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비엔날레' 주제 한계성 드러내
'부산비엔날레' 주제 한계성 드러내
  • 정인서 기자
  • 승인 2014.10.06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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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비엔날레 2014 읽어보기-비엔날레다운 전시작품 찾기 어려워
▲ 치하루 시오타-축적-목적지를 찾아서

2014 부산비엔날레는 크게 보면 수준미달이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비엔날레’라는 특성이 지닌 동시대의 실험성과 사회적 문제에 대한 비판, 세상 또는 삶에 대한 통찰과 같은 문제의식 등이 엿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작품 하나하나가 지닌 작가의 작품성은 장소에 따라 그 평가는 달라질 수 있겠지만 이번 부산비엔날레의 주제인 ‘세상 속에 거주하기’가 진행되는 본전시장인 부산시립미술관에 걸린 27개국 작가 77명의 작품은 한 마디로 ‘그저 그랬다’다.
본전시는 운동, 우주와 하늘, 건축과 오브제들의 운동성, 정체성, 동물들과의 대화, 역사와 전쟁, 증인으로서의 자연 등 7개 소주제로 이뤄져 있다. 가장 추상적인 회화에서부터 가장 몽환적인 비디오와 가장 놀랄만한 디지털 작업을 거쳐 가장 사실주의적인 설치 작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예술의 영역을 보여주고 있다.

▲ 마이케 프리스-모든 소망은 이곳으로부터 시작한다
세상 속에서 평온하게 거주하기(?)

프랑스 현대미술관 팔레드도쿄의 기획자 출신인 올리비에 케플랭(Olivier KAEPPELIN) 부산비엔날레2014 전시감독은 "'세계에 거주하기'란 세계에 대해 반응하려는 의지"라며 "오늘날의 불안정한 세계 속에서 예술 창작은 더 이상 주류 미학 노선에 있지 않고 다양한 제안들에 의해 생동하는 것이 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우리가-우리를 규정 짓는 시스템, 개별적 문화의 도구, 혹은 대상으로서가 아니라- 자기 이야기의 주체로 존재하고자 노력하는 인격체의 자격으로 이 욕망에 대해 질문해야 한다고 믿는”고 말했다.
그의 ‘세상 속에 거주하기’는 “예술이 우리 현존, 곧 우리가 계속해서 살고자 의지해야 하는가의 여부에 관련된 이러한 위기에 대한 본질적인 대답을 제시한다고 믿는다”면서 “이는 우리가 오늘날 우리의 개인적인 사적 차원과 조화를 이루며 살 것인가의 여부에 관련된 질문이다”고 덧붙였다.
결국 ‘세상 속에 거주하기’라는 주제로 꾸려진 부산시립미술관의 본전시는 “위기 상황에서 예술가들이 간접적이고 능동적으로 서로 공존하는 방법을 모색하는 과정을 펼쳐 보인다.”는 주제를 표방했다.
이렇게 의미있는 작품들일지라도 일반 미술관에서 할 수 있는 기획전이라는 인상이 짙었고 비엔날레의 동시대적 작품성과는 동떨어진 느낌이었다. 어느 비평가는 “부산비엔날레는 마치 프랑스 출신 작가들의 작품들이 많아 부산시립미술관의 ‘한불수교 기획 특별전’에 온 것 같은 인상이었다”고 말했다.

▲ 세니아 투르취치-목격자
장소성 그리고 경계성의 ‘갈팡질팡’

비엔날레가 단순히 2년마다 열리는 전시회 정도의 수준이 아니라 모험적이고 실험적인 성향이 강한 젊은 작가들의 경연장이라는 점에서 세계적인 관심을 끄는 무대이다. 현대미술의 동향을 보여주며 국제교류를 통해 미학적 발전을 모색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그러나 부산비엔날레는 실험성과 지역성, 젊은 미술가 육성과 같은 본래의 의도는 사라지고, 실험적이면서 예술의 표현 범위에 논란을 불러올만한 작품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였다.
김수현 미술평론가는 전시도록에 쓴‘ 혼성성의 미학’이라는 전시평에서 “이번 ‘세상 속에 거주하기’는 ‘세계-나-존재’라는 세상을 향해 열려있는 존재로서의 세계 ‘속’에 있음을 은유하며, 주체와 세계와의 관계가 교류 속에서 끊임없이 변화, 변형 중이라는 적극적인 존재양식을 설명해준다”고 했다.
또한 그는 “비엔날레는 여러 층위의 타자들의 접점으로서의 사회적, 문화적 경계로서의 장소성을 드러낸다고 할 수 있다”면서 “세상 속에 거주하기란 심리적, 신체적인 주체와 환경과의 관계에 대한현재 진행형으로서의 주체 형성 과정의 다층적 층위를 드러낸다”고 말했다.
이런 점에서 세상 속에 거주하기는 또한 경계 영역의 탐구를 통해 또다른 의미를 생산해낼 수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과연 그가 말한대로 부산비엔날레에서 그러한 장소성과 경계성을 제대로 발휘했는지에 대한 의문마저 든다.
부산비엔날레는 광주와는 달리 특별한 비엔날레 전문전시장이 없었던 탓에 부산시립미술관의 난해한 3층 계단구조 속에서 처음 전시장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겐 지그재그로 갈팡질팡하는 관람 동선이 작품의 소주제별 이해를 돕는 데는 아무런 도움도 주질 못했다.

▲ 엘리아스 크레스팽 Plano Flexionante 4
프랑스 특별 기획전 본듯한 인상

이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2014광주비엔날레는 관객을 위한 동선구조를 제대로 맞추어나갔다고 평할 수 있다. 하지만 광주비엔날레 역시 이슈를 가져올 정도의 경계성을 넘나드는 작품이 크게 눈에 띄지 않았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있었을 뿐이다.
한편 부산비엔날레는 전시감독의 선임을 둘러싸고 외압 논란을 빚은 오광수 전 운영위원장의 사퇴와 뒤이은 지역 미술인들의 행사 보이콧 운동, 출품작가의 프랑스 편중 등 숱한 잡음이 있었다.
또 언론설명회가 있던 지난 9월 19일 오전에는 프랑스 전통 복장을 차려입은 한 작가가 바게트 빵을 나눠주며 비엔날레의 프랑스 편중을 꼬집는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이번 부산비엔날레는 본전시와 함께 부산문화회관에서 진행되는 <비엔날레 아카이브展>, 고려제강 수영공장을 전시장으로 활용한 <아시안 큐레토리얼展>이 함께 특별전으로 열리고 있다. ‘2014 부산비엔날레’는 11월 22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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