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명과의 대화-광주를 말한다(10) 한미옥 프로골퍼
100명과의 대화-광주를 말한다(10) 한미옥 프로골퍼
  • 권준환 기자
  • 승인 2014.09.30 22: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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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적 드문 도로나 가로수 보수 신경 써야
시에서 주관하는 어린이 캠프 많아졌으면
기관장 임명 시장님 친한 사람보다 명예 중시해야
더불어 사는 광주, 참여하는 자치도시를 지향하기 위한 시민들의 목소리는 무엇일까? <시민의 소리>는 다양한 분야의 여러 가지 주제에 대해 100명의 시민에게 릴레이로 ‘시민의 소리’를 듣는 기획기사를 마련했다. 광주의 발전과 미래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시민들과 각기 다른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나눠본다. /편집자 주

한미옥 프로골퍼가 운영하는 실내 골프연습장을 찾았다. 입구에서부터 골프채와 골프공이 마주치며 울리는 딱! 소리가 경쾌하다. 한 프로가 주부회원의 옆에서 자세를 교정해주고 있었다. 그가 이번 이야기의 주인공이다.

그녀는 녹차를 한 잔 내주며 너무도 평범한 시민인데 자신의 의견이 기삿거리가 될 수 있냐며 어색해했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아이들을 위한 의견을 내놓았다.
이번 100인과의 대화 열 번째 순서는 한미옥 프로골퍼에게 어린 자식을 둔 엄마로서 아이를 위해 바래왔던 생각을 들어봤다.

   
 
▲만약 광주시장이 된다면 광주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어떤 정책을 펼치고 싶나?
저는 초등학교 2,4학년 아들딸을 두고 있는 평범한 시민이에요. 어린 아이들을 기르고 있는 입장에서 아이들에게 많은 것을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그래서 되도록 시간을 내서 아이들을 데리고 이곳저곳 많이 가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전에 대전을 갔었는데 제초작업도 다 돼있고, 나무도 예쁘게 우거지도록 조성을 해놓았더라고요. 광주의 경우 아스팔트가 패인 곳이나 보기 흉한 가로수도 그대로 방치돼 있는 곳이 많은 것 같아요.

대전의 ‘솔로몬 로우파크’를 찾았을 때 써져있던 글귀가 인상 깊게 남더라고요. 범죄는 깨끗한 환경에서 일어나지 않고 휴지 하나가 버려진 곳에서 시작한다는 말이었어요. 어떤 건물에 깨진 유리창 하나가 있으면 삽시간에 범죄의 소굴이 된다는 것이죠.
마찬가지로 거리가 깨끗한 느낌이 들면 사람들이 쓰레기를 버리지 않을 것이에요. 쓰레기를 깨끗이 치운다고 해도 보도블록이 깨져있거나 가로수가 엉망이면 지저분한 인상이 들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쓰레기처리 뿐만 아니라 도로나 가로수 보수에도 신경을 써야할 것 같아요.
인적이 뜸한 도로, 사람들이 잘 걸어 다니지 않는 도로에 풀까지 우거져 있으면 어른인 우리도 섬뜩하잖아요. 빛이 밝고 깨끗한 곳에선 범죄가 잘 일어나지 않는데 불도 없고 음침하고 으슥한 곳에서 많이 일어나니까.

예산문제에 대해선 잘 모르겠지만 이런 공간들을 찾아내서 정비하고 개선해야 할 것 같아요. 아이들이 범죄가 없는 곳에서 바르게 자라길 바라는 엄마 마음이에요.

또 갈만한 곳이 많지 않다는 것도 광주가 해결해야 할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해요. 아이들과 함께 즐길 수 있을만한 문화콘텐츠가 많이 부족한 것 같아요.
솔직한 말로 아이들은 어른들이 즐기는 문화생활에 별 관심이 없거든요. 미술품 전시, 클래식 공연, 역사 전시관 등에 흥미를 보이지 않아요.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은 뛰어노는 것이잖아요. 개구리나 송사리를 잡고, 숨겨져 있는 보물을 찾으면서 아이들은 기뻐하고, 부모들은 기뻐하는 아이들을 보며 행복해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마련됐으면 해요.
다른 지역을 다니다보면 아이들은 뛰어놀고 부모들은 그런 아이들을 지켜보며 쉴 수 있는 공간이 많이 마련돼 있더라고요. 그러다가 아이들과 도시락도 먹고 장난도 치며 시간을 보낼 수 있어요.

뛰어논다는 것이 단순하게 ‘논다’는 의미가 아니라 ‘체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이죠. 광주는 아직 그런 공간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요새 어린이 캠프와 같은 형식으로 가족단위로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이 생기고는 있지만, 시에서 자체적으로 주관하는 프로그램은 별로 없는 것 같아요.
며칠 후에 화순 고인돌 선사체험을 할 수 있는 어린이 캠프에 우리 가족 모두 갈 계획이에요. 이 프로그램의 경우도 화순군청에서 주관을 하는 것이더라고요.

저희 부부가 맞벌이를 하다 보니까 아이들을 데리고 어디 가기가 마땅치 않은 측면이 있어요. 아이들만 보내게 되면 솔직히 불안하잖아요. 신뢰도도 떨어지고요.
그래서 부모가 같이 갈 수 있는 캠프를 많이 만든다면 아이들이 좋아하는 모습도 직접 볼 수 있으니까 신뢰도도 높을 것 같아요. 같이 있으니까 안심이 되고 대화도 할 수 있으니까요. 중고등학생이면 모를까 초등학생을 떼어놓고 부모들이 따로 있으면 불안하니까 가족단위 캠프가 좋은 것 같아요.

어쩔 수 없이 아이만 보내야 한다면 믿고 맡길 수 있는 캠프에 보내야 하잖아요. 그래서 공공기관인 광주시에서 운영을 한다면 믿고 맡길 수 있겠죠. 영어캠프랄지 산행을 한다든지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기획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만약 시에서 운영하는 어린이 캠프가 있다고 해도 시민들이 알지 못하니까 그것도 문제가 있는 것이죠. 적극적으로 홍보할 필요가 있다고 봐요. 학부모들이 프로그램을 찾아보지 않으면 모른다는 것은 그만큼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거잖아요.
가장 효과적인 홍보는 학교에 알리는 것이에요. 학교에 이러한 프로그램이 있다고 공문을 띄워주면, 학교에서는 학부모들에게 알려줄 것 아니에요.
그러면 그만큼 많은 아빠 엄마들이 소식을 듣게 되고, 참여율도 높아져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답변의 대부분이 아이들과 직접적으로 관련 있는 것들인데 아이들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저는 하나님을 믿는 사람이기 때문에 아이들이 믿음 안에서 자라기를 바라요. 무엇보다도 인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다른 사람을 도와주며 봉사를 하는 등 착하게 자라줬으면 좋겠어요. 공부를 잘하면 좋겠지만 특별히 잘하길 바라지는 않아요.
아이들이 되게 활발한데, 아직 초등학생이라 그런지 공부 쪽은 아닌 것 같아요.(웃음)
자신이 태어나면서 가지고 있는 성향을 바꾸는 것은 힘든 일이에요. 공부보다는 자기의 재능을 살려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았으면 좋겠어요.
저는 열성적으로 공부하는데 뒷받침하기 보다는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를 주고 싶어요. 이런 것들이 모여서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양식이 될 테니까요.

부모들의 최고 관심사는 자식이에요. 자식을 위해서 일을 버릴 순 있지만, 일 때문에 자식을 버리진 않잖아요. 아이들이 어릴 때 저희 부부의 일이 바빠 할머니 밑에서 컸어요. 그 당시엔 할머니가 있기 때문에 잘 자랄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라고요.

아이들은 부모가 곁에 없다는 것에 대해 상처를 많이 받았어요. 그때 크게 충격을 받고 바로 일을 조정했죠. 그래서 지금은 많은 시간을 아이들과 함께 보내고 있어요. 그러다보니 차츰 괜찮아지더라고요.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그 어떤 것도 아닌 부모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이 밖에 하고 싶은 말이 있나?
요즘 신문이나 뉴스를 보면 시장님이 산하의 공공기관장을 시장님과 친한 사람으로 세우려고 한다는 기사가 가끔 보이더라고요. 시민들을 대표하는 자리인 만큼 청렴하게 시장 임무를 마치셔서 명예를 얻으실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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