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영, “인간의 가장 중요한 능력은 '감정이입'”
공지영, “인간의 가장 중요한 능력은 '감정이입'”
  • 김다이 기자
  • 승인 2014.09.25 11: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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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대, 공지영 작가 초청 한책 톡 콘서트 열어

대한민국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는 몇몇 손꼽힌다. 그중 대중들에게 친숙한 ‘도가니’,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등의 저자 공지영 작가가 톡콘서트를 위해 전남대를 찾았다.

책을 읽지 않지만 ‘공지영’을 안다면 연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화제의 인물로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내리던 사람으로 기억할 것이다. 강연 시작전부터 전남대 용봉홀은 20대의 젊은 대학생들로 가득차 북적북적했다. 앉을 자리가 없어 2시간 동안 뒤쪽에 서서 청강하는 시민들도 많았다.

범 시·도민 독서운동을 추진하고 있는 전남대는 광주·전남 시도민의 투표로 선정된 2014 한책인 ‘높고 푸른 사다리’의 공지영 작가를 초청해 24일 전남대 국제회의동 2층 용봉홀에서 톡콘서트를 개최했다.

이날 톡 콘서트는 전남대 학생뿐만 아니라 광주·전남 시·도민들과 교직원, 일반 시민들까지 400여명이 참석해 객석을 가득 채웠다.

공지영 작가는 ‘문학과 인생’이라는 주제 강연을 통해 “사랑은 자기 자신을 소중하게 여기고 자존감을 높이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면서 “나를 귀하게 여기고 사랑해야 다른 사람도 사랑할 수 있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공 작가는 언어와 화법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온 듯 했다. 공 작가가 말하는 인간이 가진 많은 장점 중에 하나는 ‘감정이입’ 능력을 꼽았다. 다시 말해 ‘공감’능력이라고 한다.

그녀는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은 굉장히 중요한 능력 중의 하나이며, 인류 생존에 굉장히 필요한 것이다”며 “혼자 살아갈 수도 있지만 위험성이 있더라도 인류가 함께 살아가는 법을 터득하기 위해 ‘이야기’ 혹은 전래동화를 후손들에게 들려준다”고 말했다.

인류는 아주 오래전부터 혼자만 살아 남았을 때 결국엔 나도 죽는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신화나 설화, 영웅담을 만들어 자신의 감정을 이입해 보도록 어린 후손들에게 교육시킨 것이며 그것이 공감의 ‘힘’이라는 것이다.

여전히 사냥을 하고, 부싯돌에 불을 켜서 생활하는 아마존이나 문명에서 거리가 먼 듯한 아프리카 오지의 종족들도 영웅신화나 큰 문화유산을 가지고 있다.

또한 인류는 살아남기 위해 기아와 많은 싸움을 해왔고, 에너지 소모를 적게 하면서 효율적으로 사는 법을 터득하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한다. 하지만 에너지가 소모되는 ‘말’ 구전을 통해 이야기를 계속 이어왔다.

공 작가는 “말하기도 힘들만큼 굶주림 상황에서도 후손들에게 이야기를 해주고, 배고픈 시절 할머니가 불을 끄고 에너지가 소모되는 말을 하며 ‘이야기 하나 해줄까’하는 이유에 대해 생각해봤다”며 “전래동화에는 사랑, 질투, 시기, 도망 등 인간이 가진 모든 감정들이 들어있고, 함께 살아가는 법을 가르치기 위해 그 에너지를 소모했다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녀는 요즘 세상은 많이 바뀌었다고 바라봤다. 어느 순간 엄마들은 “얘, 무슨 책이니, 무슨 영화를 보니 가서 공부해” 혹은 “얘 넌 시험이 코앞인데 할머니 병문안은 안 가도돼 집에서 공부하고 있어. 엄마만 다녀와도 돼”라는 세상이 왔다는 것이다.

물론 이렇게 공부한 친구들이 다른 친구들보다 앞서나가거나 다른 사람들보다 뛰어나고 높은 자리에 갈 수도 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이런 사람들이 우리 사회의 리더가 되어 좌지우지하는 세상이 온다면 금방 공멸의 길을 걷는것과 같다고 한다.

공지영 작가는 “그런 아이가 공부를 해서 누구를 위해 무슨일을 하겠느냐”며 “넌 뭐하러 병문안 가니 집에서 남아 공부해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나중에 힘없고 늙었을 때 그 아이는 더 중요한 일이 있어서 찾아오지 않을 것이다”고 한다. 사람보다 더 중요한 일이 없다는 것을 잃어버린 세상이 되고 있다고 한다.

이런 생각을 막아주기 위해 공감능력을 기를 수 있는 책을 추천했다. 또는 좋은 드라마나 연극, 영화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감정이입’을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자라나는 아이들에게도 알려줘야 나중에 힘없는 늙은이가 됐을때 우리를 ‘공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공 작가는 “요즘 사람들은 많은 정보에 노출되어 있어 너무 똑똑하기 때문에 계몽을 한다든가 선교를 한다든가 다같이 하는 것이 사라지고 있다”며 “한 번의 인생을 살 때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한번쯤 생각하는 것이 삶 속의 중요한 과제며, 진정한 삶이라고 본다”고 강연을 마무리했다.

한편 전남대는 오는 10월 서평 공모전과 11월 한책 토론회 등 책을 통한 지역사회와의 소통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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