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명과의 대화-광주를 말한다(14) 탁영환 광주교대 외래교수(정치학 담당)
100명과의 대화-광주를 말한다(14) 탁영환 광주교대 외래교수(정치학 담당)
  • 권준환 기자
  • 승인 2014.10.29 15: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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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회 견제 받아들여 민주주의 복원시켜야
시와 의회, 서로 균등하게 협력·정책토론 했으면
더불어 사는 광주, 참여하는 자치도시를 지향하기 위한 시민들의 목소리는 무엇일까? <시민의 소리>는 다양한 분야의 여러 가지 주제에 대해 100명의 시민에게 릴레이로 ‘시민의 소리’를 듣는 기획기사를 마련했다. 광주의 발전과 미래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시민들과 각기 다른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나눠본다. /편집자 주

이제 장롱 속에 있는 겨울옷을 꺼내야 할까보다. 날씨가 굉장히 쌀쌀하던 어느 날, 탁영환 씨를 <시민의 소리>사무실에서 만났다. 편집국 옆에 위치한 사랑방으로 자리를 옮겨 대화를 나눴다. 그는 ‘비판적 지지’라는 말을 했다.

광주시민으로서 광주시장과 의원들을 지지하고 응원하긴 하지만 잘못된 것은 비판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100인과의 대화 열네 번째 순서는 광주의 정치권에 대한 탁영환 광주교대 외래교수의 생각을 들어봤다.

   
 
▲만약 광주시장이 된다면 광주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어떤 정책을 펼치고 싶나요?
저는 정치학을 전공했고, 또 정치나 안보에 관한 강의를 하는 사람으로서 이 분야에 대해 말하고 싶어요. 현재 광주시 정부를 견제해야 하는 시민단체와 언론이 많이 죽어버렸다고 생각해요.

시민단체는 자생력이 없어서 시정부를 견제하는 말을 못하고 있는 상황이고, 수많은 언론사가 난립해서 몇 개 언론사를 빼고는 제대로 된 견제 역할을 못하고 있어요. 제보를 하면 그것을 가지고 옳지 않은 방향으로 악용하는 경우도 봤어요.

그렇다면 과연 광주가 직면한 최대의 과제는 무엇일까요? 저는 민주주의를 복원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지금까지 시정부는 자신들의 잘못을 언론에 은폐하기 바빴어요.
이제는 그러지 말고 어려움이 있다면 시민에게 직접 잘못을 이야기해서 문제를 풀어가야 해요. 언론과 타협한다던지 하는 그런 일들을 안했으면 좋겠어요.
또한 시 정부가 시 의회를 통제하려 하지 말고, 시 의회의 견제를 달갑게 받아들여 고칠 건 고쳐나가면서 민주주의를 복원시키는데 앞장섰으면 하는 것이 바램이에요.

또한 윤장현 시장 이전의 전임시장들은 관료출신이었어요. 그래서 모든 부분에 대해 상부에서 관여하는 행정문화가 보편화 돼버렸어요. 이제는 시장의 지시일변도였던 형태에서 탈피해야 해요.

이를 위해 실무를 보는 공무원들에게 권한이 많이 가서 창의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줬으면 좋겠어요. NGO출신 시장이 가장 중점으로 해야 할 것이 이 부분 아닐까 생각해요.
현재 시정철학이 ‘더불어 사는 광주’잖아요. 과거와 다르게 여러 가지 문제점을 보완하면서 시정 과제를 이끌어가야 한다고 봐요.

▲그렇다면 민선6기가 어떤 방향으로 가는 것이 좋을까요?
윤장현 시장이 취임한 후 소통을 강조하고 있어요.
과거 강운태 시정부 땐 소통이 많이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에요. 언론을 통해 시민들에게 자신의 잘못이 밝혀지는 것에 민감하다보니까 언론사를 통제하려고 했던 면이 없지 않아 있었는데, 윤장현 시장은 그러진 않는 것 같아요.

시민들의 비판을 달갑게 받아들이면서 고쳐야 할 것들을 고쳐나가면 성공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에요. 통제하고 시민들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다보면 처음에는 몰라도 시간이 흐를수록 모순이 나타날 것이에요.

또한 광주공동체시민회의 500인은 바람직하지 못한 것 같아요.
일단 수가 너무 많아요. 수가 많으면 중구난방이 될 수 있고, 자기 의견에 대해 책임지는 사람이 없어요. ‘내가 의견제시 안 해도 다른 사람이 하겠지’라는 안일함도 생길 수 있죠.
‘사람도 많은데 과연 내 의견이 받아들여질까?’라는 의구심 때문에 면밀한 검토도 하지 않은 발언이 나올 수도 있겠죠. 500인의 의견을 어떻게 다 취합할 수 있겠어요.
오히려 수를 좀 줄이더라도 시민의 대표인 시의회의 입장을 잘 받아들이는 것이 오히려 소통의 방면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시의회도 과감하게 집행부를 견제하는 역할을 제대로 해줬으면 좋겠어요.
현재 집행부도 새정치민주연합, 의회도 새정치민주연합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집행부와 의회 간에 견제가 제대로 되고 있지 않아요. 시의회에서 본연의 임무에 충실해 적극적으로 견제해줬으면 좋겠어요. 이로써 민주주의를 세우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광주시와 집행부의 공생 방향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일단 시의원들이 능력을 길러야죠. 현재 광주는 새정치민주연합에서 공천하면 무조건 당선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현직 시의원들의 능력이 부족한 것 같아요. 줄을 잘 서서 공천 받은 사람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그렇다 할지라도 당선된 마당이라면 주민들에게 무엇이 정말로 필요한지 정책을 제대로 연구해서 집행부를 견제할 수 있는 ‘연구하는 시의원’이 됐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너무 자기 지역구 민원에만 얽매이는 경향이 있는데, 시의원이기 때문에 시 전체가 상생할 수 있는 것도 생각해야하지 않겠어요? 자기 지역구 민원가지고 싸우지 말고 양보할건 양보하면서 광주시가 전체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또한 자신들을 공천해 준 지역구 국회의원들 입김에 좌우되지 않고 독자적으로 의정활동을 했으면 해요. 현실적으론 어렵겠지만!

집행부도 자신들의 법안이나 의안을 제시할 때 무조건 의원들의 찬성을 유도하려 하지 말고 과감하게 의회의 지적을 받아들여야 해요. 조례를 제시하기 전에 충분히 시의회의 의견을 수용해서 제출하면 시의회 반발도 줄일 수 있고 정책적 효율성도 많이 높일 수 있을 것이에요.

하지만 이런 부분이 부족하죠. 과거 시장 시절에는 시 정부가 예산권을 가지고 있어서 강한 힘이 있었어요. 그래서 시 의원 길들이기를 해버렸죠.
윤장현 시장 임기 중에는 서로 균등한 자세로 협력하고, 상생하고 ,정책토론도 했으면 해요.  이것이 바로 윤장현 정부가 지향해야 할 점인 것 같아요.

▲<시민의 소리>가 ‘의장에게 듣는다’라는 코너를 진행한 적이 있는데, 구의회 의장들에게 기초의회의 제도적 문제가 뭐라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더니 모두 의회 사무국 직원에 대한 인사권 독립을 말하던데요.
법률상으로 정해져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것은 아주 지당한 말이라고 생각해요. 의원들이 집행부를 견제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져야 해요.
의원들의 봉급을 유급화한 이유는 월급을 받고 일할 수 있는 좋은 인물들이 들어가는 것이 첫 번째 목적이었어요. 그렇게 함으로써 이 인물들이 공부를 많이 하고 집행부를 효율적으로 견제하라는 취지였죠.

의원들의 의정비도 현실에 맞게끔 올려서 자유롭게 경제적 걱정 없이 의회 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오히려 예산낭비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이 밖에 또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자기가 하고자 하는 정책이라면 뚝심을 가지고 진행해야죠. 물론 시의회와 검증을 거쳐야 하겠지만 너무 주변 여론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말고, 시민을 위한 정책을 추진했으면 좋겠어요. 정책에 대해 확실히 책임지겠다는 의지까지 갖춘다면 성공할 수 있을 것이에요.

또한 현재 시 산하기관들이 상당히 많은데, 하는 일에 비해 연봉이 무척 높고 비효율적인 부분이 꽤 있어요. 여기에 대한 개혁도 이뤄져야 해요.
중앙정부의 공기업뿐만 아니라 시정부가 운영하고 있는 공기업들도 급여, 인사 등등에 있어 능력이 철저히 검증된 인물을 뽑았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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