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통해 시민들께 희망주고 싶다
문화 통해 시민들께 희망주고 싶다
  • 권준환 기자
  • 승인 2014.09.24 23: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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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문화 협동조합, 시민과 호흡할 것
지역예술인 다양한 무대 설 수 있도록 지원

아침저녁으로 쌀쌀한 것이 가을이 왔음을 실감한다. 출근해야 하는 바쁜 아침에도 따뜻한 이불 속에서 나오기 싫어 늦장을 부리게 되는 그런 시기다. 가을은 그리움과 쓸쓸함, 그리고 감수성의 계절이다.
평소 여유가 없어 즐기지 못했던 문화생활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정작 광주는 ‘예술의 고장’임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이 충분한 문화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지 못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러한 와중에 지역예술계를 살려보자고 출자한 협동조합이 있어 눈길을 끈다.

▲임준형 희망문화 협동조합 이사장
초가을이 왔음을 알리는 가랑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24일, 임준형 희망문화 협동조합 이사장을 만났다. 영화 아이덴티티(Identity. 2003)의 존 쿠삭 느낌이 나는 그가 넉살좋은 웃음으로 기자를 반겼다.
희망문화 협동조합(이하 희망문화)은 작년 6월 광주연극협회 사무처장을 역임한 임준형 이사장을 주축으로 교수, 방송작가, 방송인, 경영인으로 창립됐다.
연극과 영화 등의 문화콘텐츠를 통해 시민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희망문화는 광주시민들과 호흡하고, 함께 동반의 길을 가고자 한다.

임 이사장은 “광주가 ‘문화중심도시’이지만 사실 문화예술의 중심은 서울에 편중되면서 지역 인재들이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면서 “이들에게 더 큰 무대, 더 다양한 무대를 경험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것이 목표이며, 지역 최초로 문화, 교육, 경제 분야를 아우르는 문화 콘텐츠 개발·육성이 ‘희망문화 협동조합’의 설립 동기다”고 설명했다.

그는 “연극, 영화 등 지역에 우수한 문화예술인재들이 중앙의 무대와 다양한 작품에 참여하고 싶어 하지만 ‘지방’이라는 한계에 부딪혀 기회조차 갖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며 “중앙 예술인들 및 전국에 있는 협동조합과 네트워크를 구축해 지역 인재들에게 큰 공연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것도 희망문화의 목표다”고 포부를 밝혔다.
희망문화 협동조합은 순수 조합원 약 200여명의 출자액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후 필요한 운영비는 공연 티켓 값 등 문화 콘텐츠를 통해 얻어진 수익으로 조달될 예정이다.
북구에 터를 잡은 희망문화는 우선 북구의 문화예술 활성화를 위해 공연장이 필요함을 주장한다.
임 이사장은 “광주광역시 인구 150만 중 북구에 45만 인구가 살고 있지만 북구만의 공연장이 없다”며 “꼭 새로 짓기 보다는 현재 있는 공연장을 보강해 만들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또한 지역 주민들이 주인 되는 행사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희망문화의 방향이다. 소시민의 자발적인 참여로 지역 내에서 작은 공연들이 몽실몽실 이뤄져 이를 통해 지역 예술인들이 무대에 자주 설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임 이사장은 “전에 250만원 가지고 작은 동네에서 공연을 한 적이 있는데 완전히 마을의 큰 잔치가 됐다”며 “어르신들이 너무 좋아하시는 것을 보고 굉장히 뿌듯하고 기뻤다”고 말했다.

희망문화는 현재 북구청 ‘학교폭력 예방·근절 활동 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입시위주의 교육 풍토에서 청소년들에게 문화예술을 통한 바른 인성함양에 도움을 주고자 학교 현장을 직접 찾아 가서 공연할 수 있도록 제작된 창작뮤지컬 ‘두부집 아들 손두부’공연을 하고 있다.

중국시인 두보를 좋아하는 아버지의 영향으로 ‘두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된 주인공은 두부 장사를 하는 엄마 때문에 자연스럽게 ‘손두부’라는 별명으로 학교 생활을 한다.
하지만 ‘세찬’과 그 무리의 괴롭힘 때문에 ‘손두부’의 학교생활은 순탄치 않다.
학생주임이자 그들의 담임인 ‘전교생’ 선생님은 자기 나름의 교육 철학으로 그들을 데리고 수련회를 가게 된다. 수련회 도중 한밤중에 조난을 당하는 세찬과 자신을 괴롭히던 그를 찾아 나서는 두보.
위태위태한 학생들이 펼치는 그들의 리그는 움푹 움푹 쉽게 깨지는 축구장 모양의 두부 판과 같다. 꿈과 현실 사이에서 학교생활과 친구간의 관계에 관한 의미, 가족의 의미, 그리고 자신을 되돌아 볼 수 있는 공연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임 이사장은 “대규모 행사들이 미치지 못하는 곳곳의 마을 주민들과 함께 공연과 아트마켓 등의 문화예술장터를 만들어 주민들에게 문화로 서로 소통할 수 기회를 만들고, 주민 스스로가 무대 주인공이 되어 1회성 축제가 아닌 꾸준히 지속될 수 있는 행사를 만들고 싶다”고 희망문화 협동조합의 나아갈 길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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