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게 살았던 우리 엄마들, 힘내세요!”
“힘들게 살았던 우리 엄마들, 힘내세요!”
  • 김다이 기자
  • 승인 2014.10.22 18:0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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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사람을 위한 문화예술교육-울엄마편, 경자씨와 재봉틀 첫만남

아이들을 낳기 전 멋쟁이였던 우리 엄마. 입고 싶은 옷을 찾아 그리 양장점을 찾았던 우리 엄마. 한 사람을 위한 문화예술교육 ‘경자씨와 재봉틀’ 그 첫 번째 만남이 시작됐다.

가을비가 그친 22일 경자씨들은 오랜만에 설렘을 안고 곱게 차려 입고서 빛고을 아트스페이스 소공연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아침 일찍 부랴부랴 설거지를 마치고 ‘할머니와 란제리’를 보기 위해 옆집 아줌마, 모든 엄마들이 이곳을 찾았다.

광주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는 재봉틀이라는 소재와 걸맞게 안내 테이블에 알록달록 골무를 쌓아두고 입장하는 엄마들에게 선물로 증정했다.

‘경자씨와 재봉틀’ 1부에서는 경자씨와 재봉틀 예고편과 스위스 할머니를 다룬 영화 ‘할머니와 란제리’를 상영했다. 할머니와 란제리는 오는 11월 5일 광주여성영화제에 상영될 영화다.

‘할머니와 란제리’는 노년의 나이에 젊은 시절 뛰어났던 바느질 실력을 살려 란제리가게를 차리면서 마을사람들의 반대에 부딪친다. 그러나 할머니들은 가부장적 분위기에 맞서 젊은 시절의 열정과 삶의 낙을 찾아간다.

이 영화는 여성감독이 만든 여성주의 영화로 전통이나 종교가 여성들이 하고자 하는 것을 가로막았던 삶의 현실에 대해 여성들이 힘과 지혜를 합쳐 극복해가는 줄거리다.

이번 첫 행사에 참여한 엄마들은 조조영화를 보면서 잠시 한숨을 돌리고 소리 내며 깔깔 웃기도 하고, 박수를 치며 공감의 감탄사를 연발했다.

2부는 드디어 객석에 앉은 경자씨들이 주인공이 되는 시간을 가졌다. 손편지로 미리 접수된 사연을 소개했다.

아침에 눈을 뜨고 잠자리에 눕기 직전까지 자식을 위해 살아가는 우리 엄마들. 집안에서 남편과 하루 종일 마주하는 일, 이제 겨우 살고 싶은 대로 살수 있나했더니 다시 새롭고 어렵기만 한 엄마들의 삶.

19살 어린 딸이 자신의 어머니를 소개하는 사연이 이어졌다. “우리 엄마는 50대의 대한민국 위대한 어머니 중 한분이셔요”로 소개해 항상 자식들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하시는 ‘바보’라는 말로 사연을 마무리 했다. 객석에서는 잠시 감정이 섞여 울먹이는 소리가 이어지기도 했다.

“아침부터 빨래를 꺼내 널다보니 어느새 훌쩍 점심시간이 왔다.” 집안일로 아침을 시작하고, 집안일로 하루를 마무리하는 우리 엄마들. “차라리 ‘작은 며느리’가 되고싶어요” 투정 섞인 사연은 ‘경자씨와 재봉틀’을 찾은 이들에게 깊은 공감대를 형성하기도 했다.

“50년생이라면 고생안하고 살았던 사람이 있었을까요. 8살에 어머니를 하늘로 보내버린 그녀. 그래서 학교를 가는 날보다 빠지는 날일 많았던 그녀. 집에서 독립하는 게 목적이라서 결혼을 선택했다던 그녀. 그렇게 살아온 40여년이지만 넉넉한 생활이 되지 않아 평생 일을 하며 뒷바라지를 해야 했던 그녀”

소소한 이야기지만 자신의 엄마를 소개하는 애잔한 사연들은 객석을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사연 소개 이후 보컬 그룹 더 드림싱어즈가 중년 여성들을 응원하는 아름다운 하모니로 엄마들의 귀를 즐겁게 만들었다.

22일 시작된 ‘경자씨와 재봉틀’은 앞으로 총 8번의 만남을 갖게 된다. 10월 29일(수)에는 ‘나는 경자씨입니다’라는 주제로 배우들이 대신해 심리극을 하면서 엄마가 되기 전 과거에 해결하지 못했던 숙제를 꺼내서 역할극을 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오는 10월 30일(목)에는 ‘지.못.미’를 주제로 엄마들이 그동안 살림으로 가꾸지 못했던 몸둥이에 사과하는 시간을 마련해 마사지 샵과 네일아트를 받는 기회를 제공한다. 11월 5일(수)에는 ‘르-포 경자’를 주제로 광주시청자미디어센터를 찾아 살면서 잘했던 것과 아쉬웠던 것들을 서로 인터뷰하면서 카메라 촬영하는 방법을 배운다.

11월 6일(목)에는 ‘스물일곱 경자씨’를 주제로 나의 한때 꿈을 연극을 통해 이야기 하는 자리로 참여형 연극을 준비했다. 11월 12일(수)에는 ‘경자씨와 재봉틀’을 주제로 1박 2일 함께 떠나는 여행에 매고갈 크로스백을 바느질로 만들어 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마지막 만남인 11월 13일(목)~14일(금)에는 ‘떠나요, 경자씨’를 주제로 잠시 삶터를 떠나 오로지 나를 위한 1박 2일 여행을 엄마들과 함께 떠난다. 담양으로 가는 1박 2일 여행은 젊은 시절 입었던 소품을 가지고 패션쇼를 하거나 추억 여행을 떠나게 된다.

 엄마의 이름을 찾는 이번 행사에 '울엄마'들의 관심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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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ng 2014-10-23 14:11:17
어제 경자씨와 재봉틀에 함께 했습니다. 기사의 맨 마지막 줄이 와닿네요. 엄마들이 각자의 고운 이름을 경자씨와 재봉틀에서 다시 찾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