 잡아 흔들며 박치기로 박아버리고 싶지만, 그건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몸소 나서지 못해서 이상호 기자에게 너무나 미안하지만, 그 진한 눈물과 치받치는 분노를 지긋이 누르고,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을 좀 더 충실하게 잘 하는 게 조금이나마 그 죄닦음을 하는 것이라고 날 위로했다.

<인터뷰 동영상> http://movie.daum.net/moviedetail/moviedetailVideoView.do?movieId=88598&videoId=46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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